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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기아 더 뉴 셀토스 셀프 시승 후기 본문
그저께(12일) 기아 대구 황금지점을 찾아갔습니다. 부분변경된 더 뉴 셀토스가 궁금했거든요. 엔진 출력이 소폭 높아지고 변속기가 건식 7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에서 일반 8단 자동 변속기로 바뀌었습니다. 상품성이랑 승차감도 더 좋아졌다길래 가능한 빠른 일정으로 시승할 곳을 알아봤습니다.
정문 앞에 주차된 셀토스는 기자단 및 인플루언서 시승을 마친 지 얼마 안 된 차로 보였습니다. 시그니처 트림에 2륜(앞바퀴 굴림), 컴포트 빼고 모든 패키지가 묶인 모델입니다. 밖은 비취색에 가까운 플루톤 블루, 안은 블랙 원톤 인조 가죽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휠은 18인치, 타이어는 금호 마제스티 9 솔루스 TA91, 규격은 235/45 R18 94V, 트레드웨어는 560입니다.
앞뒤는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릴 위를 지나던 LED 램프가 모서리에서 A를 그리며 가운데로 깊숙이 꽂힙니다. 전면 스키드 플레이트는 송곳니 장식으로 더욱 강인한 인상을 풍깁니다. 뒷모습은 기아 엠블럼 좌우로 ㄱ자형 리어램프를 매달아 견고하면서 차폭이 강조된 형태를 띱니다. 뒷범퍼 양쪽의 머플러 장식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실내에서는 계기판과 터치 스크린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신형 니로처럼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한 쌍으로 나란히 이어붙였습니다. 공조 컨트롤러는 블랙 하이그로시가 덮인 물리 버튼 여러 개로 작동합니다. 니로나 스포티지의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보다 좀 오래된 느낌이기는 합니다. 작은 모니터에는 온도와 풍향, 바람 세기만 나옵니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시그니처 트림부터 적용됩니다. 아랫 등급인 트렌디와 프레스티지는 기존의 부츠형 변속 레버를 씁니다. 왼쪽으로 돌렸다 놓으면 R(후진), 오른쪽으로 돌렸다 놓으면 N(중립), D(주행),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P(주차) 모드로 기어가 걸립니다. 주변에는 경사로 저속 주행, 앞좌석 통풍 및 열선, 운전대 열선, 주차 센서 및 서라운드 뷰 모니터, 주행 모드 레버로 구성됩니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는 컵홀더 왼쪽에 있습니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로 이뤄집니다. 레버를 누르면 스노(눈길), 머드(진흙뻘), 샌드(모래밭) 순으로 터레인(트랙션) 작동 모드가 바뀝니다. 전자식 사륜이 포함된 셀토스에는 터레인 모드가 없습니다. ADAS(운전자 주행 보조) 설정은 계기판 첫 번째 탭 화면에서 운전대의 OK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됩니다. 내비게이션 화면에 뜬 차량 설정에서 작동 민감도를 조절하거나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표시 위치와 밝기, 표시할 정보를 고를 수 있습니다.
HUD는 코나랑 똑같은 컴바이너 방식입니다. 운전석 기본 시트 위치가 높아서 화면을 보닛에 걸치는 부위까지 내려야 잘 보입니다. 앞유리에 바로 쏘는 HUD보다 판 크기는 작지만 표시되는 정보의 수(차간 거리 조정, 길 안내, 고속도로 주행 보조 활성화 여부 등)나 시인성, 선명도는 무난합니다. 스포티지, 카니발에는 HUD가 없는데 국내서 엔트리 SUV인 셀토스는 예외로 통합니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화질, 반응성도 니로보다 낫습니다.
시동 직후 소음 진동 대책은 대체로 좋았습니다. 운전대로 가늘게 진동이 넘어오며 시트로는 진동 억제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공조기를 켜도 늘어나는 체감 진폭이 적습니다. 공회전 시 들리는 엔진음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옆유리는 얇은 데 반해 엔진 격벽과 보닛 아래의 인슐레이션 패드, 마운트 쪽에서 개선이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노멀 모드에서의 주행감은 스포티지 1.6T보다 다소 부드러웠습니다. 정차 후 출발 시 나가는 느낌, 감속 후 정차로 이어지는 과정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늦은 변속으로 꿀렁거리는 현상은 거의 사라졌지만 변속 반응이나 가속 응답성은 7단 DCT 대비 무딥니다. 단단하고 경쾌해서 젊은 취향이라던 기존 셀토스랑 거리가 먼 느낌입니다. 오토 홀드가 붙고 떨어지는 처리 과정도 건식 7단 DCT가 붙는 다른 차종보다 매끄럽습니다.
승차감은 호불호를 덜 타는 방향으로 수정된 듯합니다. 시트는 더 뉴 K3에서 등받이가 조금 넓어진 정도지만 상하 여진을 줄여서 흔들림을 줄였습니다. 과속 방지턱을 만나면 첫 충격이 강하게 들어오는데 후처리가 비교적 깔끔합니다. 노면에 따라 승차감이 일부 달라지지만 하부 및 타이어 소음 발생량은 동급 세그먼트보다 적게 느껴집니다. 급에 안 맞게(?) 더 좋은 제품을 OE 타이어로 신겨서 생긴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약 30분간 6.8km를 돌아다닌 연비는 7.8km/l였습니다. 생활 도로 구역과 제한속도 50km/h 안팎의 교차로 위주로 짧게 다닌 데다 정차 시간이 길어진 탓에 좋은 연비를 내진 못했습니다. 신천대로나 앞산순환로처럼 신호대기 없는 주행 코스로 다녔다면 최소 두 자리 수 이상 나왔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더 뉴 셀토스 사륜 모델도 시승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품성은 차급 대비 호화롭습니다. 2열 무릎 공간은 니로보다 살짝 좁으나(주먹 한 개 반) 머리 공간(헤드룸), 발 공간이 여유롭고 트렁크가 더 넓습니다(498리터). 뒷좌석을 접으면 턱이 생겨서 평탄화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차박 대용으로는 스포티지가 좋지만 호화 장비로 채워진 작고 세련된 차를 원했다면 셀토스가 괜찮습니다. 승차감도 기존보다 부드럽고 소음 진동 대책이 좋아져서 수요층이 한층 두터워지겠습니다.
더 뉴 셀토스는 부분변경 후 가격이 소폭 올랐습니다. 기본 트림인 트렌디가 2,200만 원, 프레스티지 2,505만 원, 시그니처 2,700만 원, 그래비티가 2,735만 원입니다(개소세 5% 기준). 전자식 사륜과 컴포트 패키지가 빠진 시승차 가격은 3,270만 원입니다. 이 값이면 윗급인 스포티지 1.6T 시그니처(3,280만 원)를 고려할 만합니다. 가격은 윗급과 거의 동급이 됐지만 스포티지 역시 연식변경을 앞두고 있어서 수요가 특정 모델로 쏠릴 일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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