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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영덕 해안도로 운전 여행 후기 본문
지난 알요일(11일) 제 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영덕 해안도로에 운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일요일 포항 운전 여행처럼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지요. 날은 우중충했지만 푸른 바다를 곁에 두며 차를 몰겠다는 목표는 한결같았습니다. 아침 7시 무렵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받아온 따스한 아메리카노, 보들보들한 맥모닝이 이날 운전 여행의 시작점이었지요.

가던 길에 하양 대부잠수교에서 잠시 머물며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뜬 경치 좋은 길 목록을 살피다 '영덕 해안도로'가 눈에 띄어서 바로 가 보기로 결정했지요. 고속도로와 지방도를 경유한 예상 이동 거리는 119km,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고속도로 통행료로 2,160원이 나오겠다고 하더군요.

919번 지방도를 쭉 따라가다 청통와촌 요금소를 지나며 고속도로에 올랐습니다. 팔공산에서 포항까지 이어진 새만금포항고속도로는 가끔 보이던 산악회 관광버스 말고는 차가 별로 없어 다니기 좋더군요. 포항 요금소에서 28번 국도, 7번 국도 순으로 도로를 몇 번 갈아타며 쭉 올라가면 영덕 해안도로 남측 시작점인 강구항이 금방 나타납니다.

아침 9시 무렵 차를 세운 해파랑공원 주변은 그야말로 한적했습니다. 단체 관광객, 가족 단위 방문객 인파로 붐비던 주말 점심, 오후의 모습과 영 다르게 조용하더군요. 5년 전 전국 방문객 1위였다는 기록은 안내판에만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내년 개통을 앞둔 강구대교 주변으로 환경 정리가 진행 중이라 딱히 경관이 좋지는 않지만 그냥 느긋하게 걸어갈 만한 운치는 있더군요.

강구항에서 조금 벗어나 인접한 해안가 마을로 향했습니다. 도로 우측 넓은 곳에 차를 잠시 세우고 창밖을 바라보니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지더군요. 이 순간을 사진으로 안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안가 주민들에게는 일상에서 매일 만나는 모습이라 아무런 감흥이 없겠지만 바다를 보기 힘든 내륙 사람들은 평소와 다른 모습에 눈과 귀를 기울이곤 합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잠깐 오르내렸더니 해안도로 남측 끝지점인 축산항이 나옵니다. 죽도산전망대랑 물가자미(미주구리)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곳 인근의 한 식당은 방송을 타면서 방문객이 좀 늘었다고 합니다. 택시 승하차장 옆에 차를 세우고 안쪽으로 들어갈까 했는데 배가 고프지 않아서 운전 여행을 이어가기로 했지요.

축산항에서 차로 5분쯤 벗어나니 영덕 해안도로 북측 구간이라는 길 안내가 뜨더군요. 주변 풍경은 영덕 해안도로 남측 구간보다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과속 방지턱이 줄줄이 이어진 남측 구간과 다르게 차 세울 곳도 많고 도로 주변도 조금 더 깔끔해서 차를 몰기도 편했지요.


차를 세운 영덕 대부정합(시간 관계가 일부 어긋난 퇴적층 암반 지대) 앞은 바람에 몰아치는 파도를 감상하기 좋았습니다. 차창 양옆을 열어 놓고 등받이를 뒤로 살짝 눕히니 힐링이 따로 없습니다. 라디오로 들려주던 음악과 내레이션 목소리도 거친 파도 앞에서 사그라집니다. 컵홀더에 놔둔 커피를 홀짝이며 여운을 즐길 뿐입니다.

여기서 약 15분 차를 몰면 눈앞에 대진해수욕장이 보일 겁니다. 고래불해수욕장 가기 전에 있는 해변인데 주차장도 넓고 세족장을 비롯한 주변 시설까지 잘 갖춰서 주말에 가족 단위로 가거나 개인 단위로 차크닉 혹은 차박을 하러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래밭도 적당히 단단해서 해변가를 따라 잠시 걷기도 좋았지요.

점심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먹거리를 사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덕시장 골목 안에 있는 호호네 호떡집을 갔는데 휴무라서 강구항으로 쭉 내려왔지요. 해파랑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토, 일요일에만 문을 연다는 대게 닭강정 가게에서 양념 반, 후라이드 반으로 포장된 미니크랩 튀김 중(中)자 하나, 대게 닭강정도 중자로 두 개를 담아왔습니다.

보통 방송으로 알려진 곳은 웨이팅이 길거나 기대보다 맛이 못한 경우가 많아서 방문을 꺼리게 되는데요. 이곳은 예외였습니다. 시식용으로 진열된 미니크랩 튀김 한두 개 집어먹고 바로 결정을 내렸거든요. 제 영향을 받았는지 옆사람도 대게 닭강정 두 박스를 주문해 가더군요. 구매한 당일에는 냉장 보관된 상태로 꺼내 먹어도 식감이 괜찮았고요. 바삭한 식감을 원한다면 냉동 보관 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차 안에서 잠시 쉬는 동안에는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만큼 넉넉하게 설치된 초급속 충전기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거든요. 사전 예열(프리 컨디셔닝)이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350kW 급속 충전기를 차에 연결하니 70~84kW 출력을 넘나들며 배터리를 빠르게 채웠습니다. 35%에서 70% 충전까지 약 15분이면 끝나더군요.

그렇게 강구항에서 집으로 대략 2시간을 운전하며 돌아왔습니다. 오전보다 교통량이 늘었는데 흐름이 비교적 빨라서 출발 전 내비게이션이 예고한 시각에 거의 딱 맞게 도착했지요. 중간에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켜져서 차를 잠깐 세우기는 했지만 꽤 만족스러운 운전 여행이었습니다. 다가올 다음 일요일에는 또 어딜 가볼지 커피 한 잔 마시며 찾아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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