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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이재모피자 사러 부산까지 운전 여행한 후기 본문
새벽 근무를 마친 지난 3일 화요일, 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목적지로 정한 곳은 다름 아닌 용두산 공영주차장이었지요. 제가 쉬는 일요일마다 휴무라 못 가던 이재모피자를 사 먹을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놓칠 수 없던 저는 과감히 경산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차를 댈 용두산 공영주차장까지는 대략 1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사실 오후 2시 반 넘어서 출발해 4시쯤 도착했는데 주차장 대기 줄이 만만찮더군요. 일방통행로 우측의 대기 줄을 따라 10분을 머물다 차를 세웠습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쉬는 토요일은 그야말로 사서 고생하겠구나 싶더군요.

이재모피자는 주차장에서 걸어서 3분이면 바로 보였습니다. 네이버 지도상 이재모피자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표시된 곳은 알고 보니 부산 시내 배달 전문점으로 운영되는 곳이더군요. 저처럼 이재모피자 방문 포장 고객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이재모피자 광복 2호점으로 가야 합니다.
광복 2호점 앞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1층은 방문 포장, 2층은 홀 식사 공간으로 운영되는데 아직 저녁 먹을 시간이 아닌데도 피자를 사 가는 사람들로 북적였지요.

포장 주문은 1층 출입문 안쪽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진행됩니다. L(라지) 사이즈로 주문하면 피자 한 판에 피클이랑 핫 소스 두 개씩, S(스몰) 사이즈로 주문하면 피클이랑 핫 소스는 각각 한 개씩 담아준다고 하더군요. 키오스크는 네 대가 운영 중이었고 다행히 주문을 위한 대기 시간은 따로 없었습니다. 제시간에 잘 찾아갔구나 싶었지요.

주문한 피자는 모두 세 판이었습니다. 이재모 크러스트, 발사믹 갈릭 불고기, 크러스트 리치 밤고구마까지 모두 L 사이즈로 주문했지요. 가격은 각각 2만 6,100원, 2만 7천 원, 2만 9,700원으로 전부 다 해서 8만 2,800원입니다. 얼핏 보면 저렴하다고 볼 수 없을 가격이지만 그동안 가고 싶어도 못 갔던 아쉬움을 확실히 달래야겠다 마음먹었기에 들인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주문 후 피자를 받기까지는 약 15분이 걸렸습니다. 주문 직후 픽업 안내받을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알림 톡이 즉시 뜨니까 알기 쉽더군요. 두 판 이상 주문 시에는 직원에게 미리 말하면 포장 비닐 하나에 한 판씩 피자를 나눠 담아주기까지 합니다. 주차장까지 들고 갈 손이 모자라면 저처럼 큰 에코백을 들고 가서 한 판씩 얹으면 됩니다. 한 판에 두 개씩 담긴 수제 피클은 맨 위로 올려주는 센스도 갖추면 좋지요.

그렇게 30분 머물다 낸 주차비는 1,200원입니다. 출구 오른쪽 구석에 50kW급 SK일렉링크 급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는데 배터리 충전량이 43%쯤 남아서 굳이 주차비를 충전비로 굳힐 이유가 있겠나 싶더군요.

다음 목적지로 향한 곳은 태종대였습니다. 부산으로 뚜벅이 여행할 적에 가끔 찾던 곳인데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요. 용두산공원에서 태종대 앞 공영주차장까지는 차로 30분 남짓 걸렸습니다.

차를 세우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버스들이 서 있던 차고지를 지나다 눈앞에 짬뽕집이 보였습니다. 누군가는 밀면 아니면 돼지국밥을 떠올리기 쉬운 부산에서 왜 짬뽕이냐고 묻겠지만 가끔은 이런 평범한 메뉴가 끌릴 때가 있지요.

짬뽕집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으로 주문한 메뉴는 당연히 기본 메뉴인 태종대 짬뽕입니다. 누구나 예상할 뻔한 빨간 맛이라 특별할 것도 없는데 서빙 로봇에 담긴 짬뽕을 꺼내니 수북이 담긴 토핑과 재료가 심상치 않더군요.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맛을 본 순간, '아, 이 집은 동네 맛집이 분명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의 기계면과 다르게 식감이 더 차지고 간도 알맞게 잘 배어 있으며, 한 입 크기로 잘 잘린 해산물, 볶음 야채들도 제법 신선했습니다. 짬뽕 값으로 지불한 1만 1천 원에 공깃밥까지 더해서 1만 2천 원, 거기에 입가심으로 뽑아 마신 달달한 모카 라뗴까지 완벽한 저녁이었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난 뒤엔 태종대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태종대의 헤리티지 감성 열차, 다누비 트레인도 타볼까 했는데 주변 공기를 여유롭게 마실 겸, 소화도 시킬 겸 해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태종대 산책로는 예전 그대로였습니다. 보수 공사로 일부 구간이 산책에 살짝 지장을 주기는 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녔습니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그늘 속에서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기도 하고요. 아득히 먼바다를 향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평안해지더군요.

가장 힐링이 됐던 순간은 저녁 7시 무렵이었습니다. 황혼으로 하늘이 물들기 전 오렌지빛으로 석양이 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잔잔한 물결을 따라 비치는 햇볕이 어찌나 따스하던지 그 자리에 아무 생각 없이 머물고 싶었습니다.

석양을 곁에 두며 주차장까지 천천히 걸어 내려가니 어느덧 7시 반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출차를 위해 사전 정산을 하는데 뜬금없이 경차 할인이 적용됐다고 하더군요. 캐스퍼 얼굴을 한 소형 전기차라 착각을 했나 싶기도 합니다. 엄밀하게는 최신 정보로 갱신되지 않은 주차 정산 시스템의 문제겠지만 그렇다 해도 전기차 공영 주차장 할인은 거의 같은 셈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겨야겠군요. 2시간 2분을 세워서 1,200원을 냈습니다.


태종대에서 집까지는 마냥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남은 배터리 40%로 집까지 도착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완속 충전을 걸기 귀찮아서 청도 새마을휴게소에서 급속으로 70%까지 채워 들어갔지요. 집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 반이었나 그럴 겁니다. 새벽 출근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제 곁에 이재모피자가 있어 마음만은 행복했습니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오려나 또 한 달을 기다리며 부산에 다녀올 준비를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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