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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어스 사륜 6인승 시승 후기 본문

이 차 저 차

EV9 어스 사륜 6인승 시승 후기

커피스푼 2023. 6. 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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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시승차입니다.
EV9 시승차입니다.

지난 27일 기아 황금지점에서 더 기아 EV9을 셀프 시승하고 왔습니다. 준비된 시승차는 어스 트림에 사륜구동(4WD), 6인승 스위블 시트, 21인치 휠,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스타일, 듀얼 선루프, 부스트가 추가된 모델입니다. 외장 색상은 아이스버그 그린, 실내는 라이트 그레이 투톤입니다. 세제혜택이 반영된 차 가격은 약 8,886만 원입니다.

 

 

EV9 앞모습입니다.
EV9 앞모습입니다.

밖에서 둘러본 EV9은 그리 커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에서는 팰리세이드보다 조금씩 크고 옆에서는 카니발보다 짧습니다. 햇빛을 받은 아이스버그 그린의 색감은 고려청자의 비취색에 가깝습니다. 더 뉴 셀토스의 플루톤 블루보다는 명도가 높고 색농도가 낮아서 다소 차분한 분위기를 띱니다.

 

 

EV9 얼굴을 가까이서 본 모습입니다.
EV9 얼굴을 가까이서 본 모습입니다.

LED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 외곽에 'ㄴ'자형으로 불이 들어옵니다. 각얼음 모양의 MLA(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헤드램프는 좌우로 두 줄씩 세로형으로 빛납니다. 옆에서 자세히 보면 안쪽에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로 추가 점등되는 부위가 어딘지 알 수 있습니다.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는 각각 그릴 하단의 블랙 하이그로시 장식과 호랑이 얼굴을 완성하는 앞범퍼 가운데에 들어갑니다.

 

 

EV9 옆모습입니다.
EV9 옆모습입니다.

옆에서 본 EV9의 골격은 꽤 튼실해 보였습니다. 캐릭터라인이 앞바퀴 펜더에서 이중 사선으로 갈라지며 평행을 이루다가 뒷문 끝에서 다시 합치며 돌출된 뒷바퀴 펜더의 윤곽을 강조합니다. 라인의 비례감이 잘 드러나서 심리적 안정감이 더 느껴집니다. 바퀴를 휘감은 두툼한 블랙 하이그로시 장식은 일종의 음영 효과를 노린 듯했습니다. 누군가는 어비스 블랙 펄로 장식을 몽땅 가리고 싶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기교가 잘 살아난 조각 전시품처럼 보기가 좋았습니다.

 

 

EV9 뒷모습입니다.
EV9 뒷모습입니다.

뒤에서 보면 다른 차보다 여백이 넓게 느껴집니다. 세 갈래로 나뉜 리어 램프는 명목상 스타맵 주간주행등과 균형을 맞추려는 구성이었겠지만 암묵적으로 차명 숫자를 드러내기 위한 요소(3X3=9)로 보이기도 합니다. 좌우로 삐죽 올라간 형상의 리어 스포일러와 뒷범퍼는 호랑이 얼굴의 느낌을 이어서 전달하려는 의도였을까요? 면면으로 살피면 허전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단정한 구석이 엿보입니다.

 

 

EV9 운전석 밖에서 본 실내입니다.
EV9 운전석 밖에서 본 실내입니다.

 

EV9 운전석 시점은 이렇습니다.
EV9 운전석 시점은 이렇습니다.

운전석을 열어봤습니다. 문 열림 각도가 넓고 문을 여닫는 감각과 무게감, 밀착감이 좋았습니다. 좌판 길이는 팰리세이드만큼 길고 등받이를 받치는 좌우 품은 다소 돌출된 형태라 착석감이 편안했습니다. 전동식 1열 레그 서포트로 하지를 들어 올리면 더 편한 운전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발바닥이 닿는 위치는 팰리세이드보다 높은데 시트를 최소로 내리면 팰리세이드랑 운전 시점이 비슷해져서 허벅지 앞쪽이 살짝 뜹니다. 운전 시에는 좌판을 조금 올려서 타길 권합니다.

 

 

뒤에서 본 EV9의 운전석 헤드레스트입니다.
뒤에서 본 EV9의 운전석 헤드레스트입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든 구성은 메쉬형 헤드레스트(머리받침)였습니다. 일반 대형 SUV의 헤드레스트보다 적당히 잘 파묻혀서 포근했습니다. EV6보다 앞으로 덜 튀어나와서 피로감이 적고 머리를 기대기 좋았습니다. 바람구멍이 많아서 목덜미가 다른 차보다 서늘한 기운이 돕니다. 사무용 의자로 유명한 브랜드 제품을 벤치마킹한 결과였을까요? 타공이 잘 된 1열의 헤드레스트는 2열 승객의 시야 확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EV9 운전대는 이렇습니다.
EV9 운전대는 이렇습니다.

운전대는 직사각형에 가까운 타원에 가깝습니다. 운전대 림은 손에 잘 달라붙는 재질이며 혼 커버 좌우 버튼을 눌렀다 떼는 느낌이 괜찮았습니다. 드라이브 모드와 터레인 모드는 혼 커버 아래에 붙는데요. 운전대를 양손에 붙잡은 상태로 누르기에 힘든 위치입니다. 운전대 상하 조절 범위는 넓은데 앞뒤 깊이 조절 거리가 생각보다 짧습니다.

 

정차 상태로 운전대를 돌렸을 때 전해지는 무게감은 팰리세이드나 익스플로러보다 가볍고 매끄럽습니다. 앞바퀴를 돌리는 회전 저항감이 잘 안 느껴집니다. 거칠고 뻣뻣한 도로인데 마치 에폭시 바닥(지하주차장 환경)에서 운전대를 돌리는 느낌이라 이질감이 듭니다.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돌아가는 회전량은 더 많은 느낌입니다. 예상했던 두 바퀴 반보다 더 많이 넘어가더군요.

 

 

EV9 전원 버튼은 전자식 변속 칼럼 안쪽에 붙습니다.
EV9 전원 버튼은 전자식 변속 칼럼 안쪽에 붙습니다.

전원(시동)은 칼럼식 기어 레버 안쪽에 붙습니다. EV9을 사전 학습한 운전자가 아니면 전원 버튼을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입니다. 운전대 우측 스포크에 살짝 가려지거든요. 레버 주변부 마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친환경 소재 비중을 늘린 전기차로 인식하고 만지면 별 느낌이 없는데 아이오닉 5, 디 올 뉴 그랜저의 전자식 변속 칼럼을 경험한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걸 왜 이리 저렴하게 만들었나?' 싶을 겁니다.

 

 

EV9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버튼은 조작감이 떨어집니다.
EV9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버튼은 조작감이 떨어집니다.

가운데 에어벤트 위에 글자만 적힌 버튼은 일반 차에서 대중화된 터치 방식보다 조작감이 떨어집니다. 홈 화면, 내비게이션 지도와 같은 기능을 화면에 띄우려면 폰트 위에 정확히 손을 대고 눌러야 합니다. 최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힘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공동 현관 출입 비밀번호를 누르듯 심리스(Seamless, 아주 매끄러운)한 반응을 기대했는데 전통적인 물리 버튼보다 못합니다. 폰트 주변은 눌러봐야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EV9 가운데 12.3인치 화면은 반응이 좀 더딥니다.
EV9 가운데 12.3인치 화면은 반응이 좀 더딥니다.

가운데 12.3인치 화면의 터치 반응도 차급에 맞지 않게 다소 느렸습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시 자판을 입력하면 중간중간 딜레이가 느껴집니다. NQ5 스포티지보다 느립니다. 보통의 내연기관차보다 적용된 전자 장비가 많고 연결된 소프트웨어 콘텐츠가 많아서 그럴 수 있겠지만 스마트폰처럼 쾌적한 반응을 기대한 운전자라면 실망할 겁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전자제품스런 전기차)은 아직 멀었습니다. 예전의 자동차보다 전자제어 범위는 늘었지만 우리의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몇 년 더 지나야 합니다.

 

 

EV9 세로형 5인치 공조 화면은 이렇습니다. 운전석에서는 화면이 반 정도 가립니다.
EV9 세로형 5인치 공조 화면은 이렇습니다. 운전석에서는 화면이 반 정도 가립니다.

 

EV9에서 온도 조절 및 바람 세기는 가운데 물리 버튼이 만지기 더 편합니다.
EV9에서 온도 조절 및 바람 세기는 가운데 물리 버튼이 만지기 더 편합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LCD 계기판)와 내비게이션 화면의 자투리 영역을 활용한 아이디어는 괜찮았습니다. 세로형 5인치 화면에서 온도와 바람 세기, 풍향 조절이 가능한데요. 운전석 시점에서는 화면의 반 이상이 가려집니다. 에어벤트 좌우 밑으로 독립된 푸시 버튼(온도 조절, 바람 세기 조절)이 5인치 공조 화면의 결점을 일부 보완하지만요. 주행 중 2열 온도 조절과 같은 기능은 동반자석 탑승객에게 맡길 일이 많을 겁니다.

 

 

EV9 스마트키는 이렇습니다.
EV9 스마트키는 이렇습니다.

스마트키는 물수제비 뜨기 좋은 납작 돌처럼 손가락 마디에 잘 걸려서 그립감이 좋습니다. 좌측면에는 원격시동과 전진, 후진, 프렁크 열림, 우측면에는 문 잠금과 문 열림, 트렁크 열림, 경적음 버튼이 붙습니다. 현대 로고를 본떠 만든 조약돌 모양의 스마트키보다 버튼 크기가 작지만 누르고 떼는 조작감이 좋았습니다. 윗면과 아랫면, 고리에 달린 소재는 리사이클링(재활용) 소재로 마감됩니다. 반질반질하게 마감된 현대차 스마트키랑은 다른 질감입니다.

 

 

EV9 플로팅 센터 콘솔을 둘러본 모습입니다.
EV9 플로팅 센터 콘솔을 둘러본 모습입니다.

플로팅 센터 콘솔의 공간 활용성과 소재 마감은 전반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컵홀더 슬라이드 커버는 부드럽게 잘 밀리고 컵홀더 날개 뒤에 스마트폰을 옆으로 비스듬히 세울 수 있어서 좋더군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는 EV6보다 깊어서 험로 주행으로 다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충전이 잘 될 듯합니다. NFC 패드는 소폭 높여서 방열판처럼 틈을 만들고 사선으로 바람길을 만들어 무선 충전 시 열기가 잘 빠지도록 디자인했더군요.

 

 

EV9 시트 열선 및 통풍은 도어 트림에 붙습니다.
EV9 시트 열선 및 통풍은 도어 트림에 붙습니다.

시트 통풍과 열선, 운전대 열선, 메모리 시트 버튼은 문 손잡이 부근에 있습니다. 통풍은 1→2→3단 순으로 차례대로 켜집니다. 온도 22도 기준으로 1단만 틀어도 좌판과 등받이가 서늘하며  2단으로 틀면 시원한 바람이 느껴집니다. 센터패시아에서 분산된 버튼 중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2열 통풍과 열선 기능도 문 손잡이 바로 앞에 붙습니다.

 

 

EV9의 이중 접합 유리는 꽤 두꺼워서 차음성이 좋습니다.
EV9의 이중 접합 유리는 꽤 두꺼워서 차음성이 좋습니다.

유리는 1열과 2열 모두 상하행 원터치로 열렸다 닫힙니다. 윈드실드(앞유리)부터 2열까지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들어가는데 아이오닉 5나 EV6보다 외부 소음이 한층 덜 느껴집니다. 유리를 내려보니 가운데 들어가는 필름층이 눈에 띄게 두껍고 릴레이 모터로 작동하는 유리의 오르내림도 부드러웠습니다. 바람이 웬만큼 불던 날씨였는데 안에서는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바로 옆으로 버스나 트럭이 지나가면 두 번 걸러서 작게 들려줄 뿐입니다.

 

전원을 켰을 때 들리는 전장품 소리도 거의 안 들립니다. 조용하다고 느꼈던 전기차 중 하나인 폴스타 2도 모터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데 EV9은 그보다 더 조용합니다. 시동 후 공조 장치를 가동했을 때 들리는 바람 소리가 보다 잘 느껴집니다. 너무 조용해서 출발 직전 계기판 왼쪽 밑에 'Ready(주행 가능 상태 표시)' 아이콘이 켜졌는지 살필 일이 많겠습니다.

 

 

밖에서 EV9 2열을 살핀 모습입니다.
밖에서 EV9 2열을 살핀 모습입니다.

2열은 운전석 문처럼 넓게 열립니다. 좌판 길이는 운전석과 같고 등받이가 다소 뒤로 누운 형태라서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좌판은 1열보다 좀 더 푹신하고 좌우로 안기는 느낌은 1열이 더 낫습니다. 바닥 위치가 높아서 허벅지 앞쪽이 반주먹 정도 뜹니다. 레그룸과 헤드룸은 주먹을 대기 무안할 만큼 넉넉합니다. 시트 위치는 아래의 슬라이딩 레버를 당겨서 조절하는 방식이며 3열 승하차 방법은 팰리세이드 6인승 모델과 동일합니다.

 

 

EV9 확장형 센터콘솔은 이렇습니다.
EV9 확장형 센터콘솔은 이렇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공조 장치 컨트롤러와 테이블 겸 수납함으로 만들어진 확장형 센터콘솔은 미니밴스럽게 보입니다. 2열 스위블 시트는 하차 방향으로 90도, 3열을 향해 180도로 꺾입니다. 가족 여행 전에 카시트를 끼거나 한적한 호숫가에 도착 후 3열을 접고 테일게이트를 활짝 열어 바람을 쐬는 식으로 공간 활용에 의미가 있습니다. 안락한 이동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면 1백만 원 더 주고 2열 릴렉션 시트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시트 평탄화가 더 중요하면 기본 7인승 시트가 더 유리합니다.

 

 

EV9 3열은 성인이 잠시 앉아갈 만합니다.
EV9 3열은 성인이 잠시 앉아갈 만합니다.

3열은 전동식으로 접고 폅니다. 둘 중 어느 타입이든 6인승 시트를 고르면 전동식 리클라이닝으로 등받이가 더 누워서 타고 가기 편해집니다. 팰리세이드랑 비교했을 때 레그룸은 소폭 여유가 있고 좌판 위치가 살짝 높으며 헤드룸에 여유가 있어서 성인도 잠시 앉아갈 만해집니다. 형식적 3열로 의미부여된 다른 SUV보다는 좋은데 구조상 한계는 여전합니다.

 

만약 EV9을 카니발의 대체 수단으로 접근했다면 생각을 접으셔야 할 겁니다. 전기차 모델 중 기함급으로 만든 대형 SUV랑 내연기관 모델 중 SUV 느낌을 낸 MPV는 성격이 전혀 다르고 가격 포지셔닝과 상품 패키징 방향성도 다르거든요. 집밥으로 충전하는 삶에 익숙해진 운전자 입장에서 EV9은 하나의 대안 모델이 되겠으나 전기차 경험 데이터가 부족한 분들에게 EV9은 충동구매가 아닌 참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게 이롭습니다.

 

 

시내 구간에서 EV9을 시승하던 모습입니다.
시내 구간에서 EV9을 시승하던 모습입니다.

주행감은 어떨까요? 99.8kWh 배터리를 싣고 달리는 EV9는 30km/h 이하의 저속에서 둥실거리고 50~60km/h의 중속으로 움직이면 하체가 탄탄해집니다. 최초 시동 시 회생 제동 레벨 1단계가 되는데 감속력은 아이오닉 5 기준으로 레벨 2에 가깝습니다. 레벨 0으로 회생 제동 레벨을 낮추면 보통의 내연기관차처럼 느려집니다.

 

넷상에서 말하는 묵직함과 달라붙는 맛을 기대했는데 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제동 시 앞이 쏠리며 가라앉고 출발 시 앞이 살짝 들리며 움직입니다. 차체가 좌우로도 잘 기울더군요. 댐핑은 EV6보다 단단하면서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듯했습니다. 방향 전환과 차선 변경 시 조향감은 더 뉴 팰리세이드 3.8 가솔린보다 부드럽고 가볍게 느껴집니다.  

 

 

EV9 풋 레스트와 브레이크, 가속 페달은 이렇습니다.
EV9 풋 레스트와 브레이크, 가속 페달은 이렇습니다.

정차 후 출발 시 가속감은 에코 보다 노멀 모드가 낫습니다. 처음 20km/h까지는 앞바퀴 동력이 10~20% 넘어가고 그 뒤로는 대부분 후륜 위주로 동력을 보냅니다. 가속감은 에코 모드 기준으로 아이오닉 5보다 더디고 페달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다니기엔 노멀 모드가 좀 더 낫습니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출력의 갭이 크고요. 전비를 아끼는 주행보다는 노멀 모드 및 회생 제동 레벨 0 세팅으로 운전하기 더 좋습니다.

 

 

폭넓은 대로에 나와서 EV9을 몰아봤습니다.
폭넓은 대로에 나와서 EV9을 몰아봤습니다.

승차감은 보통의 대형 SUV보다 단단하면서 덜 흔들립니다. 안팎의 진동 소음 억제가 잘 된 편이라서 더 안락하고 포근하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자세를 추스르는 시간이 짧고 노면에 따른 소음 편차가 적습니다. 보통의 전기차에서 들릴 만한 모터의 작동음도 EV9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A-필러가 다소 서 있는 차체의 특성상 약간의 바람 소리는 느껴지는데 움직이고 있을 때 들리는 주변 소음은 팰리세이드보다 더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EV9에 꽂힌 21인치 휠 타이어를 찍어봤습니다.
EV9에 꽂힌 21인치 휠 타이어를 찍어봤습니다.

타이어는 아이오닉 5랑 같은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올시즌)를 낍니다. 크기는 한 치수 더 큰 21인치이며 규격은 285/45 R21입니다. 일반 타이어보다 트레드 폭이 넓은 제품인데도 주행 소음이 적게 들립니다. 기본적으로 컴포트 특성에 가까운 타이어라서 50km/h 안팎의 저중속 주행으로는 부드럽고 차분하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30분간 시승하며 기록된 EV9의 주행 정보입니다.
30분간 시승하며 기록된 EV9의 주행 정보입니다.

EV9의 전비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다른 전기차보다 덜 나옵니다. 7.3km를 30분 다녔을 때 표시된 평균 전비는 4.5km/kWh였습니다. 배터리 용량과 차체의 크기, 2.6톤에 가까운 공차 중량, 바람 저항이 많이 받는 대형 SUV 형태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로 국내 인증 전비는 도심에서 4.3km/kWh, 고속도로에서 3.4km/kWh 정도며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454km입니다. 얌전하게 타고 다니는 분들은 4~5km/kWh가 일반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EV9 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를 살펴봤습니다.
EV9 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를 살펴봤습니다.

 

EV9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이렇게 보입니다.
EV9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이렇게 보입니다.

후측방 모니터와 12.3인치 화면에 보이는 서라운드 뷰 카메라의 화질은 EV6보다 선명합니다. 이미지 센서 차이로 나타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후보정 프로세싱으로 선명하게 필터 처리 단계를 더 높인 느낌도 듭니다. 앞유리에 전사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판이 더 커서 글자가 다른 차보다 더 크고 선명하게 보입니다.

 

 

EV9의 길 안내 실력은 별로입니다.
EV9의 길 안내 실력은 별로입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결정하면 차선 별로 진행 방향이 뜨는데요. 가까운 곳을 찾아가는 길 안내 알고리즘은 좀 더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좌회전 후 U턴하면 더 효율적인데 골목길로 돌고 돌아 어렵게 찾아가게 만듭니다. 데이터 축적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정확도와 효율성이 좋을 수 있겠으나 수도권에서 먼 광역시 단위 지역의 길 안내 정확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였습니다.

 

 

EV9은 전기차를 경험했던 고객들에게 구매력이 높습니다.
EV9은 전기차를 경험했던 고객들에게 구매력이 높습니다.

EV9은 팰리세이드급 전기차를 희망했던 분들에게 제안할 만한 모델입니다. 전기차에 관한 경험치가 높은 분들이 구매를 고려할 만한 상품성을 고루 갖췄습니다. 평소 내연기관차를 몰던 고객 입장에서는 구매 결정을 조금 미룰지도 모릅니다. 카니발 대체 수단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는데 팰리세이드보다 조금 넓은 정도며 가격은 7,385만 원부터 시작되니까요. 사륜 에어 트림에 컨비니언스, 모니터링, 듀얼 선루프를 넣는 것만으로도 8천이 넘어갑니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EV9... 상품성은 괜찮습니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EV9... 상품성은 괜찮습니다.

충전하고 달리는 전기차 라이프에 적응한 분들에게 EV9는 구매 만족도가 높겠으나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좀 더 많은 차를 둘러보고 결정하길 바랍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라이프스타일마저 바꿔버리거든요. 충전 경험에 얽매여 시간을 흘렸던 예전의 전기차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는 전통적 개념의 자동차에 좀 더 가깝습니다. 스마트폰을 자동차에 연결해서 상태를 확인하는 정도는 되는데 손에 들고 다니는 전자제품처럼 쓰기 편해진 건 아닙니다. 전기차 그 자체로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을 모빌리티가 되려면 앞으로 최소 몇 년은 더 지나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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