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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무엇이 새로운가?

커피스푼 2023. 4. 1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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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빌리티쇼 기아 부스에 전시된 EV9의 모습입니다.
서울모빌리티쇼 기아 부스에 전시된 EV9의 모습입니다.

지난 1일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아 EV9를 보고 왔습니다. 아이오닉 5, EV6보다 큰 전기 SUV입니다. 3열을 갖춘 모델이면서 2열 공간의 쓰임새를 늘리고 지속 가능한 소재와 새로운 기술로 실내를 잔뜩 메웠습니다. 겉으로는 맷집 좋은 대형 SUV로 보이는데 속으로는 스타리아 라운지와 카니발, 팰리세이드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2분기 중 사전 계약이 진행될 EV9은 무엇이 새로울까요? 간략히 짚어봤습니다.

 

 

EV9 GT-라인의 옆모습입니다.
EV9 GT-라인의 옆모습입니다.

크기 기아 EV9 기아 카니발 현대 팰리세이드
전장 5,010mm 5,155mm 4,995mm
전폭 1,980mm 1,995mm 1,975mm
전고 1,755mm 1,775mm 1,750mm
휠베이스 3,100mm 3,090mm 2,900mm

EV9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하면 카니발보다는 조금씩 작고 팰리세이드보다는 살짝 큽니다. 전장 5,010mm, 전폭 1,980mm, 전고 1,755mm, 휠베이스는 3,100mm에 이릅니다. 그릴과 범퍼, 휠, 루프랙에 변화를 준 EV9 GT-라인은 일반 EV9보다 5mm 길고 25mm 높습니다. 앞바퀴랑 뒷바퀴를 밖으로 밀어내며 승객석과 배터리 팩 공간이 커졌습니다.

 

 

EV9의 전기차 플랫폼 구성은 이렇습니다.
EV9의 전기차 플랫폼 구성은 이렇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77.4kWh에서 99.8kWh로 약 28.9% 늘었습니다. EV9 이륜(2WD)과 사륜(4WD). GT-라인 셋 다 동일합니다. 한 번 충전으로 500km 넘게 달릴지는 국내 인증 절차가 마치는 대로 나오겠군요. 19인치 이륜과 사륜으로는 달성이 무난하겠으나 21인치 바퀴가 꽂힌 사륜 모델은 힘들지도 모릅니다. 바람저항을 많이 받는 데다 무겁기까지 하니까요. 충전 시간은 350kW 초급속 충전기로 10%에서 80%까지 25분 걸린다고 합니다.

 

모터 출력과 토크는 모델에 따라 다릅니다. 뒷바퀴만 힘이 전달되는 이륜 모델은 150kW(204마력)과 350Nm(35.7kgf.m), 사륜 모델은 283kW(385마력)과 600Nm(61.2kgf.m) 토크를 내는데요. EV9에 내장된 후륜 모터는 작동 방식이 특이합니다. 일상에서는 인버터 하나, 순간적인 큰 힘이 필요할 때 인버터 두 개로 출력을 높입니다. 굽은 길 주행 시 좌우 바퀴의 회전력을 조절하는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강풍에 흔들리는 차체의 거동을 붙잡는 횡풍 안정 제어도 추가됐죠. 참고로 횡풍 안정 제어는 2023년형 스타리아에 기본화된 주행 안정화 기술이기도 합니다.

 

 

EV9 일반 모델의 앞모습은 이렇습니다.
EV9 일반 모델의 앞모습은 이렇습니다.

얼굴에 장식된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은 낯선 기술이 아닙니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그림이 바뀌는 홀로그램 따조를 닮았습니다. 우안(오른쪽 눈)용 이미지와 좌안(왼쪽 눈)용 이미지를 배열하고 반원통형 렌즈를 깔아서 교차시키면 우리 눈에는 2차원 평면 영상이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보이게 됩니다. 현대모비스에서 선보인 렌티큘러 그릴 라이팅 기술이 EV9에서 부르기 좋게 이름이 바뀐 것뿐입니다. 평소에는 바디 컬러에 묻혀서 안 보이다가 웰컴 라이트가 작동하면 사전 저장된 프로필대로 LED가 켜지며 숨은 그릴을 띄웁니다. 내연기관의 흔적을 묘사한 위 기능은 구독형 상품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EV9 GT-라인에는 좌우로 라이다가 붙습니다.
EV9 GT-라인에는 좌우로 라이다가 붙습니다.

고속도로 자율주행(HDP)은 GT-라인에 한정되겠습니다. 자율주행 구현에 큰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가 센서 장비 중 비싼 축에 속하거든요. 일반 모델은 HDP를 내주는 대가로 대중성 높은 상품 위주로 트림을 묶어서 지명도를 높이고 GT-라인은 값비싼 안전 사양을 바라는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형태로 상품을 구성할 듯합니다. 많이 팔릴 트림과 특별 트림의 상품 전략은 납득할 만한 갭(gap)이 뚜렷해야 설득력이 있으니까요.

 

라이다가 좌우로 하나씩 달린 점은 위치 정확도 요구 수준과 전방 감지 범위, 가격을 절충한 결과물로 보입니다. 일례로 시험 연구 중인 자율주행 농기계의 경우 참고할 지형 자료가 없으니까 감지 범위가 자동차보다 넓어야 하고 수리 용이성을 위해 저가형 라이다를 관절마다 붙이는데요. EV9의 경우 사전 매핑(mapping)된 내비게이션 지도에 위성 항법으로 측정된 좌표가 기록돼 있으니까 이걸 안전하게 추종할 하드웨어랑 치밀한 알고리즘만 잘 갖추면 됩니다. 앞범퍼에 매달린 중거리형 레이더와 전후좌우로 설치된 카메라는 자율주행을 뒷받침하는 주행 보조 장비로 쓰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 않게 가격을 잘 맞췄을지 궁금해집니다.

 

 

EV9의 2열과 3열 주요 공간은 이렇습니다.
EV9의 2열과 3열 주요 공간은 이렇습니다.

 

EV9의 2열 공간을 살피던 모습입니다.
EV9의 2열 공간을 살피던 모습입니다.

EV9의 2열은 공간의 쓰임새를 잘 노린 듯했습니다. 차박을 원한다면 6:4 벤치 시트, 3열과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거나 테일게이트를 활짝 열어 라운지로 쓰기 위한 목적이라면 스위블형 독립 시트, 안락한 이동을 원한다면 릴렉션형 독립 시트, 6인 승차에 목적이 큰 기본형 독립 시트까지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카니발 노블레스 7인승 모델의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와 스타리아 라운지의 2열 스위블링 시트를 EV9에 맞게 잘 포장한 느낌이었습니다. 1열 센터콘솔 뒤에 마련된 확장형 센터콘솔, 천장에 붙은 공조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2열 열선, 통풍 버튼은 문 손잡이 부근에 달았더군요.

 

 

EV9의 프렁크는 이렇습니다.
EV9의 프렁크는 이렇습니다.

형식적이었던 프렁크도 전보다는 쓰임새가 많아지겠습니다. 운전석 왼쪽에서 프렁크 열림 버튼 두 번만 눌러주면 보닛이 딸깍하고 올라오거든요. 그냥 벌어진 틈새에 손을 넣고 살짝 들면 가스 리프트 실린더가 팽창하며 보닛이 위로 열립니다. 수납공간 주변을 플라스틱 커버로 잘 덮어놔서 다른 이물이 낄 위험은 줄었는데 좀 더 사용하기 편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이 정도면 테일게이트처럼 전동식으로 한 번에 쓱 열어주는 식으로 바꿔도 좋을 텐데 말이죠.

 

 

EV9 일반 모델(좌)과 EV9 GT-라인(우)에 꽂혔던 21인치 바퀴입니다.
EV9 일반 모델(좌)과 EV9 GT-라인(우)에 꽂혔던 21인치 바퀴입니다.

현장에 있던 EV9에는 21인치 바퀴가 꽂혀 있었습니다. 제품은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 타이어 규격은 285/45 R21이며 트레드웨어는 540, 트랙션은 B 등급입니다. 아이오닉 5에 꽂히던 20인치 타이어보다 커 보이는데 트랙션 등급이 좀 낮더군요. 휠 패턴은 일반 모델이나 GT-라인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공력 휠 외곽을 알로이로 남길지(일반 모델), 카본 패턴으로 전면 가공할지(GT-라인)의 차이만 있더군요.

 

 

EV9의 1열 구성은 이렇습니다.
EV9의 1열 구성은 이렇습니다.

EV9은 여러 면에서 새롭긴 합니다. 12.3인치 LCD 계기판(디지털 클러스터)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 사이에 세로형 5인치 공조 터치 화면을 끼워서 베젤(bezel)을 확실히 줄였거든요. 지속 가능한 소재 중 가장 만족한 부위는 메쉬(mesh) 형 헤드레스트였습니다. 툭 튀어나온 EV6보다 저항감이 적고 포근해서 기대기 좋았습니다. 에르고 모션 시트는 운전석만 있는데 언젠가 동반자석까지 확장해 줄 듯한 느낌입니다. 플로팅 센터 콘솔에 붙던 전원(시동) 버튼은 전자식 변속 칼럼 안쪽에 달았는데 운전대 밑으로 손을 집어넣는 동선이 좀 어색합니다. 내연기관 기준으로 왼손 시동을 거는 느낌이랄까요?

 

 

EV9는 오션 블루(유광)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EV9는 오션 블루(유광)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둘러본 외장 색상 중 보기에 가장 괜찮던 색깔은 오션 블루였습니다. 스노우 화이트 펄, 페블 그레이, 오로라 블랙 펄은 무난하면서 평범한 내연기관차 느낌에 가까워서 디자인적으로 신선함이 줄더군요. 내장 색상은 브라운-블랙이 조금 더 고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화사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다크 그레이-라이트 그레이가 나을 겁니다. 2분기 중 사전 계약이 진행되기 전에 지역 별로 EV9 전시 거점이 세워졌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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