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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니로 EV 그린카 시승 후기 본문
어제(13일) 그린카로 니로 EV를 세 시간 빌렸습니다. 동대구역 근처 카셰어링 존에 니로 EV가 신차로 들어왔거든요. 현장에서 차를 둘러보니 주행 누적 거리는 340km, 올해 3월에 만들어진 모델이었습니다. 기본형 등급인 에어(Air)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만 추가됐으며, 외장은 스노 화이트 펄(흰색), 실내는 차콜 원톤으로 꾸몄습니다. 가격은 5,269만 원(세제혜택 전 적용가)입니다.
바퀴는 17인치로 꽂힙니다. 블랙 유광으로 장식된 알로이 휠에 전기차용 타이어로 금호의 솔루스 TA31 EV를 신겼습니다. 규격은 215/55 R17입니다. 일반 내연기관용 솔루스 TA31보다는 마찰 소음이 적고 부드러운 편이라서 승차감은 말랑합니다. 니로 HEV(하이브리드) 16인치 모델보다 덜 흔들리고 자세를 잘 잡는데 18인치 모델보다는 물러서 운동성이 좀 떨어집니다.
헤드램프 구성은 윗등급인 어스(Earth) 트림과 다릅니다. 에어는 LED 주간주행등 위에 일반형(할로겐) 프로젝션 헤드램프, 안쪽으로 전구형 방향지시등이 점멸되는데요. 어스는 LED 주간주행등이 방향지시등을 겸하며 프로젝션 헤드램프도 LED로 빛납니다. 공기흡입구 좌우의 LED 안개등도 에어 트림에서 빠집니다. 뒷범퍼에 달린 방향지시등, 후진등은 에어에서 전구, 어스에서 LED로 켜집니다.
옆모습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앞바퀴를 휘감고 로커 패널로 쭉 흐르는 장식이 일반 플라스틱이거나(에어) 블랙 하이그로시(어스)로 나뉠 뿐입니다. 외장 색상이 무채색(검정-오로라 블랙 펄, 회색-스틸 그레이, 흰색-스노 화이트 펄) 계열이면 바디 컬러에 묻혀서 자연스럽게 보이는데요. 시티스케이프 그린, 미네랄 블루와 같은 유채색이면 유광 처리된 장식이 보기에 더 낫습니다. C-필러 장식(엣지 팩)은 안 들어간 모델이 보기에 더 좋았습니다.
시트는 바이오 인조 가죽으로 채워집니다. 좌우 품과 좌판 양쪽, 헤드레스트는 가죽, 등받이랑 좌판 가운데는 직물에 가깝더군요. 옷에 달라붙는 밀착감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표면 감촉은 어스 트림이 나은데 쿠션감은 비슷하거나 좀 더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1열 통풍은 1단으로 틀어도 시원합니다. 실내 온도 20도에 맞춰서 시트 통풍, 열선을 연동했더니 낮 기온 23도에서 2단 통풍이 켜지더군요. 평소 열이 많은 편인데도 방석이 차게 느껴질 만큼 통기성이 좋았습니다.
계기판 LCD(슈퍼비전 클러스터)랑 가운데 내비게이션 화면은 둘 다 10.25인치로 들어갑니다. 편의 장비로 애프터 블로우가 포함된 풀오토 에어컨,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기본입니다. 충전 시 스마트폰이 뜨겁지 않도록 바람을 잘 불어넣게 한 점은 좋은데요. 충전 효율은 아이오닉 5(15W급) 보다 떨어집니다. 배터리 잔량을 지켜주는 정도라서 가능하면 C-타입 케이블로 고속 충전을 권합니다.
2열 좌석은 1열보다 푹신했습니다. 더 뉴 K3와 비슷합니다. 등받이는 다소 서 있어서 운전석 헤드레스트 정면에 시선을 두게 되는데요. 등받이를 5도 정도 더 눕히면 헤드레스트 위쪽으로 시선이 올라가면서 허리 쪽 긴장이 풀리며 편안해집니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맞닿는 좌판은 1열보다 더 깊게 들어가더군요.
대신 바닥이 높아서 무릎 뒤쪽이 뜨고 운전석 아래 발 공간이 부족합니다. 무릎 공간은 한 개 반에서 주먹 두 개가 꽉 끼게 들어갑니다. 공간은 작년 9월에 시승한 니로 어스 트림과 같은데 착석감은 어스보다 낫습니다. 편안한 자세로 고쳐 앉기에 더 유연하다고 할까요? 휴대용 전자기기는 시트백 측면 USB-C에 케이블을 꽂아 충전하면 됩니다.
테일게이트는 수동으로 여닫는 방식입니다. 후방카메라 우측 손잡이를 당겨서 열고 닫을 때는 테일게이트 우측 손잡이를 붙잡고 내려 닫으면 됩니다. 2열 시트는 6:4 비율로 접히며 완전히 접었을 때 완만하게 경사가 집니다. 시트를 접고 펴는 과정에서 벨트가 꼬이지 않도록 처리한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트렁크 바닥과 입구의 높이 차는 반주먹 정도며 러기지 보드 밑에 마련된 수납공간이 꽤 깊습니다.
주행감은 기아에서 시승차로 돌리던 니로 EV 어스 트림과 비슷했습니다. 직전에 2박 3일을 함께한 폴스타 2 싱글 모터와 견주기엔 주행 품질이 밋밋합니다. 같은 앞바퀴 굴림이지만 뒷바퀴가 따라붙는 느낌이 느슨하고 서스펜션 반응 능력도 상대적으로 여유로우며 좌우로 더 많이 기웁니다. 타이어에서 오는 차이도 있지만 1열까지 이중 접합된 유리임에도 폴스타 2 만큼 조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오닉 5와 비슷하고 니로 HEV보다는 주행 소음이 덜합니다.
전비(연비)는 폴스타 2보다 잘 나옵니다. 배터리가 덜 들어가서 가볍고 바람 저항도 덜 하거든요. 니로 EV로 두 시간 넘게 50km를 이동한 평균 전비가 8km/kWh였습니다. 오르막 구간이 긴 가산산성 주차장까지 상행(20.6km) 전비가 5.3km/kWh, 가산산성 야영장 입구에서 i-페달을 걸고 내려간 하행(29km) 전비가 13.2km/kWh였습니다. 회생 제동 레벨에 따른 감도는 아이오닉 5와 비슷하며 니로 HEV보다는 강하게 느껴집니다. 내리막 주행 시 에너지 회수력은 아이오닉 5가 좀 더 좋았습니다.
니로 EV에서 i-페달 주행은 꽤 편했습니다. 신호 대기에 걸려서 차를 세울 때 오른발을 가속 페달에서 서서히 떼는 것만으로도 차가 부드럽게 멈춥니다. 완만한 오르막이나 내리막 경사로를 끼고 있어도 뒤로 밀리거나 앞으로 미끌거리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정차 직전 미세하게 딸깍하고 걸리는 소리가 나며 계기판 우측에 'STOP(멈춤)' 표시가 뜨는데 오토 홀드와 같은 안정감은 아녔습니다. 미덥지 않아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오토 홀드를 걸게 됩니다. 정차 후 출발 시 오토 홀드가 굼뜨지 않고 깔끔하게 풀립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왼쪽 앞유리에 비치된 전기차 충전 카드를 이용하면 됩니다. 충전 시 회원 카드를 태깅하거나 카드에 적힌 16자리 번호를 입력하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전기차 충전소로 해 놓으면 배터리 컨디셔닝 모드로 알아서 충전 효율이 최적화되니까 상황에 따라 잘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그린카에서는 50% 이상 충전 후 반납 시 5천 포인트, 70% 이상 충전 시 8천 포인트가 적립됩니다(유효기간은 14일, 차고지가 '제주시'인 경우 제외).
배터리 충전 시 입력되는 전력은 얼마나 될까요? 가산산성 주차장에 설치된 대영채비 100kW 급속 충전기의 경우 배터리 잔량 70%에서 25~29kW 정도 입력됩니다. 80%까지 10% 채우는데 19분 걸리더군요. 80%부터는 전류가 74A에서 47A로 줄면서 전력이 18kW로 떨어집니다. 90%에 다다르면 전류가 47A에서 34A로 더 떨어지며 13kW로 낮아집니다. 80%에서 90%까지는 22분이 걸립니다. 전날 밤 장거리 주행을 대비해 완속 충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80% 위로 배터리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니로 EV 반납 후 카드로 청구된 주행 요금은 4천 원이었습니다. 1km에 80원씩 받거든요. 세 시간 주행 보험료가 14,620원, 대여료 60% 할인 쿠폰과 포인트 1만 4천 점으로 실 결제 요금을 최대한 떨궜습니다.배터리 잔량 87%로 반납해서 포인트로 8천 점을 돌려받았죠.
금액으로 계산하면 치킨 한 마리 배달값(약 2만 5천 원)에 니로 EV를 누린 셈인데요. 저처럼 할인 쿠폰과 회원 등급 혜택을 잘 쓰면 보험료에 약간의 주행 요금만으로도 퉁치기가 됩니다. 여유가 있으면 세차 리워드도 유효 기간 30일짜리 포인트로 회수되니까 오히려 좋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 혜택도 통하니까요. 카셰어링으로 니로 EV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위 내용을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장거리 이동 시 배터리 충전 전략이 중요해지니까 사전 경로 파악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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