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설탕 한 숟갈
룸미러 블랙박스로 괜찮나? 파인뷰 R5 Power 한 달 사용 후기 본문
캐스퍼 일렉트릭에 룸미러 블랙박스 파인뷰 R5 Power를 달아준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ECM(전자 감응식 거울)도 안 되는 20만 원짜리 하이패스 룸미러 대신 구매 결정한 제품입니다. 메모리카드 32GB가 꽂힌 제품 본체, 외장형 GPS, Wi-Fi 다이렉트로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USB 동글, 출장 설치비까지 묶어서 들어간 돈이 20만 원 안팎입니다.
사용 만족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앞유리에 제품을 붙이는 일반 블랙박스와 달리, 운전 시야를 가리지 않는 점이 좋았습니다.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피트)가 적용된 최신형 현대자동차, 기아차 빌트인 캠 2.0의 대용품으로써 활용 가치가 크더군요.
캐스퍼 일렉트릭의 D/N(주야간) 룸미러는 레버를 당기거나 밀어서 감광(빛에 반응해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조절하는 수동식 거울인데요. 구매 계약 시 선택 사양으로 안내된 하이패스 내장형 룸미러는 전자식 감광 기능이 없어 구매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럴 바에 5만 원 안팎의 하이패스 단말기, 적당한 가격의 룸미러 블랙박스에 돈을 쓰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지요.
제품은 추석 연휴를 겸한 할인 행사로 9월 중에 받았는데 시공은 10월 10일 차량 인수 결정 후 일주일 지난 뒤에 받았습니다. 틴팅 필름 시공 후 최소 3~4일 정도 지난 상태에서 블랙박스를 달아야 안정적이라는 출장 설치 전문 업체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품 시공에 걸린 시간은 30분 안팎이었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 같은 제품을 셀프 시공한 일부 후기에는 선이 짧아서 배선이 어려웠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곁에서 시공 과정을 관찰하고 직접 얘기를 들어보니 "그렇지 않다"라고 하더군요. 후방 카메라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트림 분리 후 뒷유리 외곽의 안쪽 주름관을 따라서 이어주면 되는데 와셔액이 지나는 관로에 배선을 하면 누수의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전방 카메라와 외장형 GPS, 제품 본체를 룸미러에 묶는 과정도 섬세하고 꼼꼼했습니다. 전방 카메라는 우적 감지(레인) 센서 왼쪽, 외장 GPS는 앞유리 최상단의 오토 디포그 센서 왼쪽에 부착하고 주요 연결 케이블은 헤드라이너(천장)에서 A-필러를 거쳐 운전석 웨더스트립(고무 몰딩) 안으로 넣고 부직포 테이프로 돌돌 감아서 잘 숨겼습니다. 시공 후 배선 뭉치에 의한 잡소리는 없는지 툭툭 쳐 보기도 하더군요.
제품 본체는 룸미러를 양쪽에 결박하는 방식으로 고정됩니다. 전원 케이블, 전방 및 후방 카메라 케이블, GPS 케이블은 제품 위쪽에 꽂히고요. Wi-Fi 연결을 위한 USB 동글은 케이블 연결부 우측에 꽂으면 됩니다. 밑에는 LCD 화면을 끄고 켜는 버튼,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있습니다.
제품 설정은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기존의 파인뷰 블랙박스 설정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차는 거의 매일 운행할 예정이라 주행 위주로 메모리를 할당하고요. 시큐리티 LED는 항상 켜짐 상태, ADAS(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은 어차피 안 쓸 거라 기준선만 대강 잡았습니다. 저전압 설정은 12.0V, 차단 시간 설정은 24시간, 주차 녹화는 모션 감지 위주로 하고요. 동계 설정은 따로 하지 않았는데 추후 날씨를 봐서 동절기(12~2월)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제품을 이용하며 만족한 두 번째 특징은 야간 주행 시 시야 확보 능력입니다. 뒤차의 헤드램프 밝기를 줄일 뿐만 아니라, 맨눈 시야각을 넓혀줍니다. 차로 세 개 이상의 면적을 룸미러에 밝게 보여주니까 내 차 주변을 살피기 좋습니다.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도 사용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어서, 2열에 사람이 앉아서 맨눈으로 뒤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관계없습니다. 어디에도 후방 카메라가 가려질 요소는 없거든요.
딱 한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면 주간 주행 상황입니다. LCD 밝기가 다소 낮고 표면 반사가 잘 일어나 화면이 다소 어둡고 희미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경우 한낮에는 아래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끄고 다닙니다. 화면이 꺼진 상태라도 앞뒤 상황은 카메라로 계속 녹화가 되고 있으니까요. 주행에 의한 거울의 떨림은 약간 있는데 운전에 거슬릴 만큼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은 가끔 필요하다 싶을 때 스마트폰에 담아둡니다. 제품 본체에서 와이파이 아이콘을 선택한 뒤 폰에서 파인뷰 Wi-Fi 앱을 띄우면 블랙박스랑 알아서 연결됩니다. 주행 영상, 주차 녹화 영상, 수동 녹화, 충격 감지 영상 등 메모리카드를 뽑지 않고도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간편하게 영상이 스마트폰에 담깁니다. 소프트웨어 버전 업데이트도 스마트폰에서 제품 본체로 설치 파일을 전송하는 식으로 진행되니까 쓸데없이 시간을 흘릴 일이 잘 없습니다.
제 차와 같은 캐스퍼 일렉트릭이 아니더라도 파인뷰 R5 Power는 범용적으로 쓸 만한 블랙박스입니다. 빌트인 캠 2.0이 없는 차를 몰고 계신다면 그에 준하는 성능과 편의성을 갖춘 룸미러 블랙박스를 다는 것만으로도 주행 만족도가 오를 겁니다. 운전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디지털 룸미러 기능도 되고 메모리에 담긴 영상도 쉽게 옮길 수 있지요. 정가는 25만 원 정도인데 행사가로 20만 원 안팎에 자주 풀리니까 필요하거든 연말 특별 할인처럼 시기를 잘 맞춰서 구매하길 바랍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
2024.09.09 - [이 차 저 차] - 캐스퍼 일렉트릭에 꼭 필요한 차량 용품, 준비할 제품은?
2024.11.11 - [이 차 저 차] - 비싼 하이패스 룸미러, 꼭 필요한가? 잇카 스마트패스 한 달 사용 후기
2024.11.08 - [이 차 저 차] - 유막 제거 후 발수 코팅, 차량 관리에 꼭 필요한 이유는?
2024.11.05 - [이 차 저 차] - 캐스퍼 일렉트릭을 위한 차박 매트, 내가 산 제품은?
2024.10.29 - [이 차 저 차] -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달라진 일상, 무엇이 변했나?
2024.11.13 - [이 차 저 차] - 장거리 운행 후 자동차 점검, 뭘 하면 좋을까?
2024.10.15 - [이 차 저 차] - 직접 등록한 캐스퍼 일렉트릭, 자동차 번호판은 어떻게 달아줄까?
2024.10.17 - [이 차 저 차] - 캐스퍼 일렉트릭 프리미엄 트림, 이 가격이면?
2024.10.11 - [이 차 저 차] - 내돈내산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 후기
2024.11.23 - [이 차 저 차] - 아이오닉 9, EV9보다 매끈하고 길쭉한 전기 SUV 등장
2024.11.19 - [이 차 저 차] - 더 뉴 캐스퍼, 현대자동차 전시장에서 둘러본 후기
2024.11.21 - [이 차 저 차] - 폴스타 4 싱글 모터, 폴스타 대전 출고 센터에서 시승한 후기
2024.11.17 - [이 차 저 차] - 운전 피로를 줄이는 '밝은 틴팅', 국민 농도 얘기는 믿지 마라
'이 차 저 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오닉 9, EV9보다 매끈하고 길쭉한 전기 SUV 등장 (0) | 2024.11.23 |
---|---|
캐스퍼 일렉트릭 경산-대전 339km 장거리 주행 후기 (0) | 2024.11.22 |
폴스타 4 싱글 모터, 폴스타 대전 출고 센터에서 시승한 후기 (7) | 2024.11.21 |
더 뉴 캐스퍼, 현대자동차 전시장에서 둘러본 후기 (6) | 2024.11.19 |
운전 피로를 줄이는 '밝은 틴팅', 국민 농도 얘기는 믿지 마라 (1) | 2024.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