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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지난 15일 2026년형 캐스퍼 일렉트릭이 출시됐습니다. 일부 선택 품목을 기본화하며 상품성을 소폭 높인 연식변경 모델이지요. 기본형 모델인 프리미엄 트림은 실내 소화기, 1열 화장등(LED 선바이저 램프), ECM 룸미러(하이패스 적용 시)를 적용하며 47만 원 오른 2,787만 원,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하이패스와 현대 스마트 센스 I을 껴안으며 147만 원 오른 3,137만 원이 됐습니다. 오프로드 디자인 특화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도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영향으로 3,190만 원에서 3,337만 원이 됐지요. 2025년형으로 차를 계약한 기존 계약자들은 오늘(17일)까지 계약 내용을 고쳐야 출고 순번이 유지됩니다. 캐스퍼 홈페이지에서 계정 로그인 후 표시된 팝업 메시지 창에서 '차량 정보 ..

지난 수요일(2일) 새벽 황당한 일을 겪고 말았습니다. 제 캐스퍼 일렉트릭의 12V 보조 배터리가 갑자기 방전돼 차를 놔두고 출근해야만 했습니다. 매일 몰고 다니는 차라서 시동이 안 걸릴 이유가 없었는데 말이지요. 평소처럼 30분가량 주행을 마치고 난 다음날이라 터무니없었습니다. 퇴근길에 자동차보험사로 전화를 걸어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습니다. 현장 출동한 매니저 말에 따르면 "12V 보조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였던 걸로 보인다"라며 차를 며칠 세워둔 게 아니라면 가까운 정비소나 사업소에 차를 맡겨서 새는 전류(암전류)가 없는지, 배터리 상태가 어떤지 살펴야 한다고 당부하더군요. 출고 후 열 달이 안 된 신차에 12V 보조 배터리 방전이라니. 사전에 아무런 경고가 없었습니다. 블랙박스는 12...

차박은 제 계획에 없었습니다. 창원에서 우동 한 그릇 먹고 온다는 인생의 아주 작은 목표를 세웠을 뿐이었죠. 아침 10시 반부터 쉼 없이 2시간 달려 도착한 우동집은 보란 듯 많은 차들이 서 있었습니다. 앞서 기다리던 16팀만 빠지면 내 순서겠지 싶어 차 안에서 얌전히 기다렸거늘... 그게 50분째가 될 줄은 미처 몰랐지요. '아이 뭐, 주말이라 그럴 수도 있지'라며 라디오를 듣다 마침내 입장 알림이 울려서 우동집에 들어갔습니다. 밖에서 보면 그냥 길가의 흔한 밥집인데 실내는 예상한 그림과 다르더군요. 블랙 앤 화이트로 유니폼을 쫙 빼입은 홀 직원 서너 명이 오가는 우동집이라니. 체감한 분위기는 클래식 음악이 들리던 패밀리 레스토랑 못지않았습니다. 깔끔히 정리된 테이블 앞에 앉아 주문한 메뉴는 '..

지난 토요일(28일) 계획에 없던 생애 첫 차박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몰고서 향한 목적지는 경남 남해군 항도방파제 앞 선착장입니다. 집에서 가져온 차박 물품은 몇 개 없었습니다. 1열과 2열 사이를 평평하게 만들 평탄화 보드, 1열에서 트렁크 바닥까지 넓게 깔리는 코끼리 매트, 얇은 깔이불에 무릎 담요 한 장, 머리를 베고 누울 U자형 조구만 목베개가 전부였지요. 저녁 6시 무렵 도착한 항도방파제 앞 부둣가에는 낚시를 하러 온 몇몇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차 옆에 텐트를 치고 낚싯대를 휘둘러 던지며 입질을 기다리더군요. 애들을 데리고 온 한 가족은 재잘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해안을 따라 살랑살랑 서늘한 바람이 불어서 여유를 즐기기 좋았지요. 넓은 간격으로 ..

어제(27일) 디 올 뉴 넥쏘를 시승했습니다. 안팎이 모두 바뀐 수소전기차(FCEV, 이하 '수소차'), 신형 넥쏘(프로젝트명 'NH2')이지요.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동부에서 몰아본 시승차는 프레스티지 트림 풀옵션 모델이었습니다. 19인치 휠 타이어,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비롯한 여섯 가지 선택 사양이 전부 들어있지요. 보조금, 세제혜택을 제외한 가격은 약 9,262만 원입니다. 겉모습은 작년 10월 콘셉트 카로 선보인 수소전기차 '이니시움'과 비슷합니다. 4월 초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전시된 넥쏘와 똑같지요. 디자인은 다시 봐도 신선하고 주변 구성이 조화로웠습니다. 호감이 가지 않던 얼굴도 누구나 마음에 쏙 들게 달라졌지요. 몸집은 투싼보다 좀 길고 싼타페보다는 작습니다. 실내는 낯익은..

아홉 달 넘게 전기차를 몰면서 항상 빼놓지 않은 기록 습관이 있습니다. 마이현대 앱으로 적어둔 '차계부'이지요. 배터리 충전에 얼마, 통행료는 얼마를 냈는지 지출 내역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지요.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고 등록한 2024년 10월 초부터 매달 들어간 돈은 얼마나 될까요? 금액 비중이 매우 낮은 세차비, 주차비, 차량 용품 구입비와 같은 내용은 덜어냈습니다. 첫 달은 9만 7,436원을 썼습니다. 충전비로 6만 8,236원, 통행료로 2만 9,200원을 냈지요. 둘째 달인 11월은 충전비 8만 7,192원, 통행료 2만 6,100원을 합쳐서 11만 3,292원, 셋째 달 12월은 충전비 8만 8,771원, 통행료 3만 7,450원을 더해서 12만 6,221원이 들었습니다. 석 달에 걸쳐..

9개월,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마다 남의 차, 남의 차의 연속이라 정붙이기 어려웠던 자동차에 이토록 애착이 갈 줄은 상상도 못했지요. 기묘하게 흐르던 카셰어링 인생에 몇 번의 위대한 클릭으로 캐스퍼 일렉트릭이 제 품에 들어온 건 지난 9월 말이었습니다. "EV3 보러 오세요"라며 기아의 얼리체크인 행사로 차를 둘러본 게 아마 작년 6월 중순이었나... 초대받은 전시장에서 안팎을 자세히 둘러봤지만 제 마음은 흔들지 못했습니다. '아, 알겠는데 굳이? 이 가격에? 조금 더 익어서 와야 하지 않겠어?'라며 냉정한 제 허들을 뛰어넘지 못했지요. 빨라도 1, 2년 뒤에 보자는 경험상 판단이 내린 결론이었지요. 그로부터 며칠 뒤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캐스퍼 일렉트릭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저 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