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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렉서스 뉴 ES 300h, K8 하이브리드가 못 비빌 차인가? 본문
어제(27일) 렉서스가 뉴 ES를 국내에 선보였습니다. 지난 4월 공개한 ES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중 하이브리드 버전인 ES 300h, 스포티 패키징을 더한 ES 300h F 스포트(Sport)를 내놨죠. 트림은 ES 300h에서 세 가지로 나뉩니다. 럭셔리, 럭셔리+(플러스), 이그제큐티브가 있죠. F 스포트는 단일 트림으로 나왔습니다. 가격은 각각 6,190만 원, 6,400만 원, 6,860만 원, 7,110만 원 순입니다. 연비는 16.8~17.2 km/l로 그랜저 하이브리드(14.9~15.9 km/l) 보다 좋고 형제 차인 K8 하이브리드(16.8~18 km/l)와 비슷합니다. 렉서스 뉴 ES 300h는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1. 수입차 판매 상위권인 ES, 살 사람은 사나?
지난 8월 수입 판매된 ES는 573대입니다. 수입차 중 판매 7위에 올랐죠. 렉서스코리아의 주력 모델이기도 합니다. 차급이 같은 볼륨 모델인 토요타 아발론은 월 50대를 넘기도 힘든데 말이죠. 정가 4,702만 원인 아발론 살 바에 옵션을 꽉 채운 기아 K8 하이브리드나 그랜저 르블랑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몰리는 듯합니다. 렉서스 엠블럼을 단 ES는 유럽계 럭셔리 세단과 나란히 경쟁하며 자리를 꿰찼던 이미지가 있다 보니 노 재팬(No Japan)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은 듯합니다.
뉴 ES는 기존 2021년형 모델 대비 가격이 소폭 올랐습니다. 럭셔리(6,110만 원)랑 럭셔리+(6,320만 원)는 80만 원, 이그제큐티브(6,710만 원)는 150만 원 인상됐죠. 6천만 원대 수입 세단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ES는 부담일까요? 독일계 세단보다 편안한 승차감, 뚜렷한 경제성(연비), 가격 경쟁력에 우위가 있으니 외면받을 이유가 없겠군요. 7,880만 원부터인 BMW 530e, 8,390만 원부터인 벤츠 E-클래스 300e 포매틱은 할인 프로모션 없이는 부담 그 자체입니다. 전동화를 추진 중인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차가 없고 볼보 S90을 고르자니 출고 대기가 깁니다.
볼륨급 브랜드 차를 몰기는 좀 그렇고 약간의 하차감을 느끼려 고르는 차가 ES가 아닌가 합니다.
2. 예스러운 실내, 무난한 기능성
렉서스 뉴 ES가 2021년을 맞아 부분 변경됐지만 안팎은 여전히 예스럽습니다. 밖으로는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안으로는 버튼 조작 기능성 위주로 인테리어를 짜냈거든요. 몇 년 전 나온 ES를 타다가 뉴 ES에 앉으면 바뀐 점을 알아내는 게 쉽지는 않겠습니다.
그만큼 취향이 보수적입니다. LCD 계기판, 도어 트림 위와 운전대, 대시보드를 가로지른 호두나무 장식 말고는 바뀐 게 없다 싶을 정도군요. 가운데 12.3 인치 화면 왼쪽에 달린 아날로그 시계, 자전거 핸들 바가 떠오르는 ESC 해제 및 주행 모드(스포츠, 노말, 에코) 다이얼, 옛날 차 느낌이 뚜렷한 공조 패널, 요즘 차에 안 쓰는 CDP, 고급차에 잘 안 넣는 부츠 타입 기어 노브까지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집착한 구성품을 달 생각인지 궁금해지거든요.
편의 기능은 그럭저럭입니다. 열선은 뒷좌석까지(F 스포트는 앞좌석만), 통풍 기능도 앞좌석에 깔렸습니다. 메모리 시트는 럭셔리+까지 운전석, 이그제큐티브는 동반자석까지 지원합니다. 전동식 햇빛 가리개는 뒷유리만 가려주고요. 뒷좌석 수동식 햇빛 가리개는 이그제큐티브에만 적용됩니다. 렉서스 인증 하이패스와 2 채널 풀 HD 블랙박스는 모든 트림에 들어가고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럭셔리+부터,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이그제큐티브랑 F 스포트만 됩니다. 스피커는 럭셔리+까지 10-스피커, 이그제큐티브와 F 스포트는 17-스피커 구성의 마크레빈슨 오디오가 깔립니다. 헤드램프도 럭셔리+까지만 바이-LED, 이그제큐티브랑 F 스포트만 트리플-LED 타입으로 채워집니다.
ES가 갖춘 주행 안전 기능은 무난합니다. 긴급 제동 보조, 다이내믹 레이저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오토매틱 하이 빔, 액티브 코너링 어시스트, 브레이크 홀드 및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후측방 제동 보조 시스템, 팝업 후드를 갖췄습니다. 후방 주차 보조 제동 시스템은 트림에 따라 물체 감지 범위가 달라지는군요. 럭셔리+까지는 사물과 자동차만, 이그제큐티브와 F 스포트는 사람까지 감지해 멈춥니다.
3. 변화에 소극적인 ES, K8 하이브리드가 낫지 않나?
렉서스 뉴 ES의 카탈로그 내용을 살피고 나니 그렇게 매력적인 차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승 후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기아 K8 하이브리드보다 나을 게 없다는 생각이거든요. 국내 복합 연비는 ES랑 비슷하거나 더 좋고 편의 기능 구성에서 압도적이며, 몸집*이 살짝 더 크기까지 하죠.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단 ES보다 배기량이 적어서 자동차세 등 유지 관리비에서도 더 유리합니다.
* ES 제원 - 전장 : 4,975 mm, 전폭 : 1,865 mm, 전고 : 1,445 mm, 휠베이스 : 2,870 mm
K8 HEV 제원 - 전장 : 5,015 mm, 전폭 : 1,875 mm, 전고 : 1,455 mm, 휠베이스 : 2,895 mm
그럼에도 뉴 ES를 고르겠다면 럭셔리 브랜드의 이미지, 출고 대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점이 되겠죠. 렉서스를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소비자라면 K8 하이브리드로 눈길을 돌리기 쉽지 않을 겁니다. 검증된 신뢰성에 눈높이를 맞출 차로는 뉴 ES가 알맞거든요. 국내에서 잘 나간다는 벤츠, BMW, 아우디보다 가격이 합리적이면서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강점이 뚜렷합니다. 노 재팬을 떠나서 말이죠.
기능성은 부족하지 않고 색 선택 폭은 의외로 넓어서 당분간 월 평균 5백 대 안팎으로 잘 팔리겠군요.
외장 색상은 총 12가지입니다. 소닉 인디움, 소닉 크롬, 소닉 쿼츠**, 소닉 티타늄, 블랙, 그라파이트 블랙 글래스 플레이크, 레드 마이카 크리스털 샤인, 아이스 엑루 마이카 메탈릭, 선라이트 그린 마이카 메탈릭 딥 블루 마이카** 말고도 F 스포트 전용 색상인 히트 블루 콘트라스트 레이어링, 화이트 노바 글래스 플레이크가 있죠. 실내는 보통 헤이젤(카멜과 비슷함), 모브(브라운), 블랙 등 세 가지며, F 스포트는 블랙과 레드로 나뉩니다.
** F 스포트 제외 색상
으음... 반년 이상 긴 출고 대기만 견딜 수 있다면 K8 하이브리드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1~2년을 더 기다려서 연식 변경된 차를 알아보는 게 현명한 선택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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