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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더 뉴 모닝 쏘카 시승 후기 본문
어제(22일) 쏘카로 더 뉴 모닝을 네 시간 이용했습니다. 3세대 첫 부분변경 모델인 모닝 어반(JA PE)에서 한 번 더 바뀐 모닝(JA PE2)입니다. 공유 차량(카셰어링)으로는 7월 초 출시 후 두 달 반 만에 운영이 시작됐습니다. 2024년형 더 뉴 모닝을 만나러 간 곳은 대구 앞산 카페거리 공영주차장입니다. 집에서 버스와 지하철로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립니다. 대구 1호선 현충로역 2번 출구로 나와서 8분 정도 걸으면 나옵니다.
현장에 세워진 더 뉴 모닝은 쏘카 차고지에서 상품화 진행 후 카 캐리어로 탁송된 모델로 보였습니다. 계기판에 적힌 누적 주행 거리가 딱 19km였으니까요. 트림은 중간 등급인 프레스티지, 선택 사양으로 8인치 내비게이션, 드라이브 와이즈 I, II가 추가됐습니다. 외장 색상은 클리어 화이트, 내장 색상은 블랙입니다. 가격은 1,675만 원입니다.
겉모습은 선루프 빼고 다 있던 더 뉴 모닝(시그니처 트림, 1,885만 원 사양)과 달랐습니다. 앞에서 헤드램프는 할로겐 프로젝션 램프로 빛나며, 주간 주행등(DRL), 방향 지시등은 전구로 켜집니다. 가운데는 LED 포지셔닝 램프 대신 크롬 장식이 붙습니다. 뒤에서 보이는 램프도 LED 혼합형이 아닌 전구형이라서 밝기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전면의 공기 흡입구랑 에어커튼, 뒷면의 범퍼 하단 장식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덮어서 조금이라도 세련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옆모습 차이는 바퀴 말고 없습니다. 미래적 룩으로 전면 가공된 16인치 휠도 보기는 좋았는데 차갑고 단단한 색조로 마감된 14인치 알로이 휠도 괜찮았습니다. 타이어는 금호의 솔루스 TA31, 규격은 175/65 R14입니다. 모닝 어반에 두루 들어가던 출고용(OE) 제품입니다. 앞바퀴는 디스크 브레이크, 뒷바퀴는 드럼 브레이크로 구성됩니다. 제동 부하가 적은 시내 주행용으로는 무난한 세팅입니다.
운전석 시트 위치는 승용 세단보다 살짝 껑충합니다. 좌판의 기울기가 앞쪽(무릎)은 높게, 뒤쪽(엉덩이)은 낮게 잡혀서 레이보다 허전함이 덜 느껴집니다. 쿠션은 얇고 단단하며 운전석 무릎 공간은 레이보다 비좁은데 운전자의 좌우 품을 받치는 느낌이 좋아서 생각보다 편했습니다. 아반떼 CN7의 시트에 적응된 운전자에게는 편한데 트랙스 크로스오버처럼 좌우 품이 나른한 시트에 몸을 기댔던 분들에게는 압박감 때문에 불편하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운전석 암 레스트는 고정 위치가 다소 높아서 팔을 기대기 불편했습니다. 앞으로 펼친 상태로는 레이나 캐스퍼처럼 자연스러운 운전 자세가 안 나옵니다. 수동식으로 잡아당기는 주차 브레이크의 동선과 겹쳐서 있어도 안 쓰게 됩니다. 계단식 기어 노브 위치를 조금 높였으면 팔을 기대며 단수를 조정하기 편했겠다는 생각입니다.
시내 구간, 교외 지역을 다니면서 가장 마음에 든 구성은 '운전석 통풍 시트'였습니다. 시트에 입힌 인조 가죽이 면 소재 옷과 잘 달라붙는 재질이라서 20~30분 이내의 짧은 주행으로도 엉덩이랑 등이 금방 배깁니다. 햇빛이 은은히 비치는 섭씨 25~27도 환경에서 쾌적한 주행을 원한다면 공조 설정 온도 22도를 기준으로 통풍은 2단으로 맞추면 편해질 겁니다.
운전대 림은 우레탄 재질로 마감됩니다. 이는 운전대 열선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택 사양으로 컨비니언스(15만 원)를 추가했다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환절기나 겨울에도 운전하기 편해서 주행 만족감이 커질 겁니다. 8인치 내비게이션에 안전 사양은 든든히 채웠으면서 이건 왜 넣지 않았을까 의문이 듭니다.
내비게이션도 무선 업데이트를 받으려면 기아 커넥트를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은 아직 안 돼 있었습니다. USB A to C 케이블로 안드로이드 오토, 혹은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운전자에게는 해당이 안 되겠지만 대부분은 내장된 내비게이션을 켜 놓고 움직이니까 이 부분까지 쏘카 차원에서 신경 써 주면 좋겠습니다.
안전 사양은 든든했습니다. 예전의 공유 차량에서 크루즈 컨트롤은 있으면 고마운 존재였는데 지금의 더 뉴 모닝은 속도를 알아서 맞추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됩니다. 차간 거리, 가속감, 반응 속도는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세부 조정이 가능합니다. 후진으로 차를 빼내는 상황에서는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가 작동하고 전방 충돌 방지 보조는 맞은편 자동차, 교차로에서 건너오는 자동차까지 감지합니다. 차로 중앙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도 다 들어갑니다.
승차감은 이전 모닝보다 견고하고 단단하며 일부 구간에서는 쿵쾅댑니다. 앞쪽 댐핑은 부드럽게 맞췄는데 수축, 이완되는 길이가 짧고 뒤쪽 댐핑은 단단하게 잡아서 흔들림을 줄였습니다. 2열 좌판과 등받이를 1열보다 조금 말랑하게 만들어서 승차감 저하를 일부 보완했지만 탑승객에 전해질 피로도는 캐스퍼, 레이보다 더 클 겁니다. 노면 상태에 따라 전달되는 소음 범위가 세 모델 중 가장 넓게 느껴집니다. 나 혼자 타고 움직이는 콘셉트가 가장 뚜렷하다는 뜻입니다.
주행감은 셋 중에 낫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일반 캐스퍼보다 70 kg 가볍고 바람 저항을 덜 받아서 그나마 기어 단수가 알맞게 잘 들어갑니다. 오래된 자동 4단이지만 오른쪽으로 밀어서 3단, 밑으로 내려서 2단, 가파른 경사로는 'ㄱ' 자로 꺾어서 1단으로 즉시 내려쓸 수 있어서 나쁘지 않습니다. 수동 변속 경험이 잘 없는 운전자에게는 낡고 느려서 잘 안 나간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요. 연비 지향형으로 맞춰놔서 일상에서의 가속감은 모닝 어반보다 덜 합니다.
연비는 예상보다 잘 나옵니다. 앞산에서 은행나무숲(경북 고령)까지 44분간 17.8km를 움직이며 기록된 평균 연비는 15.2 km/l였습니다. 5 km 안팎으로 짧고 느긋하게 다녀도 12~13 km/l가 찍힙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세워둔 시간, 좋은 그림이 될 곳을 찾아 떠나며 막 이동하던 과정이 포함된 누적 평균 연비는 11.8 kml(주행 거리 33.3km, 주행 시간 2시간)입니다. 거친 도로에서 시끄럽고 어딘가 창문이 덜 닫힌 느낌을 주지만 연비는 평정을 찾은 운전자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낮 1시쯤 주차장에 돌아왔더니 빈자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더 뉴 모닝을 이용한 대구 앞산 카페거리의 경우 점심시간에 문 여는 식당, 카페가 밀집된 곳이라서 반납 시각을 여유롭게 잡아야 마음이 편합니다. 집 주변에 운영 중인 쏘카존에도 더 뉴 모닝이 어서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버스랑 지하철로 환승 이동하며 살살 녹을 시간을 아껴줄 테니까요.
쏘카로 더 뉴 모닝을 네 시간 빌린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여료는 50% 할인(패스포트 구독 혜택) 된 12,590원, 보험료는 자기부담금 면제(AXA 운전자 보험 및 사고 시 견인 서비스 포함) 조건으로 9,020원, 주행요금은 7,440원이 나왔습니다. 총비용은 29,050원인데요. 미리 모아둔 2,300 크레딧으로 대여료를 깎고 이용 후 쏘카 페이 5%, 패스포트 5% 혜택으로 1,932 크레딧이 다시 모였습니다. 결국 2만 5천 원이 조금 안 되는 비용으로 더 뉴 모닝을 이용했다는 말이 됩니다.
신차 도입 및 마케팅 확대, 물가 인상으로 이용료가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혜택을 잘 섞으면 이용할 만합니다.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었다면 연 구독 이벤트를 이용해서 초기 진입 비용을 낮춘다든지, 아니면 월 구독으로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방향도 괜찮습니다. 더 뉴 모닝 말고도 앞으로 나올 신차를 합리적 비용으로 체험하고 이용하겠다면 비대면 24시간 언제든 이용 가능한 카셰어링 서비스가 적당한 대안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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