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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딜카 vs 그린카, 뭐가 좋을까? 본문
아직은 내 차가 필요하지 않아서 카 셰어링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렌터카보다 쉽고 편하게 차를 빌려 탈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다. 몇 년 전 쏘카와 그린카로 시작된 이 서비스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벌써 5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들어본 적 없는 카 셰어링 서비스도 여럿 생겼다.
그중에 내 관심을 끈 이름은 딜카였다. 현대캐피탈이 개시한 카 셰어링 서비스다. '카 셰어링을 배반(배달/반납)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카 셰어링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용자가 카 셰어링 존으로 가지 않아도 원하는 곳에서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쏘카의 부름 서비스랑 별 차이가 없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다. 서울 수도권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라서 다른 지역의 이용자들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순 없었다.
원래 내가 자주 이용하던 카 셰어링은 그린카다. 롯데렌터카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로, 쏘카 다음으로 이용자가 많다. 초기엔 렌터카보다 낮은 등급의 차가 많았고, 고객 응대 만족도가 낮아서 줄곧 쏘카를 이용해왔지만, 오랜만에 다시 이용한 그린카는 꽤 달라져 있었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에 순정형 내비게이션 등 차급이 높아졌다. 며칠에 한 번 꼴로 이뤄졌던 청결 관리도 수시로 진행돼 차가 깨끗이 관리되고 있었다. 쌀쌀맞던 고객 센터 상담원의 대응도 괜찮아졌다.
이렇게 두 서비스를 번갈아 이용한 건 한 달이 넘었다. 그냥 똑같은 카 셰어링이 아닌가 하고 이용해 보면, 장단점이 눈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딜카와 그린카, 뭐가 더 좋을까? 가격과 이용 시간, 차종, 앱 편의성 등 여러 범위에 걸쳐 따져봤다.
1. 가격
시간당 요금(대여 요금)은 그린카가 저렴하다. 주말에 아반떼 AD를 5시간(10시~15시) 빌리는 조건으로 그린카는 39,080원(보험료 4,500원 포함)이지만, 딜카는 45,200원(보험료 포함)이다. 변수가 있다면 그린카는 5시간 이상 차를 빌리면 쿠폰으로 값을 깎을 수 있다. 5시간 이용 시 2시간 무료 쿠폰을 쓰면 2만 5,250원에 빌릴 수 있다. 평일에 차를 빌려도 마찬가지다. 그린카는 30,430원, 딜카는 39,500원이다. 그린카의 2시간 무료 쿠폰을 쓰면 20,060원으로 더 저렴해진다.
그린카의 쿠폰은 매주 넉넉히 주어진다. 차를 빌리는 시간에 따라 원하는 쿠폰을 받아서 쓰면 된다. 딜카는 11월 말까지 홍보 목적으로 내륙 24시간, 제주도 24시간 이용 쿠폰을 공개적으로 뿌렸지만, 12월부터는 쿠폰 배포를 자제하는 중이다. 기존 회원을 위한 혜택보다는 신규 회원 유치에 더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조금 아쉽다. 12월 말까지 딜카 신규 회원에 한해 제주항공 1만원 할인권과 제주도 24시간 이용 쿠폰을 주는 게 전부다. 코나 1박 2일 시승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지만, 기회는 서울 수도권 딜리버리 이용자에게만 주어진다.
거리당 요금(주행 요금)은 비슷하다. 아반떼 AD(휘발유-가솔린)를 기준으로, 그린카는 1km에 180원, 딜카는 170원이다. 신형 모닝(휘발유)은 1km에 170원, LPG로 운영되는 쏘나타와 K5는 1km에 150원으로 가격이 같다. 그런데 딜카의 경유(디젤)차 주행 요금은 의문이 생긴다. 그린카의 투싼, 스포티지는 1km에 150~160원인데, 딜카의 투싼과 스포티지는 1km에 200원을 받는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이 싼 연료인데, 어째서인지 딜카에선 주행 요금이 더 비싼 차로 취급된다. 이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2. 이용 시간
그린카는 쏘카처럼 24시간 언제든 차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 대여 시간 10분 전이라도 원하는 시간만큼 차를 당장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딜카보다 차를 빌리는 자유도가 높다. 딜카는 렌터카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영된다. 서울 수도권과 제주도만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딜카는 예약 시 이용자에게 차를 전달하기 위한 준비 작업(세차 및 딜리버리 이동)이 진행되기 때문에 최소 1시간 30분 이전에 차를 예약해야 한다.
3. 차종
운영되는 차종은 그린카가 훨씬 많다. 경차 5차종(스파크, 넥스트 스파크, 모닝, 신형 모닝, 레이), 소형 2차종(엑센트, 프라이드), 준중형 7차종(아반떼 MD, 아반떼 AD, K3, 신형 K3, 크루즈, SM3,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중형 5차종(K5, 신형 K5, 쏘나타, 말리부, SM5), 대형 1차종(그랜저 HG), 승합 1차종(카니발), SUV 11차종(QM3, 코나, 티볼리, 티볼리 에어, 니로, 투싼, 신형 투싼, 스포티지, 신형 스포티지, 싼타페, QM5), 수입차 5차종(미니 컨트리맨D, 페이스맨D, 벤츠 A200, BMW 118D, 볼트(VOLT)) 등 37차종이다.
물론 차종이 많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 볼트 같은 희귀 차종은 서울에서도 몇 군데서만 빌릴 수 있다. 투싼과 스포티지 역시 일부 대도시 거점에만 자리해 있다. 일반적으로 동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차는 모닝, 스파크, 엑센트, 아반떼, 프라이드, K3, SM3, 티볼리 같은 소형차들이 대부분이다.
딜카는 현대차와 기아차만으로 운영된다. 지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차종 수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서울 수도권 딜리버리 요청보다 가까운 KTX 기차역에서 차를 빌리는 편이 낫다. 동대구역의 경우 현대캐피탈과 제휴를 맺은 렌터카 업체가 많아 차종이 다양하다. 신형 모닝부터 쏘나타 뉴라이즈, 그랜저 IG, 카니발, 그랜드 스타렉스까지 준비된 차가 약 30대다. 단, 주말에는 만차로 인한 주차장 진입 줄이 길어져서 예약한 시간까지 차를 못 쓰는 경우가 많다.
4. 앱 편의성
앱 편의성은 상황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이용자가 차를 확인하고 예약하는 과정은 딜카가 간단하다. 첫 화면 위쪽에서 이용 시간표를 잡으면 아래쪽은 예약 가능한 차 목록을 바로 띄운다. 원하는 차를 고르면 쿠폰 적용 및 결제 화면으로 바로 넘어간다. 그린카는 화면에 바로 보이는 카 셰어링 존을 누르고 예약하기, 시간 조정 후 예약 신청, 보험료 및 쿠폰 적용 후 결제하기의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결제 후 이용자 카카오톡으로 알림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은 같다.
현장에서 차를 빌리고 반납하는 과정은 그린카가 유연하다. 차를 빌릴 때 파손된 부위만 사진 촬영해 앱에서 따로 등록하고, 나머지는 차를 이용하기 전에 참고용 사진만 찍어두면 된다. 반납할 때는 그냥 제 위치에 주차시켜 반납하면 된다. 사진 촬영 버튼이 스마트키 아래쪽 스크롤 화면 속에 숨겨져 있는 점은 고쳐야 할 부분이 되겠다.
딜카는 조금 복잡하다. 파손 유무에 관계없이 차의 앞뒤와 앞좌석 좌우, 뒷좌석 좌우 등 6컷의 사진을 요구한다. 이용자가 모두 확인했다는 체크 표시를 해야만 스마트키를 이용할 수 있다. 차를 반납할 때도 6컷의 사진을 재차 찍어야 하고 주차 위치도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오버돼, 앱이 꺼지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린카보다 데이터 소모량이 많아서 차를 빌리고 반납하기 직전에만 앱을 켜뒀다. 그린카처럼 카드형 스마트키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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