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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막내 여동생 인생 첫차, 2024 투싼 1.6T 출고 후기 본문
지난 1월 5일 막내 여동생이 첫차로 구매 계약한 2024 투싼이 나왔습니다. 12월 14일 계약 후 22일 만에 출고된 더 뉴 투싼(NX4 PE)입니다. 엔진과 변속기는 1.6 가솔린 터보(1.6T)에 7단 DCT, 트림 등급은 인스퍼레이션, 선택 사양으로 빌트인 캠 2.0과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파킹 어시스트 III,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를 달았습니다. 외장은 아마존 그레이 메탈릭, 내장 색상은 브라운 팩으로 골랐습니다. 순수한 차량 가격은 3,626만 원입니다.
투싼 출고를 앞둔 며칠 전에는 많은 설렘과 기대로 부풀었습니다. 운전 초심자인 막내 여동생은 유튜브 속 더 뉴 투싼 시승 후기로 시간을 보냈고 온갖 자동차로 경험치를 올린 저는 카셰어링으로 스포티지 1.6T를 빌려서 7단 DCT 고유의 주행감을 다시 익혔습니다. 이제는 여유롭고 느긋한 고배기량 6기통 가솔린 대형 SUV가 아닌, 야무지고 경쾌한 4기통 터보 엔진과 자동화된 수동 변속기에 손발을 맞출 차례니까요.
출고 전날인 1월 4일 일요일. 막내 여동생의 더 튜 투싼과 인연이 돼준 카마스터 박병근 부장님이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현대자동차 계명대역 대리점 근처 틴팅 전문점에 투싼이 도착할 예정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반가운 나머지 카셰어링으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빌려 한달음에 찾아갔습니다. 경산에서 대구 서쪽 끝까지(약 30km) 꼬박 1시간을 달리는 먼 거리였지만 찾아가는 시간은 기대감으로 설렜습니다.
오후 3시 무렵 도착한 틴팅 전문점에는 누군가의 신차들로 가득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테트리스하듯 밀착된 자동차 사이로 눈에 익은 색깔의 더 뉴 투싼이 어렴풋이 보이다 선명해집니다. 여섯 자리 숫자와 함께 빨간 사선 두 줄이 그어진 임시 번호판을 보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전문점 안에서 기다리던 카마스터님과 인사를 나누고 차를 둘러봤습니다. 20년 이상의 오랜 경력으로 차를 꼼꼼히 둘러보고 검수를 마쳤다며 혹시 모르니 틴팅 시공 전 둘러볼 시간을 충분히 주셨습니다. 밖에서 보이는 단차, 문이 여닫히는 느낌, 시동 후 안정화되는 운전대와 시트의 감각, 전장비 작동 유무 등을 두루두루 살폈습니다. 안팎의 비닐을 걷지 않은 상태 그대로 둘러본 조립 품질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측 뒷문이 살짝 걸리며 닫혔던 감각은 출고 후 이튿날부터 괜찮아졌습니다. 카마스터님도 이를 인지한 모양인지 며칠 뒤에도 같은 현상이라면 가까운 블루핸즈에서 뒷문의 장석 나사를 봐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며 말씀 주셨습니다. 다행히 나사의 조임 정도는 괜찮았습니다. 도어 외곽과 차체의 웨더스트립이 잘 맞물려서 닫히는 느낌이 제법 부드러워졌습니다. 문 손잡이를 잡고 문을 꽉 닫던 출고 전날의 뻑뻑함보다 적당히 잘 닫히는 감각으로 자연스러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스마트키를 가져와 시동을 건 느낌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갓 출고된 신차라서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느낌이 아녔습니다. 3년 전 내 몸이 기억하던 투싼의 떨림, 엔진 음색이 달랐습니다. 차음재와 흡음재를 더 붙이고 마운트 주변이 더 견고해진 흔적이 운전대 림과 시트 좌판으로 잘 느껴졌습니다. 직전의 투싼보다 스포티지가 낫다고 평가된 점도 희석을 넘어서 소음 진동 보완이 더 잘 된 느낌이었습니다. 보닛을 열어 들어본 엔진의 회전 질감도 비교적 온순했습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에 표시된 연료계 잔량은 예상보다 넉넉했습니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연료 탱크에 보통 5~6리터 정도 남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보다 많았습니다. 시동 후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무려 182km였습니다. 연료계 잔량은 탱크의 4분의 1 이상을 가리키던 중이었습니다. 카 캐리어에 실려 탁송된 투싼을 최초 인수한 카마스터님도 "연료가 이 정도로 넉넉히 들었을 줄은 몰랐다"라며 매우 드물다고 하더군요.
안팎을 모두 둘러보고 전문점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게 안에는 누군가의 더 뉴 아반떼 CN7, 더 뉴 쏘렌토, 더 뉴 카니발 순으로 한 땀 한 땀 틴팅 장인의 정성이 입히는 중이었습니다. 셋 다 차례로 시승한 모델이라 안에서 진행되는 상품화 장면들이 익숙하면서 반가웠습니다.
카마스터님과 계산대 옆 테이블에 마주 앉은 저는 따스한 밀크 커피를 걸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시공할 제품과 농도, 바디케어서비스, 홈투홈서비스(1년) 관련 얘기는 대략 맞춘 상태라서 오가는 입담이 즐거웠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은 저보다 젊고 반듯하게 잘 접히는 스마트폰을 쓰고 핑크(pink)에 관대한 박병근 카마스터님은 얘기를 나눌수록 본받을 점이 많았습니다. 업무상 여러 고객을 마주하고 최신 유행을 읽어내는 프로의 자세를 경청하니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지금의 틴팅 전문점도 거래 관계를 오래 이은 '정겨운 이웃집'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대리점 확장 이전으로 거리는 멀어졌지만 세월의 흐름에 서로 울고 웃으면서 관계는 더 돈독해졌다고 합니다. 신차로 구매 계약이 들어가면 상품화 작업은 꼭 여기서 치른다는 습관이 굳어졌달까요?
저는 2024년에 카마스터님의 미래에 좋은 인연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취지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날짜가 안 적힌 2024 스타벅스 다이어리와 라미 볼펜을 블랙으로 깔맞춤해서 전해드렸습니다. 구매 계약한 차를 기다리는 내내 커피를 달고 마시며 스탬프(e-프리퀀시)를 꾸준히 모았기에 시중에 팔지 않는 한정판 증정품 수집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많으면 두 잔, 스탬프가 하나 더 찍히는 음료를 마셔왔습니다. 생각지 못한 선물에 카마스터님은 "여태 자동차를 인도하면서 선물을 받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놀라워했습니다. 지켜보던 틴팅 전문점 사장님도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그렇게 다음날이 밝았습니다. 더 뉴 투싼과 막내 여동생이 드디어 첫 만남을 이루는 뜻깊은 날입니다. 자동차 번호판은 오전 11시 무렵 확정을 지었습니다. 후보 10개 중 지명된 차 번호는 집 전화 네 자리와 비슷하고 기억하기도 쉬웠습니다. 번호 결정은 오직 생애 첫 차주가 될 막내 여동생의 몫입니다.
버스를 탔다가 대구 2호선 지하철로 갈아타는 1시간의 여정 끝에 틴팅 전문정메 도착했습니다. 만남을 약속한 오후 5시보다 20분 일찍 찾아가게 됐는데 카마스터님도 현장에 미리 와 계셨습니다. 건물 틈 사이로 보관된 더 뉴 투싼을 보자 막내 여동생의 표정이 한껏 들뜹니다. 겉비닐은 모두 벗겨내고 속비닐만 남겨둔 투싼에 원하던 번호판이 앞뒤로 딱 박힌 걸 보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카마스터님의 환대와 함께 막내 여동생이 차를 둘러봅니다. 밖에서 1열과 2열 실내, 전동식 테일게이트 안을 고루 살피며 설명을 듣습니다. 기본 지급품으로 제공되는 먼지떨이부터 시작해서 디지털 키, 하이패드 카드 장착 및 이용법, 현대 블루링크 가입 절차를 따라갑니다. 운전석에 앉아 첫 시동을 걸고 터치로 작동하는 에어컨, 고속으로 충전되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에 새로 산 아이폰을 걸치며 발그레 웃는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더 뉴 투싼을 막내 여동생에게 인도하는 과정은 약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현대 통합 계정에 이미 가입을 해 놓은 데다 마이현대 및 블루링크 앱 이용법을 거의 다 꿰고 있었습니다. 블루링크로 차 문을 잠그고 시동을 걸고 원하는 온도로 공조 기능을 켜고 시트를 데우는 정도의 설정들은 단번에 숙달이 됐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최신 기술에 호기심이 많고 숨은 전자 기능들은 다 눌러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겉으로 안 그런 척해도 적응력 하나는 기가 막합니다.
더 뉴 투싼에는 루마(LLumar)의 두 필름이 붙게 됐습니다. 앞유리는 버텍스 900(최상 등급), 옆면과 뒷유리는 버텍스 700으로, 농도는 각각 30%와 15%로 맞췄습니다. 저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아야 운전 피로가 적을 걸로 보고 앞유리 50%, 측후면 30%를 권했지만 막내 여동생은 사생활 보호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라 국민 농도로 시공을 결정했습니다. 중후한 차콜(루마 900)과 세련된 사파이어 블랙(루마 700)이 깔리게 됐는데 아마존 그레이 메탈릭과 색깔이 잘 어울렸습니다.
틴팅 전문점에서 큰길가로 차를 꺼내던 장면은 지금도 잊히질 않습니다. 건물 틈에서는 색이 다소 어두워서 제 빛깔을 내지 않다가 더 뉴 투싼에 이른 저녁노을이 닿자 눈에 띄게 때깔이 고와졌습니다. 아반떼 CN7, 투싼으로 접하던 아마존 그레이 메탈릭과 느낌이 달랐습니다. 유리막 코팅 시공까지 마무리된 더 뉴 투싼은 더 고결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풀옵션 시승차, 색상만 같은 전시차랑 확 다른 감흥이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진짜로 막내 여동생 품에 더 뉴 투싼이 들어왔다는 사실을요.
당장은 운전이 서툴고 버거울지 모르지만 이 순간을 경험하며 목표가 하나 생겼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초보운전 딱지를 벗어나 자동차를 잘 만지고 잘 다룰 줄 아는 '운전 고수'로 성장시켜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험보다는 자동차가 연결점이 돼서 다채로운 경험을 채우고 친구처럼 늘 가까이하며, 더 소중한 존재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저와 막내 여동생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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