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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아이오닉 6, 가격은 그대로, 그 이유는? 본문
내일(8일) 현대자동차가 2024 아이오닉 6을 출시합니다. 트림 별 상품성을 높인 연식변경 모델입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에는 운전대 진동 경고 기능, 2열 세이프티 파워 윈도, 레인센서, 전자식 룸미러를,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를 기본 품목으로 달았습니다. 롱 레인지 모델 2단계 트림 익스플루시브 플러스는 가격을 70만 원 내렸습니다. 아이오닉 6 출시 1주년 기념 패키지(옵션)는 익스클루시브, 익스클루시브 플러스에서 각각 추가됩니다.
가격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세제혜택을 반영한 2024 아이오닉 6의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익스클루시브가 5,200만 원, 롱 레인지 모델 익스클루시브 5,605만 원, 익스클루시브 플러스 5,775만 원, 프레스티지는 6,135만 원입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에서 2열 암 레스트, 1·2열 이중 접합 차음 유리, 인조가죽 시트, 1열 통풍과 운전석 전동 시트를 덜어낸 경제형 트림 E-라이트(LITE)는 5,260만 원입니다.
보통 자동차가 최신 연식으로 바뀌어서 상품의 질이 더 좋아지면 가격도 소폭 오르는데요. 2024 아이오닉 6은 상품화 방향이 일부 조정된 듯했습니다. 2022년 9월 출시 직후에서 연말까지 누적된 사전계약 물량을 털어내며 매달 3천 대 안팎이 팔렸지만 지난 8월 거둔 판매 실적은 딱 4백 대였습니다. 같은 달 1,061대가 고객 품으로 전달된 아이오닉 5보다 선택을 덜 받았습니다. '2023 세계 올해의 자동차'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지만 판매 실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는 E-GMP 플랫폼 전기차 첫 모델인 아이오닉 5에 좀 더 힘을 실어준 영향이 커 보입니다. 작년에는 아이오닉 6가 아이오닉 5보다 좋은 만듦새, 바람 저항을 줄인 세단형 크로스오버로 주목을 받았지만 '과거에서 미래로' 향한 현대자동차의 정체성은 아이오닉 5가 더욱 뚜렷했습니다. 포니를 떠올리며 제안한 45 EV 콘셉트는 아이오닉 5로 이어지면서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담긴 소중한 출발점이었습니다.
아이오닉 5를 갖게 된 운전자에게는 아늑한 공간과 편안함, 시간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을 디자인의 안심감을 전합니다. 테일 게이트는 SUV처럼 위로 높게 열려서 차박하며 쉴 공간도 내줍니다. 연식변경(2023 아이오닉 5)으로 고전압 배터리 용량과 편의 장비가 늘면서 상품성도 좋아졌죠. 실내 소재 구성, 주행감, 승차감, 전비에서 조금씩 더 낫던 아이오닉 6의 구매력은 올 3월 2,200대를 인도한 시점부터 내리막을 걷는 중입니다. 아이오닉 5 판매 기록도 지난해보다 덜하지만 앞자리를 못 보게 된 아이오닉 6 만큼 확 줄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오닉 5가 현대자동차의 홍보대사(앰배서더) 격으로 보이는 점은 고성능 모델로 출시된 '아이오닉 5 N'도 한몫합니다. 기아 EV6로 만든 고성능 차 EV6 GT랑은 궤를 달리합니다. 둘 다 E-GMP 플랫폼을 공유한 모델이지만 N을 걸고 진심으로 갈아 만든 아이오닉 5 N은 일상에서 트랙 경주까지 '즉시 전력감'으로 다듬어졌습니다. 내연기관차 감성을 느끼며 달리고픈 운전자들의 마음을 읽고서 가슴을 울리는 결과물로 증명했습니다. 아이오닉 5 틀만 남기고 모조리 바꾼 모델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이룬 아이오닉 5는 메시지를 널리 퍼뜨렸지만 아이오닉 6은 그렇지 않아 보였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연결점이 모자랐습니다. 국내에서 '포니와 함께한 시간'을 꾸리며 많은 사람들이 복원된 포니와 포니 콘셉트 카, 아이오닉 5로 발길이 닿도록 동선을 섬세하게 만들었죠. '현대의 과거를 간직한 아이오닉 5'라는 메시지가 정립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전기차 대표 모델로 자리 잡지 않았을까 합니다.
반면에 아이오닉 6은 무엇을 연결하며 꺼낼지 고민이 깊어 보였습니다.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 놓고도 '흰색 아이오닉 6 = 택시'라는 암묵적 언어로 가치를 낮게 보는 일부 경향은 괜한 안타까움, 자동차를 좋아하는 운전자로서 미안함까지 들기도 합니다. 아이오닉 6도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귀중한 모델임이 분명한데 시장의 대우는 시들한 모양입니다. 서울 속 사진작가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일반 소비자들까지 영향력을 끼치기엔 뭔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하며 아이오닉 6의 문을 두드릴 또 다른 매개점을 계속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오닉 6을 연식변경하며 들고나온 1주년 기념 패키지는 하나의 '판매 촉진제'로 보였습니다. 1단계 트림 익스클루시브의 1주년 패키지 I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운전자 주행 보조(ADAS)를 품은 '현대 스마트센스'에 하이패스,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 몇 가지 기능을 엮은 '컨비니언스'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2단계 트림 익스클루시브 플러스의 1주년 패키지 II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가 들어간 '파킹 어시스트'에 동반자석 전동 시트, 운전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을 끼운 '컴포트 플러스'를 합쳤습니다. 가격은 패키지 I이 148만 원, 패키지 II가 168만 원입니다.
고전압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꺼내 쓰는 V2L 안내도 보기 좋아졌습니다. 운전석의 디지털 클러스터 혹은 가운데에 걸친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으로 사용 가능 시간을 띄웁니다. 실내에서 전력을 가져오는 V2L의 경우 계기판 화면에 안 뜹니다. 집이 아닌 밖에서 전력 이용이 꼭 필요할 때는 차 안팎에 마련된 V2L이 유용할지도 모릅니다. 단순한 휴대용 전자기기를 넘어서 카라반에서 쓸 전력까지 채웁니다. 주행거리를 내준다 해도 부족할 것 같으면 빈 시간에 이피트(E-pit)나 가까운 전기차 급속 충전소로 찾아가면 그만이니까요.
2024 아이오닉 6는 올해 여덟째로 열리는 '롱기스트런 2023' 중 미니 런(9월 16일, 부산)과 파이널 런(10월 21일, 서울 여의도), 10월에 미래 모빌리티 엑스포, 11월에 그린비즈니스위크 행사로 외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현대자동차 전기차를 반나절(6시간) 몰아보며 충전 체험도 되는 '올 데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2024 아이오닉 6룰 더 깊이 있게 만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겁니다.
8일 현대자동차 홈페이지에 등록된 2024 아이오닉 6 가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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