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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주말엔 뭐하지? 캐스퍼 일렉트릭 부산 정모 후기 본문
지난 3일 새벽 근무를 마치고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5월 황긍 연휴 첫날 제가 활동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 클럽에서 부산 정모가 있었지요. 1차 모임 장소는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였습니다. 새벽에 미리 알아본 예상 소요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였는데 출발 직전 다시 보니 2시간으로 늘어나 있더군요. 역시 어딜 가든 차가 붐비는 주말다웠습니다.
베이커리 카페 카엘리움에는 오후 5시 반이 돼서야 도착했습니다. 청도새마을휴게소 근처에서 밀리고 밀양 어딘가에서 밀리고 만덕에서 또 한 번 정체를 빚었지만 다행히 약속 시각에 아주 늦지는 않았습니다. 핫플레이스로 소문난 곳이라 주차가 만만찮겠다 예상했는데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댈 자리가 있더군요.
카페 안에 들어가 음료를 주문하고 베이커리 코너를 살짝 둘러봤습니다. 추로스, 찹쌀 도넛, 휘낭시에부터 여럿이 나눠먹기 좋은 모카빵에 쑥떡쑥떡까지 먹을거리가 다양하더군요. 주문하는 곳 양쪽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보통 카페보다 층고가 높아서 시간을 보내기 좋아 보였습니다.
만나기로 한 캐일클(캐스퍼 일렉트릭 클럽) 회원들은 4층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대구 정모 때 창원에서 올라왔다던 회원이 보여서 금방 알 수 있었지요. 자리에 앉아서는 내려오는 길에 차가 많이 밀렸다는 오늘의 이슈부터 요즘 취미, 차박 관련 용품, 출고 후 차량 관리에 관한 얘기들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3층으로 자리를 옮긴 뒤로는 회원 두 분이 더 왔습니다. 아침 9시부터 온 가족을 데리고 운전해 내려왔다던 경기 지역 스탭 회원과 업무를 갓 마친 부산 지역 회원이 함께했지요. 자고로 자동차 동호회 스탭이라면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안 된다는 일장연설에 저를 비롯한 일부 회원들은 공감한다,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녁 7시쯤 돼서 2차 모임 장소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과 내려온 경기 지역 스탭은 트렁크 식빵등 조작에 필요한 리모컨과 비상 탈출용 망치, 따님이 만든 네잎클로버 키링을 전달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지요. 저를 포함한 나머지 회원 다섯은 카페에서 멀지 않은 등갈빗집으로 향했습니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먹은 메뉴는 쪽갈비 소금구이와 양념구이였습니다. 한 손에 목장갑, 비닐장갑을 씌워서 다 구워져 나온 갈빗대의 고기를 와구와구 뜯었지요. 야구 중계를 하던 TV 화면을 보면서 "봄데는 이제 끝났다"라며 롯데 자이언츠 소식을 전하던 부산 지역 회원들의 입담을 듣기도 하고 이달 말쯤 세차 모임을 추진할 예정이니 참석한다면 미트랑 세차 버킷을 준비해 주면 좋겠다는 당부를 듣기도 했지요.
그렇게 한창 얘기를 나누던 중 뜻밖의 소식을 듣기도 했습니다. 청주에서 이제 막 출발했다며 부산에서 잠깐 봤으면 한다는 충청 지역 스탭의 메시지였지요. 무려 참여율 100%를 자랑하는 회원이었습니다. 지난 대구 모임에서 잠깐 얘기를 나눈 게 전부였는데 이번 부산 모임에도 참석 의지를 불태우더군요. 그저 열정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밤 9시쯤 자리를 파하고 3차 모임 장소로 향했습니다. 부산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있는 24시 맥도날드였지요. 차는 어린이대공원 주차장에 모두 정렬해 세우고 5분쯤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9시 반을 넘긴 시간인데도 매장 안은 고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애매한 이 시각에 합리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로는 맥도날드만한 곳이 없지요.
가서 주문한 제 메뉴는 아메리카노 라지였습니다. 나머지 회원들도 따스한 드립 커피 한 잔, 초코 선데 아이스크림, 프렌치프라이를 곁들이며 마저 풀지 못한 입담을 펼쳤습니다. 아침 퇴근 후 잠을 거의 못 자서 피곤한 상태였는데 커피를 조금씩 나눠 마시며 흐름을 이어갔지요.
밤 11시가 되니 부산 방문을 예고한 충청 지역 스탭과 청주 지역 회원이 도착했습니다. 반가움에 저절로 일어서게 되더군요.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어떻게 부산에 내려오게 되셨냐며 다음날 이동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묻기도 하고 주변 맛집으로 갈 만한 곳에 관한 스탭의 물음에는 부산 지역 회원들이 스스럼없이 하나하나 일러주더군요.
눈이 풀릴 밤 12시쯤이 되자 회원 모두 어린이대공원 주차장으로 움직였습니다. 서로의 캐스퍼 일렉트릭을 엿보면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제 경우 이렇게 똑같은 차들이 한데 모이는 경우가 드물다 싶어서 보이는 대로 사진 촬영에 조금 더 집중했습니다. 맥도날드 안에서는 주로 일상 위주의 스몰 토크가 이어졌는데 차들이 모인 공간 안에서는 얘깃거리가 확 달라지더군요.
앞에 스플리터를 달고 천장에 루프 바스켓을 올렸을 뿐인데 귀엽기만 하던 캐스퍼 일렉트릭의 얼굴이 순간 멋져 보이기도 했습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더하지 않겠다던 제 마음가짐이 살살 흔들리기 시작했지요. 블랙 루프 박스를 짊어진 충정 지역 스탭의 캐스퍼 일렉트릭도 다른 회원분들의 차들보다 존재감이 뚜렷했습니다. 깔끔하게만 타던 저도 언젠가 이와 같은 드레스업(dress-up)을 시도할지도 모르겠군요.
제과 제빵을 즐긴다던 청주 지역 회원은 헤어지기 직전 작은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손수 만든 쿠키라며 각자 하나씩 나눠주더군요. 정성이 담긴 간식이라 더욱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집으로 향하던 휴게소에서 급속 충전하는 도중 먹어 보니 식감은 바삭하고 당도가 적당해서 운전 피로를 달래기 좋았습니다.
이날 저는 부산에서 다시 경산까지 두 시간을 달려서 집에 왔습니다. 새벽 2시 반이 넘어서 차 댈 곳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딱 한 자리가 비어서 차를 집어넣었지요. 토요일을 이렇게 꽉 차게 보낸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하루가 정말 길었습니다. 연휴 둘째 날인 일요일은 피로에 절어서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했지만요. 다가올 세차 모임을 기다리며 나중에 또 한 번 회원들을 만나러 부산에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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