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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아이오닉 9, EV9보다 매끈하고 길쭉한 전기 SUV 등장 본문
지난 11월 21일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9를 선보였습니다. 콘셉트 카 '세븐'을 양산형으로 만든 대형 전기 SUV입니다. 생김새는 비슷한 몸집의 기아 EV9과 다릅니다. 반듯하고 똑 부러져서 각진 느낌이 아닌, 부드럽고 매끈해서 단정한 맵시가 잘 느껴집니다. 공기 저항 계수는 0.259로 바람 저항을 최소로 줄이고 배터리 용량은 110.3kWh로 늘려서 한 번 충전에 더 멀리 가기 좋게 만들었지요. LA 오토쇼에 첫 전시된 아이오닉 9는 2025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될 예정입니다.
얼굴에 드러난 파라메트릭 픽셀은 스타리아, 그랜저, 코나 일렉트릭으로 보여준 수평형 램프의 디자인 언어를 공유합니다. 안정적이면서 기술적으로 세련된 느낌이고요. 한 줄의 픽셀형 주간주행등 램프 위아래로 두 줄의 방향지시등이 켜집니다. LED 헤드램프는 외곽에 'ㅁ' 자로 두 줄, 안쪽의 MLA(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램프도 덩달아 켜지는 구조입니다. 범퍼는 두툼한 사다리꼴 장식으로 마무리됐지요.
옆모습은 기존에 경험한 SUV보다 매끈합니다. 싼타페, EV9과 같은 각진 모습이 잘 없습니다. 아이오닉 6처럼 바람이 부딪쳐서 저항이 될 만한 요소를 최대한 덜어냈습니다. A-필러에서 지붕, 마지막 D-필러를 연결하는 영역까지 완만한 곡면으로 다듬고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로 길게 흐르는 캐릭터라인도 자연스럽게 처리했습니다. 바퀴를 감싼 펜더는 약간의 부피감만 느껴지도록 윤곽을 잡았죠.
뒷모습도 콘셉트 카 세븐의 이미지가 잘 반영됐습니다. 리어램프는 스타리아의 세로형 램프처럼 쭉 뻗은 형태며, 제동 시 지붕 끝에서 빛나는 LED 보조 제동등이 좌우를 연결하며 빛납니다. 리어 와이퍼는 뒷유리 상단에 옮겨서 뒤에서는 잘 보이지 않게 숨겼습니다. 가운데에 붙는 차명 레터링은 납작하고 은은해서 시선이 덜 갑니다.
실내 구성은 지금의 싼타페와 아이오닉 5를 잘 섞은 느낌이 납니다. 싼타페에서 본 3-스포크 운전대에 픽셀 라이트 램프를 넣고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LCD 계기판)에서 인포테인먼트 영역으로 연결된 화면, 운전석에서 동반자석으로 이어지는 수평형 에어 벤트,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계 버튼 구성은 우리가 알던 현대차에서 봐 왔던 흔적들이라 익숙합니다. 도어 트림은 더 뉴 아이오닉 5의 구성을 공유합니다.
분명 새로운데 낯설지 않은 경험을 전하고 있지요. 1열 가운데에서 앞뒤로 움직이던 유니버설 아일랜드 콘솔은 2.0 버전으로 개선됐습니다. 1열과 2열 탑승객이 나누는 수납공간으로 의미가 있던 싼타페의 양방향 멀티 콘솔 기능을 더해서 쓰임새가 한층 더 좋아졌지요. 암레스트 속 수납함을 떼면 2열 승객이 여닫는 하단 서랍으로 바로 연결되니까 필요한 물품을 나눠 쓰기 편합니다.
시트 형태는 모두 네 가지입니다. 2열에 셋, 3열에 둘이 앉는 7인승에 2열 가운데가 독립된 6인승 시트 세 가지로 나뉩니다. 승차 환경에 따라 EV9처럼 2열을 뒤돌려 앉는 스위블 시트, 1열처럼 편안히 눕는 2열 릴렉션 시트, 장시간 승차 시 피로 개선에 도움을 주는 마사지 시트 중 원하는 6인승 시트 구성을 고르면 됩니다.
7인승의 3열 시트는 기본적으로 끈을 잡아당겨서 넘기는 방식이 일반적인데요. 상품 구성에 따라서는 2열과 3열 시트를 전동식으로 접기도 합니다. 3열이 접힌 상태의 적재공간은 VDA 기준으로 908리터, 3열을 세운 상태라 하더라도 팰리세이드보다 짐 넣을 곳이 많습니다. 휠베이스는 EV9(3,100mm)보다 30mm 더 긴 3,130mm, 전장도 50mm 더 길쭉하니까 제원상으로는 EV9보다 3열 거주성이 괜찮을지도 모르겠군요.
배터리 팩 용량은 110.3kWh로 EV9(99.8kWh)보다 더 많습니다. 350kW급 충전 시설에서 10%에서 80%까지 24분 만에 충전된다고 합니다. 급속 충전에 최적화된 상태로 배터리 팩을 적정 온도로 맞춰주는 배터리 컨디셔닝은 기본이고요.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시 주행으로 소모될 전력과 배터리 잔량을 예측해서 어디서 충전하고 이동할지 알려주는 루트 플래너 기능도 됩니다.
출시 후 판매 형태는 항속형(롱 레인지)과 성능형(퍼포먼스) 두 가지로 진행됩니다. 후륜 모터 항속형 모델은 160kW(약 217.6마력) 출력에 350Nm(35.7kgf.m) 토크, 사륜 항속형 모델은 226kW(약 307.4마력) 출력에 605Nm(61.73kgf.m) 토크, 사륜 성능형 모델은 315kW(약 428.4마력) 출력에 700Nm(약 71.42kgf.m) 토크를 냅니다. 연구소에서 자체 측정한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각각 532km(19인치), 503km(21인치), 501km(21인치)며, 복합 전비는 4.3km/kWh, 4.1km/kWh입니다.
아이오닉 9은 LA 오토쇼 전시 후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출시될 예정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에도 판매될 계획인데요. 기아 EV9에서 얻은 상품화 경험을 잘 녹인 만큼 완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추후 국내에서 아이오닉 9 실물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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