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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2024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 시승 후기 본문
어제(6일) 2024 기아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시승했습니다. 기아 북대구 지점에서 짧게 시승한 모델은 시그니처 풀옵션 5인승 앞바퀴 굴림(2WD) 모델입니다. 색상은 외장이 볼캐닉 샌드 브라운, 내장이 올리브 브라운이며, 선택 사양으로 컴포트, 드라이브 와이즈, HUD 및 빌트인 캠 2.0,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스마트 커넥트, 파노라마 선루프가 추가됐습니다. 세제혜택을 반영한 차 가격은 4,955만 원입니다.
얼굴은 그전 쏘렌토보다 강인하고 단단해 보였습니다. 세 줄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각을 세우고 그릴과 공기 흡입구 면적을 키워서 남성적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공기 흡입구 아래에 장식된 스키드 플레이트는 화분 받침처럼 안정적이고 더 든든한 쏘렌토의 첫인상을 뚜렷이 드러냅니다.
옆모습은 기존 쏘렌토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휀더 앞쪽의 사이드 가니시가 더 진해지고 윤이 나던 전면 가공 알로이 휠 대신 블랙 알로이 휠을 꽂았습니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로 간결하게 이은 캐릭터 라인, 그와 평행하며 걸친 로커패널 라인, C-필러 장식을 곁들인 윈도 라인, 지붕에 걸친 패션 루프랙이 차의 성격을 대변합니다. 온 가족을 품는 세련된 도심형 SUV라는 사실을요.
18인치 블랙 휠에 감긴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크로스콘택트 LX 스포트, 규격은 235/60 R18입니다. 부분변경 이전의 4세대 쏘렌토(MQ4), 더 뉴 싼타페(TM PE)에 공통적으로 쓰이던 SUV용 사계절 타이어입니다. 2년 전 현대자동차 히어(h-ear) 팀이 서울에서 경북 경산까지 탁송한 투싼 NX4 하이브리드의 출고용(OE) 타이어랑 똑같아서 낯설지 않았습니다. 경험상 저소음, 승차감보다는 그립과 제동력에서 강점이 잘 드러난 제품이었습니다.
뒷모습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디자인 완성도가 괜찮던 아반떼 CN7처럼 약간의 변화만 주는 정도로 뒤태를 손봤습니다. 테일램프 위쪽을 연결하며 'ㄱ'자로 각을 잡고 제동등이 켜지는 안쪽은 빗살 무늬를 가득 발랐습니다. 테일게이트 끝에 일자로 쭉 늘어놓던 차명은 왼쪽 밑에 짧게 압축시켰습니다. 하이브리드를 나타낸 HEV 배지는 우측 밑에 뒀습니다.
카메라는 뒤에서만 세 대가 매달립니다. 번호판 부근에 설치된 카메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에 대응한 후방 카메라, 리어 스포일러 가운데에 매달린 두 카메라는 각각 빌트인 캠 2.0 버전으로 설치된 QHD(2,560 X 1,440 픽셀) 영상 녹화용 카메라, 후방 시야를 룸 미러 화면에 실시간으로 보내는 디지털 센터 미러 카메라입니다. 형제 모델이면서 경쟁 차종인 디 올 뉴 싼타페(MX5)와 동등한 수준으로 상품성을 맞췄습니다.
적재 공간(트렁크 용량)은 705리터로 2020년 3월 출시된 쏘렌토와 같습니다. 타이어 리페어 키트, 차량용 소화기를 갖춘 추가 수납공간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보다 적지만 차박을 위한 평탄화가 잘 돼 있습니다. 2열 등받이는 테일게이트 우측 뒤 버튼을 누르면 신속히 접히고 펼 때는 다시 2열로 넘어가서 등받이를 일으켜야 합니다.
2열 거주성은 혼다 CR-V 하이브리드 다음으로 넓습니다. 운전석 시트를 맞추고 가늠한 무릎 공간(레그룸)은 등받이를 반듯이 세웠을 때 주먹 세 개, 리클라이닝으로 눕혀서 편하게 앉았을 때 주먹 두 개 반이 빕니다. 쿠션이 단단해서 안락함은 CR-V보다 떨어지는데 도어 트림 소재, 시트 표면 가공, 필러와 천장에 사용된 마감재, 220V 인버터와 12V 시가잭, 시트 백 USB-C 포트를 껴 넣은 구성적 면에서 더 뉴 쏘렌토가 더 낫습니다.
1열에서 실내를 둘러보면 쏘렌토보다 좋아진 티가 확 느껴집니다. 운전석 등받이와 좌판은 2열처럼 단단했지만 좌판 길이가 짧지는 않아서 착좌감이 괜찮았습니다. 더 뉴 아반떼 CN7의 시트가 몸에 딱 맞는 운전자에게는 좌우 품이 여유롭게 느껴질 겁니다.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운전대는 텔레스코픽으로 돌출되는 범위가 꽤 길어서 운전 자세를 맞추기는 좋은데 좌판이 껑충하고 윈드 실드(앞 유리) 상단이 너무 가까이 붙어서 공간이 넓어졌다고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위에서 밑으로 굽어보는 전방 시야가 좋고 차폭을 가늠하기 쉬웠으나 사이드 미러로 익히는 길이감이 어색했습니다. 곡률이 덜한 큰 거울을 매달아서 전장이 실제보다 짧게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세로 방향으로는 사각지대가 별로 안 느껴지는데 가로 방향의 시야 범위가 애매합니다. 더 뉴 쏘렌토를 처음 경험한 운전자라면 후진 시 작동하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혹은 후방 카메라 화면과 사이드 미러를 둘 다 살펴서 길이감을 익힌 다음에 시승하길 바랍니다.
운전석 주변은 3-스포크 운전대, 대시보드 상단, 센터 플로어를 제외한 모든 부위가 바뀌었습니다. 칸막이를 치던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은 한 쌍의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화면으로 벽을 트면서 미려한 모습으로 달라졌습니다. 좌우로 봉긋 솟던 에어 벤트도 수평선을 그리며 차폭을 살리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고 다기능 터치 인포테인먼트 공조 패널로 물리 버튼을 싹 걷어냈습니다.
운전석과 동반자석을 나눔 하던 센터 플로어는 최신 연식으로 구조 변경을 마쳤습니다. 지난 쏘렌토는 고속 충전 USB-A 포트 둘, 데이터용 USB-A 포트가 따로였지만 지금의 더 뉴 쏘렌토는 USB-C 포트 두 개를 얹고 컵홀더 뒤에 지문 인증 시스템도 달았습니다. 블랙 하이그로시로 덮어씌우던 전자식 변속 다이얼도 속 보이는 세련된 모양으로 다듬어서 시각적 만족을 높였습니다.
주행 소감은 어땠을까요? 주어진 시승 시간이 20분 안팎으로 짧아서 시내 구간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데 그쳤습니다. 주행감은 3040 중에서도 젊은 취향에 가까웠습니다. 회생 제동 시 앞이 살짝 가라앉으며 뒤가 들리고 정차 후 출발 시 앞을 들어 올리는 느낌이 있는데 바퀴를 천천히 굴리며 알아본 하체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단단했습니다. 상하로 움직이는 거리가 짧고 단시간에 충격을 잡아내려고 하는데 일부 구간에서는 타이어 편평비로 인한 흔들거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진동을 거르는 능력, 방음 대책은 스포티지 NQ5보다 좋았습니다.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2열까지 적용된 점은 같은데 차 주위를 지나는 버스나 1톤 트럭의 주행 흔적이 덜 느껴집니다. 회생 제동 레벨은 0에서 3단계까지인데 패들 시프트를 당겨서 최고로 높여도 감속량이 전기차보다 적습니다. 아이오닉 5 기준으로는 레벨 2에 해당됩니다.
회생 제동 레벨은 0으로 풀고 다녔을 때 편하고 기본으로 켜지는 에코 모드로도 다니기 괜찮았습니다. EV 모드에서 엔진으로 넘어가는 동력계 흐름은 투싼 NX4 하이브리드보다 자연스러웠습니다. 엔진 작동 시 운전대랑 가속 페달로 약간의 떨림이 전달되는데 CR-V 하이브리드보다는 엔진 소리가 덜 들어옵니다. 엔진음이 몇 번 걸러서 들어오는지 메마르고 탁한 느낌이었습니다.
20분 이내의 짧은 주행으로 기록된 연비는 15.5 km/l로 나왔습니다. 신천대로 구간까지 나와서 차를 몰아볼 기회가 있었다면 주행 질감과 승차감, 주행 모드 설정에 따른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의 반응을 살피기 좋았을 텐데 시승 가능한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과거 쏘렌토에서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압도적이었습니다. 2.5 가솔린 터보, 2.2 디젤을 늘어놔도 상품성이 가장 좋다고 평가된 모델은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였습니다. 모터 출력 개선(44.2 kW → 47.7 kW), 연비가 소폭 더 오른(+0.4 km/l)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사전계약 고객의 85%가 선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같은 플랫폼을 공유해 만든 디 올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금의 쏘렌토와 다른 길을 걷게 될 겁니다. 눈에 더 익숙하고 세련된 도심형 SUV를 원한다면 쏘렌토, 차박에 큰 뜻을 품고 3열까지 넓게 확장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SUV가 좋으면 싼타페를 고를 뿐입니다. 세제혜택을 의식해 쏘렌토 타이어 크기를 18인치로 붙잡은 점은 디자인 면에서 아쉽겠지만 그 속에는 디 올 뉴 싼타페 이전에 쏘렌토가 굳건히 지켜온 시장 지배력을 넘기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둘 중에 고른다면 어떤 차가 좀 더 잘 맞을까요? 그건 싼타페 하이브리드까지 둘러보고 경험한 뒤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시중에 곧 풀릴 디 올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미리 보기 모델이기도 하니까요. 시장에서 검증된 입소문, 눈에 익숙한 SUV를 고르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운전자라면 답은 이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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