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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대구 야경 보러 가볼 만한 곳, 앞산해넘이전망대 다녀온 후기 본문
저녁 8시 반, 지하주차장에서 잠을 자던 캐스퍼 일렉트릭을 깨웠습니다. 잠시 밤공기 쐬러 찾아간 곳은 앞산해넘이전망대입니다. 삼덕 요금소와 앞산 요금소를 지나고 앞산순환로를 타면 금방 나오는 대구의 숨은 야경 명소입니다. 출퇴근 시간만 아니면 집에서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서 접근성이 꽤 좋습니다.
차는 앞산빨래터공원 공영주차장에 세웠습니다.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는 정해진 기준대로 주차비를 받는데 이외 시간에 들어갔다 나오면 주차비를 안 받습니다. 보통의 주차장보다 단위 주차 면적이 넓고 통행로 구분이 잘 되어 있으며 실내가 밝아서 이용하기 편했습니다. 전기차 완속 충전 시설도 운영 중이고 화장실도 바로 옆에 있어 쾌적했습니다.
앞산해넘이전망대는 빨래터공원 바로 위에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미로처럼 길게 꼬아둔 산책 덱을 따라가면 LED 조명으로 빛나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인공 폭포가 쏟아지는 광장에서 여유롭게 4~5분 걸으면 됩니다. 나무 전체가 흔들릴 만큼 바람이 제법 불던 날이라 바람막이 차림으로도 살짝 추운데 분위기가 좋아서 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전망대 안에는 의자와 주변 명소를 보여주는 화면이 설치돼 있는데 가보면 솔직히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깁니다. 전망대 밑을 휙휙 지나는 앞산순환로의 자동차 불빛, 앞산을 이어주는 보도교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입니다. 따스한 커피 한 잔을 텀블러에 담아 가져왔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겠다 싶더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스마트폰으로 야경을 담게 됩니다. 간접 조명으로 장식된 따스한 보도교를 우측에, 차가운 앞산순환로를 왼쪽에 배치시켜 대비 효과를 노린다든지, 보도교 가운데에서 앞산을 향해 4~5초 머물기도 합니다.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변화가 적은 근린공원보다는 확실히 사진을 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저 건너편으로 83 타워가 보입니다. 지금은 두류공원을 상징하는 건축물인데 한때는 우방타워랜드 놀이공원의 전망대를 가리키던 곳이었습니다. 11월 16일 저녁 8시 이월드 불꽃쇼를 앞둔 지금은 행사 준비가 한창입니다. 야경을 건지고 싶으면 나중에 인파로 복잡해질 두류공원에서 조금 거리를 둔 이곳에서 바라봐도 괜찮기는 할 겁니다.
보도교로 맞닿은 앞산 등산로는 가지 않을 생각이라서 그대로 뒤돌아왔습니다. 다른 시점으로 관찰한 보도교 주변의 운치도 나쁘지 않은데 제 기준으로는 전망대 외곽의 앞산순환로 뷰가 가장 좋았습니다. 보도교 조명에 따른 변화의 폭이 크기도 하고 전망대 우측 외곽에서 세로로 담아본 앞산순환로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찬 바람 앞에서 더 머물게 할 따스한 카페 라떼 한 잔이 없어 아쉬울 뿐입니다.
전망대 안에서는 대구 남구의 추천 명소를 몇 군데 살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산에 조성된 카페거리는 이미 알던 곳이라 감흥이 없었는데 대봉배수지는 낮에 한번 가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 군위 화본역 안에 있던 급수탑처럼 뭔가 예스러운 근대 감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앞산해넘이전망대는 이름 그대로 일몰 명소로 소개돼 있는데 정작 여기서 해가 넘어가는 모습은 아직 안 봤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안내된 경기 안산의 탄도항, 충북 청주의 청북동 토성, 충남 보령의 무창포항, 태안의 꽃지해수욕장, 부산의 다대포해수욕장과 황령산봉수대, 대전의 대동하늘공원, 경북 상주의 경천섬은 나중에 한 번 시간에 맞춰 가 보겠습니다.
전망대를 나와서 다시 한번 사진을 느긋하게 담았습니다. 오후 10시가 되면 안전상의 이유로 문을 잠그니까 얼마 없는 시간 동안 여운을 누리며 나왔습니다. 처음 걸어간 산책 덱 말고 다른 산책로를 골라 보도교 밑에서 사진을 담기도 하고요. '머리 조심'이라 적힌 산책 덱 밑을 천천히 걸으며 제 차로 돌아왔습니다.
곧장 집에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수성못 인근의 카페에서 따스한 롱 블랙 한 잔도 걸쳤습니다. 집으로 가라는 내비게이션의 말을 안 듣고 내 맘대로 하겠다며 일탈을 부렸지요. 한 손에 카페 글을 뒤적이는 스마트폰, 내가 머물 테이블과 의자만 있으면 시간도 곧잘 흐릅니다.
밤공기 쐬겠다며 나간 게 8시 반쯤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자정 무렵입니다. 뭐, 어차피 일찍 일어날 것도 아니니까 애매하게 떨어진 배터리나 채우고요. 집에선 솜이불 돌돌 말아서 달콤한 잠을 청해야겠습니다. 역시 이불 속은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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