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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2024 K5 2.0 가솔린 시그니처 시승 후기 본문
지난 8일 2024 K5 2.0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습니다. 기존 K5에서 상품성이 개선된 더 뉴 K5(DL3 PE)입니다. 엔진은 2.0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2.0 LPI, 2.0 하이브리드 네 가지로 나뉘는데 기본형인 2.0 가솔린부터 살피기로 했습니다. 트림은 최상위 등급인 시그니처, 선택 사양으로 컴포트, 파노라믹 선루프, HUD 및 빌트인 캠 2.0,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를 더했습니다. 외장은 그래비티 블루, 내장 색상은 마션 브라운입니다. 가격은 3,803만 원입니다.
셀프 시승을 위해 찾아간 곳은 현대아울렛 대구점(동대구역 인근)입니다. 이곳 8층에 기아 대구 드라이빙 센터가 운영되는데 아울렛 개점 시각인 오전 10시 반에 딱 맞춰 문을 엽니다. 지하주차장은 개점 5분 전이 되어야 차단기가 열려서 오전 시승을 계획했다면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권합니다. 일찍 찾아가면 입장 대기줄 앞에서 무의미하게 엔진을 계속 돌리게 될 겁니다. 시승 시간은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서류 작성 후 차에 탄 순간부터 30분간 주어집니다.
안내 직원과 함께 지하 5층으로 내려가면 우측 구석에 밀집 주차된 기아차들이 보입니다. 셀프 시승할 더 뉴 K5는 한눈에 보였습니다. 현장 대기 중인 카마스터와 잠깐 인사를 하고 곧바로 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차 상태를 둘러보기엔 자리가 비좁고 어두워서 층 한 개를 올라간 뒤 살피기로 합니다.
처음 엔진 시동이 걸린 느낌은 기존 K5와 비슷했습니다. 운전대 림으로 약한 진동이 느껴집니다. 다른 시승 후기에는 진동 소음 보완이 잘 돼 있다고 하는데 주행 후 엔진열이 오르고 난 뒤의 판단이 아녔을까 합니다. 2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이 들려주는 회전 질감과 다르지 않습니다. 운전석 좌판으로도 가는 떨림이 전해집니다.
운전석 시트 위치는 적당한데 A-필러가 많이 누워서 헤드룸(머리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과 운전대가 잘 잡히는 위치로 시트를 옮기면 머리카락이 천장에 닿으며 부스럭거립니다. K8은 손등이 들어갈 여유라도 있었지, K5는 빠듯했습니다. 보닛을 향한 전방 시야는 괜찮은데 사이드미러의 상하 시야가 답답합니다. 나선형 경사로를 오르며 느끼는 시야 부족은 더 심해집니다. 분명 대중적 취향을 맞춘 모델인데 안심감은 떨어집니다.
지하 4층 넓은 곳에 잠시 차를 세워 안팎을 빠르게 살펴봤습니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변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형태가 기존 K5보다 날카롭고 선명해진 느낌입니다. 'ㄴ' 자로 헤드램프를 떠받치던 LED 주간주행등은 세 갈래 줄기로, 'ㄱ' 자 리어램프는 비스듬히 밑으로 내리꽂도록 디테일을 더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부담스럽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외장 디자인의 호불호를 판가름하는 범위가 전보다 엄격하고 좁아졌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K5의 얼굴과 뒤태가 잘 나왔다고 평가를 받았는지 디자인 언어에 따른 포인트만 콕 집어서 모양을 잡아준 듯합니다.
휠과 타이어는 18인치로 꽂혀 있었습니다. 전면 가공 알로이 휠에 부분적으로 검게 물들인 휠의 기교는 보다 선명해진 더 뉴 K5의 외형과 잘 어울렸습니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P 제로 올 시즌, 규격은 235/45 R18입니다. 승차감과 제동력을 앞세운 고성능 사계절 타이어로 불리는데 경험적으로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의 안정감이 더 좋았습니다.
1열과 2열을 차례로 둘러봤습니다. 1열에서 바뀐 건 대시보드에 나란히 세운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 터치형 공조 패널을 비롯한 센터패시아, USB-C 포트 두 개에 무선 충전 패드를 껴둔 센터 플로어 정도입니다. 전자식 다이얼 변속기가 붙은 센터 콘솔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입니다. 실내 지문 인식 기능은 주행 모드 다이얼 바로 뒤에 놔뒀습니다.
운전대는 기존 그대로입니다. 더 뉴 쏘렌토처럼 안감과 겉감을 여민 투톤 스티어링 휠이 아닙니다. 왼쪽에 인포테인먼트, 오른쪽에 ADAS(첨단 운전자 보조) 버튼을 배치한 3-스포크 가죽 운전대 그대로 들어갑니다. 상하 높이 및 깊이 조절(틸트 및 텔레스코픽)은 수동식입니다.
바퀴를 굴리는 실력은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기존 K5보다 상하 이동이 좀 짧으면서 노면을 부드럽게 달래는 노력이 보입니다. 맨홀 뚜껑을 밟고 튕겨내는 복원력은 살짝 탱탱합니다. 정차 후 출발 가속감은 기존 K5 2.0 가솔린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딥니다. 더 뉴 아반떼처럼 연비에 조금 더 힘을 준 세팅으로 보입니다. 바퀴가 구르는 중의 주행감은 K5 1.6 가솔린 터보 모델에 가깝습니다.
노면을 긁어내던 타이어 마찰음은 소폭 줄었습니다. 휠 하우스나 엔진룸 격벽, 도어 트림을 비롯한 주요 부위에 흡음재와 차음재가 고루 보완된 흔적으로 추정됩니다. ISG(아이들링 스톱 앤 고)로 엔진을 잠들게 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데 깨울 때는 조금 거칩니다. 바퀴를 붙잡고 푸는 오토홀드 세팅은 꽤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앞 유리에 비치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반응은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추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그래픽 콘텐츠가 나날이 보완되는 정도에 머뭅니다. 상위 차종에 속한 더 뉴 쏘렌토, EV9, K8의 HUD랑은 밝기, 선명도, 화면 크기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QHD 영상 및 음성 녹화가 되는 빌트인 캠 2.0이 한 세트로 묶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겠습니다.
30분 주행한 더 뉴 K5의 연비는 평범했습니다. 7.8km를 짧게 운행하고 난 평균 연비는 8 km/l로 나왔습니다. 운행 전 누적된 연비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2리터 가솔린 엔진에 맞물린 토크 컨버터형 6단 자동 변속기는 20~30 km/h 저중속 구간에서 좀 미적댑니다. 다음 단수로 말아올리는 반응이 그전 K5보다 더딥니다. '이쯤에서 변속돼야 하는데, 안 하네?'라는 생각이 든 순간 변속이 됩니다. 학습이 덜 됐다기보다는 시승차에 한정된 현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얌전하고 부드러운 주행 습관이 몸에 밴 운전자라면 2.0 가솔린도 괜찮습니다. 짧은 구간의 시내 주행으로도 연비를 관리하기 좋은 세팅입니다. 선형적 가속감에 무난한 승차감으로 조율된 모델입니다. 고속 주행 비중이 적지 않다면 2.0 가솔린보다는 1.6 가솔린 터보를 권합니다. 초기 구매 가격은 소폭 높으나 2.0 하이브리드보다 비용을 만회하는 시점이 빠릅니다. 반경 30~40km의 애매한 중거리에 교통량 많은 구간을 다닐 일이 많으면 2.0 하이브리드도 고려할 만합니다.
더 뉴 K5를 제대로 타보길 원한다면 기아 플렉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겁니다. 한 달 단위 혹은 더 짧게(15일) 이용료를 내고 상위 트림의 상품성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실속형으로 몇 시간 알뜰하게 경험하길 원한다면 쏘카 혹은 그린카로 풀릴 카셰어링 자동차로 경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본 트림에 선택 사양 한두 개만 들어간 모델이 대부분이라서 시승용 풀옵션 모델과 견주기 좋을 겁니다.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면 가까운 기아 지점이나 대리점, 기아 드라이빙센터를 방문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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