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고 후 셀프 세차, 준비물 및 방법은?

더 뉴 투싼 출고 후 한 달이 지났습니다. 카셰어링으로 몰던 차들은 주유 후 자동 세차를 습관적으로 해왔는데 새 가족으로 품게 된 투싼은 신차로 더 아껴주고 싶었습니다. 단돈 5천 원에 쉽고 빨리 끝낼 자동 세차보다는 제 시간과 정성을 갈아서 셀프 세차를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더 뉴 투싼 세차를 위해 모아둔 세차 용품입니다.

 

준비물은 투싼 출고 1주 차부터 차례로 늘었습니다. 이마트에서 반값에 구입한 분무형 세차 용품 몇 가지에 세차 타월 한 묶음을 시작으로 입소문과 후기로 검증된 유명 브랜드의 대형 드라잉 타월, 세차 버킷 역할을 겸하는 스텝 박스, 휠 세정용 스펀지, 뿌리는 타이어 광택제, 타이어 어플리케이터를 모았습니다. 집안 구석에서 잠들던 유리 세정제, 물 왁스, 퀵 디테일러까지 몽땅 채웠습니다.

 

입문용으로 고른 세차 용품은 불스원 제품의 비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세차 경험이 풍부하면 품질과 성능, 약품의 산성 강도를 논하며 제품을 고르겠지만 기초를 닦아야 할 초보자에게는 가성비가 좋고 가격이 낮은 제품이 우선입니다. 손 세차 감각을 깨우고 효율적으로 세차하는 방법을 알려면 굳이 비싼 제품으로 학습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차 용품 중 불스원 제품의 비중이 가장 많았습니다.

 

구입한 제품 목록과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뿌리는 카 샴푸, 물 없이 간편 세차, 휠 클리너, 실내 클리너, 천연 가죽 클리너, 세차 타월 3종 세트(다용도, 유리, 광택), 드라잉 타월은 모두 불스원 제품으로 약 4만 원이 들었습니다. 며칠 뒤에 산 카렉스 타이어 광택제, 다용도 세차 스텝 박스, 막대형 휠 스펀지까지 2만 원 초중반을 더 썼습니다. 소냑스 익스트림 유리 세정제, 맥과이어스 퀵 왁스, 퀵 디테일러, 워시 미트는 예전에 자동차용품 전시회로 특가에 산 제품들입니다.

 

 

셀프 세차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은 드라잉 타월입니다.

 

세차 전문가라 주장하는 세트형 장비는 안 갖춰도 됩니다. 기본기를 익히고 숙련도를 조금씩 올려서 장비를 다루는 안목을 길러야 하는데 그 순서가 반대면 의미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갖춰야 할 필수품은 '드라잉 타월'입니다. 도장면에 묻은 가벼운 흙먼지를 터는 예비 세차(프리 워시)에 고압수 세척으로 끝내는 정도면 세차 버킷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거품을 잔뜩 묻힌 미트로 도장면을 살살 문지르는 본 세차 과정이 껴들면 필수품이 되기도 합니다.

 

셀프 세차장은 접근성이 좋으면서 공간이 넓고 칸막이 수가 많은 곳으로 정했습니다. 맑은 날 주말 오후는 어느 세차장에 들어가도 자동차로 붐벼서 편한 마음으로 시간을 쓰기 쉽지 않습니다. 흐린 날 평일 오전에 시간을 내면 원하던 계획대로 세차 방법을 터득하기 쉬울 겁니다.

 

 

셀프 세차장에서 구매 등록한 세차 카드입니다.

 

단말기에 태깅할 세차 카드는 판매점 안에서 구입하면 됩니다. 카드 보증금 포함 1만 원을 결제하면 8천 원이 충전되고 이후 잔액은 충전기에서 1만 원권 현금으로 채우거나 판매점에서 카드 결제하면 됩니다. 1만 원 결제 시 1만 1천 원, 2만 원 결제 시 2만 3천 원, 3만 원 결제 시 3만 5천 원으로 충전 금액이 조금씩 더 붙습니다(영업점마다 다름). 고액 충전은 할 필요가 없고  2주에 한 번씩 세차를 하는 정도면 1, 2만 원 충전이 알맞습니다.

 

 

외부 세차부터 하나씩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세차 방법을 모르거나 낯설면 세차장 주인이 장비 사용법을 현장에서 하나씩 일러주기도 합니다. 부스 한쪽 외곽에 설치된 단말기에 카드를 태깅하면 1천 원, 한 번 더 태깅하면 2천 원이 결제됩니다. 3분간 물 뿌리기가 되는 세차는 2천 원, 3분이 다 지나기 전 카드를 태깅하면 1분 30초가 추가됩니다. 샤워 세차, 하부 세차는 관로(파이프라인) 여러 곳에 설치된 물 분사 노즐에서 자동 분사되는 방식이고 고압 세차는 호스에 연결된 물 분사기를 직접 들어서 뿌리는 방식입니다.

 

 

가볍게 고압 세차를 마친 더 뉴 투싼입니다.

 

예비 세차의 첫 단계는 고압 세차부터 진행됩니다. 한 손에는 물 분사기를 움켜쥐고 다른 손은 호스를 붙잡고 차체 지붕에서 앞유리, 보닛, 범퍼 순으로 물을 쏴 주면 됩니다. 전문가스럽게 손을 바삐 놀리는 동작은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빗질하며 먼지를 쓸어내리듯 일정하고 부드럽게 위에서 아래로 반복합니다. 차체에 물질을 하고 시간이 남으면 바퀴와 차체 사이(휠 하우스)로 물을 쏴 줍니다.

 

 

거품 분사는 이곳에서 결제 후 진행됩니다.

 

거품 분사 후 다시 고압 세차를 하던 모습입니다.

 

거품(폼) 분사용 단말기는 물 분사기 맞은편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결제 방식은 동일합니다. 제가 이용한 셀프 세차장의 경우 세 번 태깅하면 중성 약품, 네 번 태깅하면 세정력이 더 좋은 약산성 약품을 뿌리는 식이었습니다. 도장면에 유리막 코팅이 시공된 차라서 보호막에 쌓인 오염물을 흘리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거품은 고압 세차 과정처럼 위에서 아래로 모든 면에 걸쳐 뿌리면 되고 도포 3, 4분 후 고압 세차로 시원하게 걷어내면 예비 세차가 끝납니다.

 

오염도가 현저히 적으면 고압 세차, 거품 분사 후 본 세차 과정으로 바로 넘겨도 됩니다. 오염물을 불릴 동안 세차 버킷에 물을 담고 마른 워시 미트를 흠뻑 적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카 샴푸를 챙겨왔다면 고압 세차 도중 남은 시간 동안 버킷에 샴푸를 살짝 붓고 물을 쏴서 거품을 내고 미트를 담그면 됩니다.

 

거품물을 머금은 미트는 위에서 아래로, 옆면은 크게 'Z'자를 그리며 부드럽게 문지르듯 밉니다. 면 하나를 닦아낼 때마다 버킷에 담갔다 빼면서 미트 표면에 흡착된 오염물을 떨어내고 도장면을 다시 밀어줍니다. 오염물을 제때 떨구지 않으면 흡착된 오염물로 잔흠집이 생길 수 있습니다. B-필러의 유광 플라스틱 장식은 유리보다 물러서(경도가 약해서) 도장면 위주로 쓱쓱 밀어주면 됩니다. 미트질이 끝나면 버킷에 담긴 오염물과 세척수를 모두 비우고 고압 세차로 마무리합니다.

 

 

휠 세척에 사용한 휠 스펀지와 휠 클리너입니다.

 

휠 클리너는 미트질을 마친 직후 네 바퀴에 뿌리면 됩니다. 구입한 불스원 제품의 경우 알칼리성이면서 분사액이 잘 날아가는 특성을 띱니다. 휠 표면에 클리너를 뿌리고 물을 미리 적신 휠 스펀지나 부드러운 솔로 스포크 외곽에 묻은 분진과 오염물을 떨어내면 됩니다. 오랜 주행으로 휠이 열을 받은 상태라면 내부 세차를 우선 진행하는 식으로 순서를 바꿔서 열 변형 가능성을 줄여야 합니다.

 

 

외부 세차 완료 후 드라잉 타월로 물기를 닦았습니다.

 

그릴과 범퍼, 번호판 주변은 작은 드라잉 타월로 정리합니다.

 

외부 세차를 마쳤으면 진공청소기가 설치된 실내 세차 구역(드라잉 존)으로 차를 옮깁니다. 드라잉 타월로 곳곳의 물기를 닦아내는데 유튜브 영상처럼 타월을 펼쳤다 잡아당기는 식으로 쓸어낼 필요는 없습니다. 스텝 박스를 조금씩 옆으로 옮기며 차 지붕에 고인 물부터 양손으로 닦고 보닛과 앞 휀더, 옆면, 테일게이트 순으로 한 바퀴를 빙 두르면 됩니다. 헤드램프와, 사이드 미러, 테일램프, 번호판, 범퍼 주변, 주유구 안쪽은 작은 드라잉 타월로 닦습니다. 네 문짝과 테일게이트를 열어서 경첩 부근, 위아래 굴곡에 맺힌 물방울도 정리하면 됩니다.

 

 

맥과이어스 퀵 왁스로 광택을 낸 모습입니다.

 

타이어 광택제와 어플리케이터로 타이어 광택을 낸 모습입니다.

 

물 왁스, 퀵 디테일러는 지붕에서 보닛, 차체 옆면, 테일게이트에 걸쳐 넓은 면부터 분사 후 극세사로 둥글게 밀어주면 됩니다. 샤워 후 바디로션을 바르는 감각으로 가볍게 몇 번 어루만지는 동작만으로도 광택이 잘 살아납니다. 도장면 광택 작업이 끝나면 타이어 광택제를 타이어 어플리케이터의 오목한 면에 뿌리고 볼록한 사이드 월(타이어 옆면)을 따라 한 방향으로 발라줍니다. 액이 금방 마르지 않기에 실내 세차 전에 진행할 것을 권합니다. 

 

유리 세정제는 적당히 접어둔 다른 극세사에 묻혀서 앞유리와 옆유리, 뒷유리 순으로 닦아줍니다. 유리 한 면을 닦아낼 때마다 다른 극세사 면에 세정제를 뿌려주면 얼룩과 먼지가 덜 껴서 좀 더 깔끔하게 닦일 겁니다. 실내는 옆유리 위주로 닦고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앞유리와 뒷유리는 건너뛰어도 됩니다.

 

 

실내 세차 직전 네 문짝을 열어둔 모습입니다.

 

실내 세차는 네 문짝과 테일게이트를 열어둔 상태로 진행하면 됩니다. 진공청소기 호스를 꺼내고 단말기에 세차 카드를 태깅하면 곧바로 작동합니다. 호스는 차체에 덜 닿게 신경 쓰면서 발판과 틈새에 낀 먼지류를 빨아내는데 집중합니다. 운전석에서 운전석 뒷좌석, 테일게이트, 동반자석 뒷좌석, 동반자석 순으로 청소를 진행하고 청소를 끝낸 구역마다 문을 닫으면 동선 정리가 명확해집니다.

 

 

진공 청소 후 실내 클리너와 천연 가죽 클리너로 실내를 정리합니다.

 

이후에는 실내 클리너와 천연 가죽 클리너로 차 안을 닦으면 됩니다. 내장재는 앞좌석 도어 트림에서 대시보드, 운전석, 센터 플로어, 센터 콘솔 순으로 정리하고 계기판 클러스터(LCD 계기판)와 내비게이션 화면, 센터패시아의 터치 공조 컨트롤러, 유광 플라스틱은 극세사 타월로 닦습니다.

 

뒷좌석은 도어 트림부터 1열 시트 뒷면, 센터 콘솔 뒷면, 도어 실 플레이트(발판)를 닦는 것으로 끝냅니다. 가죽은 헤드레스트, 등받이, 좌판 순으로 닦고 주름 잡힌 표면은 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펴주면서 밀어줍니다. 문을 모두 열어놓거나 미처 다 닦지 못한 물방울을 닦아내면 건조를 자연스럽게 마칠 수 있을 겁니다.

 

 

셀프 세차를 모두 끝낸 더 뉴 투싼의 모습입니다.

 

셀프 세차에 들인 시간은 차종과 세차 동선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 세차를 건너뛴 더 뉴 투싼의 경우 실내 세차까지 1시간 반, 본 세차 과정을 넣으면 2시간 정도를 쓰게 됩니다. 3분 안에 모든 과정을 끝내는 자동 세차도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신차로 각별한 애정을 주고 싶은 운전자라면 셀프 세차가 습관화될 겁니다. 내 손으로 차를 씻겨낸 보람에서 활력을 느낀다고 할까요? 단지 귀찮아서 셀프 세차를 멀리해 왔다면 예비 세차부터 하나씩 단계를 늘리며 차를 만져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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