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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3 관람 후기 본문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 다녀왔습니다. 24일까지 3일간 코엑스 C홀에서 전시되는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3'을 둘러보기 위함이었습니다. 탄소 중립화를 위한 업계의 녹색 성장 전략과 동향을 알아본다는 취지로 구성된 전시회입니다. 전시 분야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운송, 친환경 수송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지난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 미래모빌리티엑스포는 모빌리티 부문에 전시가 한정돼 있어 재미가 없었습니다. 드론으로 확장되는 항공 교통 개념과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전시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올리던 그림이었습니다. 일반 관람객보다는 동종 업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할까요?.
전시 규모를 키운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3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걸음을 세울 만한 볼거리는 있었지만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있어야 원하는 내용을 줍기 쉬울 겁니다. 배터리 제조사로 귀에 익은 삼성 SDI, LG 그룹(LG 에너지솔루션 포함)에서는 전문 큐레이터가 부스 설명을 맡아서 이해가 쉬웠습니다. SK 그룹(SK 온 포함) 부스의 경우 관계자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분위기라서 내용을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입구 바로 앞에 부스를 넓게 차린 삼성 SDI는 전시 품목이 다양했습니다. 모빌리티용 각형 배터리 셀 말고도 풍력 발전 시설에서 만든 전력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랭식 ESS(에너지 저장 장치) 모듈, 웨어러블(입는) 가전과 모바일 제품에 결합된 파우치 배터리와 버튼형 셀 배터리, 자사 계열사(삼성전자)의 로봇 청소기와 무선 청소기, 프리미엄 전동 공구 브랜드(디월트, 밀워키)에 납품 중인 고출력 배터리 셀까지 보여줍니다.
포스코 홀딩스 뒤에 부스를 펼친 LG 그룹은 LG 에너지솔루션, LG 화학(LG Chem) 중심으로 내용을 채웠습니다. 2차 전지(충전식 배터리)를 이루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CNT(탄소나노튜브)에 관한 설명과 함께 키오스크로 제품의 공급 현황과 특징, 고객사에 납품된 제품 목록을 알기 쉽게 보여줍니다.
바로 뒤에는 폭스바겐 ID.4에 조립된 E79A 파우치 셀과 모듈이 실물로 전시돼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에도 E57D 파우치 셀로 채운 모듈 32개(77.4 kWh 기준)가 한 패키지로 묶이며 조립됩니다. 전기 스포츠카로 출시 판매 중인 포르쉐 타이칸(93.4 kWh, E66A 파우치 셀), 대형 전기 픽업트럭인 GMC 험머 EV(240 kWh, E101A 파우치 셀)에도 LG 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꽂힙니다.
안쪽에는 BEV 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인 'B-라이프케어' 앱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주행 기록 알림을 넘어서 배터리 충전 횟수, 충전 형태(완속 및 급속), 1회 충전량을 데이터로 기록해 정리한 충전 습관을 띄우기도 합니다. 서비스 가능한 차종은 아이오닉 5, GV60, 코나 일렉트릭, EV6, 니로 EV, 포터 2 일렉트릭 등 모두 14 차종입니다. 전기차를 섬세하게 관리할 운전자라면 B-체크업(BEV 배터리 원격 진단용 송수신 장치) 무상 대여 이벤트로 B-라이프케어를 경험하는 방안도 괜찮겠습니다.
왼쪽 귀퉁이에 부스를 세운 SK 그룹은 SK 엔무브, SK 온, SK 시그넷을 주축으로 사업 현황 알리기에 집중했습니다. SK 엔무브는 올 9월 론칭한 BEV 윤활유 브랜드 '지크 e-플로', SK 온은 아이오닉 5, EV6의 800V 초급속 충전(18분 내 80%)을 가능케 한 SF(Super Fast) 배터리 외에 각형 배터리,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SK 시그넷은 미국 내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입니다. 바로 옆의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충전기는 미국의 수소 에너지 기업 플러그파워와 기술 협력을 상징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환경부와 SK E&S(액화 수소 생산 공급처), 현대자동차, 전국 전세버스 조합이 공동 추진 중인 통근용 수소버스 전환 사업에서 SK 플러그 하이버스는 수소 충전소 확장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자동차는 2023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 선보인 전시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2024년형으로 단장한 아이오닉 6,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번처럼 실외 V2L을 이용한 전자제품 연결을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퍼포먼스 블루에 루미너스 오렌지 스트립으로 고성능 내연기관 흔적을 낸 아이오닉 5 N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대구 엑스코에서 둘러본 부스라서 분위기가 익숙했습니다. 주요 기능을 설명하던 전문 큐레이터도 낯이 익습니다.
부스 안쪽에서는 게임 대결 이벤트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이오닉 6로 구축한 V2L 게임존에서 현장 스태프와 레이싱 대결을 해서 이기면 키링과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나눠줍니다. 카페라떼를 마신 지 얼마되지 않아서 게임에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SNS 이벤트로는 필수 해시태그(#IONIQ5N, #아이오닉이뒤바꾼세상, #오충완 등)를 3개 이상 적고 현장 사진과 셀피를 함께 올리면 볼펜과 차량용 종이 방향제를 받게 됩니다.
서울시 부스에서는 플러그 앤 차지(PnC)를 이용한 전기차 급속 충전 환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충전 커넥터를 처음 연결하면 CAN 통신으로 차대번호를 비롯한 차량 정보가 서울시 서버로 전산 등록됩니다. 충전기 화면에 QR 코드가 뜨면 폰에서 KEVIT(한국 전기차 인프라 기술) 충전 서비스 앱으로 QR 스캔 후 팝업 창에서 확인을 누릅니다. 그러면 가입과 동시에 배터리 충전이 시작됩니다. 다음 충전부터는 실물 카드를 대지 않아도 곧바로 충전이 시작됩니다.
2024년 전국에 이동식 전기차 배터리 충전 지원 서비스를 앞둔 일렉베리(Elecvery)도 서울시 주관의 이동형 전기차 충전 사업에 공동 참여 중이었습니다. 일렉베리 앱에서는 스마트폰의 NFC로 로밍 충전(30개사 지원)이 가능하며 서울과 경기, 인천, 포항, 제주에서 서비스 중인 회사라고 합니다. 충전 시 전력은 90 kW까지 입력되며 공용 전기차 충전소 이용이 어려운 교통 약자, 임산부, 장애인의 경우 서울시 한정(2024년 9월 30일까지)으로 '찾아가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가 지원됩니다.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3은 지난달 둘러본 미래 모빌리티 전시회보다 업계 유행을 알기 좋았습니다. 일부 부스는 관람객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위기였지만 일반인들이 알 만한 기업들의 부스는 전문 큐레이터가 쉽게 알려줍니다. C홀 좌측면에는 BMW,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의 주요 전기차들이 보였지만 현장에선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관람객에 따라선 도장 세 번 찍고 경품에 응모하는 동선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군요. 현장을 둘러보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질문하길 바랍니다. 전시는 24일 오후 4시까지만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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