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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2024 더 뉴 카니발 7인승 가솔린 시승 후기 본문
지난 12월 26일 기아 대구 황금 지점에서 2024 더 뉴 카니발 7인승 3.5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습니다. 시그니처 트림에 선택 사양이 전부 들어간 풀옵션 모델입니다. 외장 색상은 판테라 메탈, 내장 색상은 코튼 베이지입니다. 가격은 5,314만 원입니다.
앞모습은 4세대 카니발(프로젝트명 : KA4)보다 SUV 흔적이 진해졌습니다. LED 주간주행등은 더 뉴 쏘렌토처럼 각을 잡고 가운데 장식된 그릴은 더 넓어졌으며 범퍼를 받치는 스키드 플레이트가 두툼해졌습니다. 안정된 맵시에 필요한 윤곽만 진하게 그려서 얼굴의 강약이 잘 드러납니다. 더 잘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옆모습에서 달라진 휠 패턴은 EV9을 떠오르게 합니다. 섬세한 기교와 장식보다 단순함 속의 단단함, 견고함을 끄집어낸 의도로 보입니다. 십자 문양으로 파낸 전면 가공 19인치 휠에는 콘티넨탈의 크로스 콘택트 RX 타이어가 감깁니다. 더 뉴 쏘렌토, EV6의 신차용(OE) 타이어로 공급되는 대표적 사계절 SUV 타이어입니다. 규격은 235/55 R19입니다.
단순하게 접근한 뒷모습은 더 보기 좋아졌습니다. 더 뉴 셀토스의 'ㄱ'자 LED 리어램프를 길게 잡아 늘리고 가운데에 걸치던 기아 엠블럼은 밑으로 내렸습니다. 램프에 바짝 붙던 번호판은 한참 내려서 테일게이트 손잡이를 슬기롭게 숨겼습니다. 방향지시등은 범퍼 양쪽이 아닌, 수직형 리어램프 아랫면에서 켜집니다
실내 변화는 외장보다 적습니다. 디지털 클러스터(LCD 계기판)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 테두리 장식을 도려내고 완만한 굴곡으로 손질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달았습니다. 비상등 버튼은 에어 벤트 사이에 올리고 터치로 오가는 공조 인포테인먼트 패널로 센터패시아를 손봤습니다. 센터플로어에는 USB-C 포트 두 개, 12V 시가잭, LED 인디케이터로 충전 정도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를 얹었습니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 비롯한 나머지 구성은 똑같습니다.
운전석 쿠션감은 대체로 푹신합니다. 등받이 좌우가 여유롭고 헤드레스트도 포근해서 머리를 기대기 좋은데 좌판은 좀 허전했습니다. 시트를 기본 위치로 내렸을 때 좌판 앞쪽이 낮아서 허벅지 앞이 들뜹니다. 운전 자세를 맞추거든 좌판 앞쪽을 위로 살짝 들어서 맞추면 됩니다. 운전대 높이(틸트)와 길이(텔레스코픽)는 수동식으로 조절됩니다.
운전대는 차 크기에 비해 소폭 작게 느껴집니다. 운전대 림은 두툼해서 그립감이 괜찮은데 재질감은 투톤 가죽으로 감싼 더 뉴 쏘렌토가 낫습니다. 스포크 왼쪽은 인포테인먼트, 오른쪽은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영역으로 버튼 구성, 눌림감각이 기존과 같습니다.
계기판을 비롯한 화면 구성은 최신 느낌이 납니다. 내비게이션 위주로 판올림하던 그전 카니발이 아닙니다.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피트)가 대응된 더 뉴 카니발은 전에 없던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빌트인 캠 2.0, 디지털 센터 미러, 지문 인식 기능을 포함해 주변 장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무선 업데이트로 최신화시킵니다.
운전 시야는 껑충했던 더 뉴 쏘렌토보다 눈을 두기 편했습니다. 상하좌우로 더 넓게 보이고 사이드 미러와 룸 미러로 읽히는 거리감을 익히기 좋았습니다. 일부 미니밴 감각이 남아있는데 주변을 SUV답게 만져놔서 차폭감도 한눈에 잘 들어옵니다. 익스플로러, 팰리세이드, 파일럿처럼 7인승 대형 SUV를 몰던 운전자에게도 익숙합니다.
HUD는 더 뉴 쏘렌토에 달린 구성과 비슷했습니다. 판이 크고 밝기와 선명도가 더 좋은 상위 제품보다는 한 등급 낮은 제품을 쓴 걸로 보였습니다. 길 안내 및 교통 정보 알림 콘텐츠는 코나 일렉트릭과 유사한 수준이었습니다.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 기능도 갖추고 있어서 길을 놓칠 걱정은 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동으로 스르륵 열리는 2열 슬라이딩 도어, 넓은 유리창은 더 뉴 카니발의 특징을 대변합니다. 7인승 시그니처 풀옵션의 2열은 사실상 4인승 하이리무진의 대안 모델로 판단될 정도입니다. 양 날개형 헤드레스트에 다리를 받치는 레그 서포트, 2열 통풍은 노블레스 트림부터 기본이고 등부터 종아리까지 주무르는 다이내믹 바디케어(컴포트의 묶음 품목에 속한 기능)까지 들어갑니다. 에르고 모션 시트를 갖춘 운전석도 좋지만 2열의 풍성한 기능성이 더 눈에 띕니다.
3열 팝업 싱킹 시트는 카니발에 다섯 명, 혹은 여섯 명이 탈 때 펼치는 용도로 가끔 씁니다. 2열에 앉았을 때 1열 등받이까지 한 주먹 반이 남는 정도로 좌판을 앞당겨야 3열에 어른이 앉을 공간이 납니다. 등받이를 살짝 더 눕히는 리클라이닝, 좌우로 준비된 USB-C 포트와 천장의 LED 독서등, 컵홀더 두 개를 두는 성의는 보였습니다. 3열 유리에 햇빛 가리개를 둔 섬세함은 다인 승차에 가장 유리한 카니발이라서 가능한 구성으로 보입니다.
더 뉴 카니발을 3, 4인 가족의 이동 수단으로 썼을 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적재공간'이 될 겁니다. 필요할 때 위로 벌떡 솟아나는 3열 팝업 싱킹 시트는 평소에 납작하게 엎드려서 바닥을 판판하게 만듭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뭔가를 실어서 옮길 때 듬직한 살림꾼이 되기도 합니다. 3열까지 사람이 가득 타더라도 별다른 고민 없이 짐을 막 싣는 공간을 내줍니다.
3.5 V6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가 꽂힌 더 뉴 카니발은 촉촉했던 예전의 6기통 가솔린 엔진보다 메마른 음색을 들려줍니다.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은 부드러운 회전 질감으로 엔진을 다독여서 주행 부담이 적은데 지구의 감기몸살을 외면할 수 없는 현시대에는 사랑을 주기 어려운 엔진으로 불립니다. 운전자의 주행 만족감 그 이면에 '낡고 오래된', '골고루 잘 익은' 두 가지 의미가 공존한다는 뜻입니다.
선형적 가속감, 나긋한 주행감, 익숙함에서 느끼는 안심감은 3.5 가솔린 모델이 줄 수 있는 감성적 영역에서 분명 좋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정차 후 출발 시 작동하는 오토홀드 세팅 실력도 흠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경험치가 늘어난 만큼 차의 완성도 역시 초기 모델보다 더 좋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더 뉴 카니발에 신긴 타이어는 거친 노면에서 전하는 정보를 일부 받으면서 곱게 뭉갭니다. 운전대로 읽히는 노면의 정보는 상대적으로 단단한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보다 덜한데 둘 중 일상에서 어떤 차가 더 잘 맞았냐는 물음에 '더 뉴 카니발'이라고 답할 정도는 됩니다. 똑같은 1.6 가솔린 터보 엔진에 더 높은 출력의 전기 모터를 껴 맞춘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두루 경험하게 된다면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을까 합니다.
약 20분간 5.3km를 시내 주행한 연비는 6km/l로 떴습니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트, 스마트 네 가지로 나뉘는데 일상 주행용으로는 노멀로 충분합니다. 공회전 시 느껴지는 진동 소음은 직전의 카니발보다 떨림이 적고 조용했습니다. 공조 장치 작동 유무에 따른 변화도 적은데 주행 중 동반자석 도어 트림에서 부드득거리는 잡소리가 조금 거슬렸습니다.
더 뉴 카니발은 서너 명이서 가장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대중 모델로 판단됩니다. 다른 세그먼트보다 넓은 공간, 최신 기능 이용을 원하는 탑승객의 수요를 만족하고 운전자 입장에서 주행의 편안함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전장과 휠베이스 길이에 비해 회전 반경이 작은 차라서 보통의 대형 SUV보다 운전하기 편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중 3.5 가솔린 모델은 사라져 가는 엔진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경험이 풍부한 운전자 입장에서 거르기 힘든 선택지이기도 합니다. 저렴한 세금, 낮은 유지비, 환경에 해를 덜 끼치는 이성적 선택은 1.6 터보 하이브리드를 향하지만 지금 더 곁에 두고 싶은 감성적 선택은 3.5 가솔린을 향하게 됩니다. 다목적, 다인 승차 특성상 2.2 디젤을 찾는 수요도 적지는 않겠으나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싶다면 시승으로 꼭 경험해 보고 판단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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