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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볼보 EX30, 가격과 상품성 둘 다 잡은 전기 SUV 본문
지난 28일 볼보 EX30의 사전계약이 시작됐습니다. 볼보자동차에서 가장 작은 SUV로 불리는 EX30은 전기차로 내보낸 C40, XC40 리차지보다 세련되고 진보된 디자인 언어로 갈고닦은 모델입니다. 국내 출시를 알린 EX30은 후륜 차축에 전기 모터, 바닥에 삼원계(NMC, 니켈-망간-코발트) 리튬이온배터리 팩을 조립한 '싱글 모터 롱 레인지' 모델입니다. 가격은 코어 트림이 4,945만 원, 울트라 트림이 5,516만 원입니다.
크기는 1세대 코나 일렉트릭(OS EV)보다 큽니다. 전장은 4,233mm, 전폭 1,836mm, 전고 1,555mm, 휠베이스는 2,650mm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바퀴와 뒷바퀴 오버행은 극단적으로 짧게, 소형 SUV에 포지셔닝된 모델이면서 전고를 낮춘 도심형 크로스오버 성격으로 모델을 다듬었습니다.
차 안팎에는 다양한 '지속 가능성' 소재들이 쓰였습니다. 뼈대를 이룬 알루미늄의 25%, 외판으로 씌운 강철의 17%, 실내 장식으로 끼운 플라스틱의 17%가 모두 재활용 소재입니다. 브리즈(Breeze), 미스트(Mist), 인디고(Indigo) 세 가지 테마로 정리된 각각의 인테리어는 맑고 아름다운 북유럽 기후와 자연, 보드랍고 따스하거나 단순하면서 공감각적인 분위기를 나타낸 흔적이기도 합니다.
볼보자동차의 디자인 팀은 실내 구성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토르의 망치 LED 헤드램프, 픽셀형 리어램프, 공력 휠은 바르고 올곧은 북유럽 심상을 담아내고 안으로는 탑승객이 머무는 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고 각종 비건(Vegan) 소재를 조리 있게 채워서 안과 밖이 편안히 느껴지도록 꾸몄습니다. 패션 가방과 잡화, 의류 소재로 쓰임새를 넓힌 노르디코(Nordico)에 아마섬유, 울 혼방 소재로 실내를 짜임새 있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돋보이는 실내 구성은 A-필러를 연결한 빌트인(built-in) 사운드 바, 1열의 슬라이드 센터 콘솔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트위터와 미드 레인지 스피커를 따로 둔 자동차들과 확실히 차별화됩니다. 슬라이드 센터 콘솔은 컵홀더 두 개가 일렬로 나왔다가 한 번 당기면 바깥쪽 컵홀더 한 개만 걸리며 멈춥니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을 걸치거나 컵 날개를 들어내 다른 수납공간으로 쓸 수 있습니다. 센터 콘솔 아래의 양문형 플로어 보드에는 USB-C 포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가 깔립니다.
2열 구성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시트 백 포켓은 태블릿과 스마트폰 홀더를 껴두기 좋은 이중 구조로 만들고 1열에 연결된 분리형 서랍함으로 공간의 효율을 높였습니다. 천장의 파노라믹 선루프는 2열 탑승객 머리 위까지 덮어서 개방감을 강조했습니다. 보통은 1열 위주로 타고 내리겠지만 어린 자녀를 둔 3, 4인 가족의 이동 수단으로 대응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테일게이트는 전동식으로 여닫히며 알려진 러기지 공간은 제원상 318리터입니다. 커버링 쉘프(선반)가 들어가고 러기지 보드 밑에 숨겨진 추가 수납공간(61리터)이 꽤 깊고 넓어서 예상보다는 많은 짐이 들어가겠습니다. 2열 등받이는 뒤에서 6:4 비율로 나눠 접히고 일자로 편평하게 눕혀지는 형태로 보였습니다. 앞에도 프렁크로 불리는 적재 공간이 추가됩니다.
차 바닥에 깔린 69 kWh 용량의 NMC 배터리는 중국의 '브렘트(Vremt)'라는 지리자동차 계열사가 납품한다고 합니다. SEA 플랫폼을 공유한 지라자동차의 도심형 전기 SUV 지커(Zeekr) X에도 브렘트가 만든 배터리 팩(66 kWh)이 조립됩니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LG 에너지솔루션, 혹은 CATL이 아니라서 의외라고 판단할 고객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 청두에서 양산 중인 EX30의 생산비 절감, 제조 경험을 늘리기 위한 그룹 차원의 판단이었으리라 짐작됩니다.
EX30 싱글 모터 롱 레인지의 국내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아직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유럽(WLTP)에서는 475km, 미국(EPA)에서는 약 443km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 주행 환경에서는 420~430km 정도로 기록되지 않을까 합니다. 10%에서 80%까지는 급속 충전 시 대략 26분이 걸립니다. 폴스타 2의 NMC 배터리(78 kWh, LG 에너지솔루션)보다 용량이 소폭 작고 공차 중량은 230kg 가벼운 1,850 kg 정도라서 전비는 좀 더 잘 나올지도 모릅니다.
트림은 코어(Core)와 울트라(Ultra)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기본형 등급인 코어부터 파일럿 어시스트를 포함한 주요 ADAS(첨단 운전자 보조),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사각지대 문 열림 방지 경고, 18인치 휠이 들어갑니다. 울트라 트림에는 360도 3D 뷰 카메라, 파노라믹 선루프, 고급형 공기 청정 시스템, 앰비언트 라이트(5가지), 지능형 자동 주차 보조(파크 파일럿 어시스트),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19인치 휠이 추가됩니다. 둘 다 5년 혹은 10만 km 무상 보증과 15년간 무선 소프트웨어(OTA) 업데이트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가격은 코어 트림이 4,945만 원, 울트라 트림이 5,516만 원입니다. 유럽 시장 가격을 비교하면 울트라 기준으로 독일(6,570만 원), 영국(6,810만 원), 스웨덴(6,750만 원)보다 최소 1천만 원 이상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을 씌운 예상 가격은 각각 4,330만 원(코어), 4,900만 원(울트라)입니다. 한국식 상품화 작업을 마친 EX30은 북미 시장의 같은 모델과 견줘도 더 저렴한 수준이라 판단됩니다.
'작지만 큰 가능성'으로 압축된 볼보 EX30은 11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서울 성수역 인근의 피치스 도원에 한정 전시됩니다. 네이버 예약을 거쳐 1인 1회에 한해 EX30 팝업 스토어를 둘러볼 수 있고 매일 선착순 1백 명까지는 2024 볼보 탁상 달력을 나눠줍니다. EX30에 관심이 깊은 예비 고객이라면 이 자리에서 실물로 안팎을 살펴보길 바랍니다. 전국 볼보 전시장에 EX30이 전시되기까지는 며칠 더 걸릴 예정이라서 저는 서울로 올라가 직접 만나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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