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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2024 폴스타 2 싱글 모터 시승 후기 본문
지난 22일 폴스타 스페이스 서울에서 2024년형 폴스타 2 싱글 모터를 시승했습니다. 연식 변경으로 전기 모터가 앞에서 뒤로 옮겨진 뒷바퀴 굴림(후륜 구동) 전기차입니다. 앞에서 170 kW(231 마력) 출력과 330 Nm(33.67 kgf.m) 토크로 앞바퀴를 굴리던 폴스타 2는 이제 뒤에서 220 kW(299 마력) 출력과 490 Nm(50 kgf.m) 토크로 뒷바퀴를 밀어줍니다. 가격은 싱글 모터 기본형이 5,590만 원, 파일럿과 플러스 팩, 나파 가죽 패키지를 더한 풀옵션 모델이 6,828만 원입니다.
안팎은 9월 중 더 현대 대구 폴스타 팝업스토어(~23.10.08)에 전시된 2023년형 모델에서 크게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외장 색상과 똑같은 플라스틱 커버를 씌워서 얼굴이 단정해졌습니다. 전에는 MFR(다반사) LED 헤드램프가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좀 더 선명하고 밝은 풀 LED 헤드램프가 달립니다.
1열 도어 밑에 세 줄로 적힌 모델명, 차량 형태,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은 두 줄로 줄였습니다. '배터리 전기차(BEV)'라는 설명을 지우고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을 나타낸 폰트를 크게 키웠습니다. 바퀴에 꽂힌 19인치 전면 가공 알로이 휠, 미쉐린의 여름용 고성능 타이어 프라이머시 4는 기존 폴스타 2와 같습니다(규격도 245/45 R19로 동일).
배터리 용량은 78 kWh 그대로입니다. LG 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배터리가 들어가며, 급속 충전 시 입력 전력이 150 kW에서 155 kW로 소폭 나아졌습니다.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은 34분, 11 kW로 완속 충전 시 8시간이 걸립니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17km에서 449km로 조금 더 길어졌습니다.
과거 충전 오류로 전기차 충전 커넥터가 잠겨서 플러그가 뽑히지 않던 문제는 보완을 마쳤습니다. 러기지 보드를 위로 접어 올린 뒤 굴곡진 바닥 내장재 왼쪽을 들면 커넥터 잠금장치를 푸는 레버가 나옵니다. 레버를 잡아당기면 커넥터의 장력이 느슨해지면서 충전 플러그가 뽑힙니다.
러기지 보드 아래의 추가 수납공간은 보기가 더 좋아졌습니다. 기존 폴스타 2는 위에서 볼 때 L자형, 밑으로는 아이스크림콘처럼 층이 져서 공간을 다 쓰기 애매했는데 2024 폴스타 2는 팔목 깊이의 네모반듯한 수조처럼 만들어져서 잡동사니를 넣거나 차량용 정리함을 실어 두기 좋아 보였습니다.
프렁크로 불리는 보닛 아래 수납공간은 기존 모델과 같습니다. 리페어 키트(긴급 수리 도구)와 220V 완속 충전기, 안전 삼각대가 들어간 한쪽에 노트북 백팩 하나를 얹으면 공간이 거의 다 찹니다. 크로스 멤버 양쪽에 구조 보강재를 결합시켜 섀시 강성을 높였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터가 앞뒤로 실린 듀얼 모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앞쪽 하중을 덜어낸 폴스타 2의 무게 추 역할을 맡긴 구성으로 짐작됩니다.
주행감은 어땠을까요? 운전대를 감아 돌리는 무게감은 같은데 조향 응답성은 더 빨라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회두성이 좋은 후륜 구동 특유의 움직임을 잘 살려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전의 폴스타 2는 앞쪽이 다소 무겁고 굽은 길에서 회전 저항이 더 많이 걸려서 탄탄한데 뻣뻣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출력과 토크 둘 다 여유가 생긴 지금의 폴스타 2는 가속도 유연해져서 차를 모는 재미가 잘 느껴집니다.
운전대와 앞바퀴의 감각은 역동적이지만 뒷바퀴가 따라붙는 시간은 조금 늦습니다. 2열 승차감이 단단하고 뾰족해지는 단점을 피하기 위해서 후륜 서스펜션을 한두 단계 풀어준 느낌이 들었습니다. 굽은 길을 벗어나며 가속 페달을 밀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운전자가 예상한 범위 내에서 뒷바퀴를 미끄러뜨리고 과속방지턱에서는 뒤를 한 번 더 누르는 짧은 움직임으로 처리했습니다.
승차감은 그전 폴스타 2보다 보편적으로 변했습니다. 얕은 아스팔트 홈을 밟고서 튕겨내는 앞바퀴의 충격량이 덜합니다. 보이지 않는 부위에 흡음재를 더 채운 모양인지 타이어를 굴리며 들어오는 하부 소음도 살짝 줄었습니다. 실내 정숙성이 더 나아진 덕인지 모터 작동음이 상대적으로 잘 느껴집니다. 뒤에서 들리는 게 아니라 앞에서 가상 엔진음을 들려주는 느낌입니다. 동승한 폴스타 스페셜리스트도 운전자의 주행 안전을 위해 가상 사운드를 허용해 놨다고 설명하더군요.
30분간 한남동 주변을 10km 돌아다닌 평균 전비는 6.25 km/kWh로 나왔습니다. 구불구불한 남산을 끼고 40~50 km/h로 오르내리고 대사관과 갤러리가 많은 비탈진 생활도로구역까지 포함된 기록입니다. 기존 모델의 인증 전비가 4.8 km/kWh(도심 : 5.1 km/kWh, 고속도로 : 4.5 km/kWh), 현재 모델이 5.1 km/kWh(도심 : 5.5 km/kWh, 고속도로 : 4.6 km/kWh)인데 시간을 길게 들여 몰아보면 효율이 분명히 좋아졌음을 알게 될 겁니다.
서울에서 둘러본 2024 폴스타 2 싱글 모터의 구매력은 충만해 보였습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구간(국고 보조금 : 5백만 원)을 만족하면서 성능과 효율 둘 다 잡아냈습니다. 160 km/h로 붙잡던 최고 시속도 205 km/h로 더 늘었습니다. 폴스타 2를 알리기 바쁘던 2022년 초반과 달리 차 안에서 즐길 콘텐츠 거리도 많아지고 만듦새는 더 꼼꼼해졌습니다. 주행 질감과 완성도를 통틀어 짚어본 2024 폴스타 2의 구매 가치는 분명히 높습니다.
달라진 폴스타 2에 이같은 개선이 있음에도 '가성비'를 바라던 고객들은 밀어내기 중인 2023년형 모델을 찾는다고 합니다. 올 12월 중 빠른 출고가 가능한 2023 폴스타 2 싱글 모터의 경우 정상가 6,328만 원에서 약 949만 원 할인된 5,379만 원, 듀얼 모터의 경우 정상가 6,828만 원에서 약 1,024만 원이 빠진 5,804만 원에 판매 중이었습니다(나파 가죽 패키지 추가된 모델은 7,277만 원→ 약 6,185만 원). 모두 선택 사양으로 파일럿 라이트, 플러스 팩이 적용된 모델입니다.
가격을 최우선한다면 2023 폴스타 2, 가격 할인을 뺀 종합 완성도는 2024 폴스타 2가 더 낫습니다. 두 모델을 둘 다 경험한 저로서는 2024 폴스타 2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3월 말 폴스타코리아의 시승 이벤트로 3박 4일을 타본 폴스타 2 싱글 모터, 대구에서 짧게 경험한 2023 폴스타 2 듀얼 모터도 괜찮았지만 단 30분 시승한 2024 폴스타 2 싱글 모터의 야들야들한 주행감, 보편적 승차감은 못 따라옵니다. 왜 그런지는 가까운 폴스타 스페이스에서 직접 경험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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