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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쏘카 패스포트, 구독 해지한 이유? 본문
며칠 전 쏘카 패스포트 구독을 해지했습니다. 카셰어링(공유차) 이용 횟수가 줄면서 구독을 이어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1년에 2만 9,900원이니까 한 달에 2,500원씩 내는 꼴인데 가져갈 혜택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네 시간 이상 차를 빌려야 대여료 50% 할인이 되고 주말과 공휴일은 기본 대여료가 배 이상 올라서 할인 혜택이 와닿지 않았습니다.
쏘카 구독을 해지한 결정적 이유는 '막내 여동생의 첫차 구입'이었습니다. 처음 두 달간 옆자리에서 운전 교습을 하며 차로 갈 만한 곳을 다 돌아다녔고 주중에 가끔 내려오면 허락을 받고 일일 보험(원 데이 자동차보험)을 결제하며 차를 이용했습니다. 돌아갈 때는 다녀온 거리만큼 연료를 채우거나 세차를 해놓거나 커피를 사 가는 식으로 보상을 해왔습니다. 이용이 확 줄어든 쏘카보다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저만을 위한 신차 구매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사 놓고 세워만 두는 자동차는 내 지갑과 통장을 얇게 만들 뿐입니다. 출퇴근 이외의 목적으로도 차를 매일 굴리는 환경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필요한 시간만큼 차를 빌리는 카셰어링이 효율적입니다. 이동 수단 그 하나의 목적만으로도 충분하다면 굳이 차를 사는 큰 결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안 그래도 집 앞에 차 댈 곳이 부족한데 괜히 차 한 대 늘려서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아파트 한 세대에 주차면을 2.5대 분으로 잡아서 세우는 신축 아파트 단지라도 차 세울 곳은 늘 부족하다고 합니다. 가족 하나에 차 한 대만 있던 시절은 한참 지났고 한 사람이 차 2대, 많으면 3대를 끌기도 하는 시대라 주차 분쟁이 끊이질 않습니다.
자동차는 좋아하지만 주변 상황을 알면서 차를 구입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밤 10시가 넘어 들어가면 지하주차장이며 지상까지 모두 꽉 차서 집 주변을 5~10분 맴돌던 경험도 더러 있었습니다. 걸어서 5~6분 걸리는 곳까지 나와서 차를 세웠을 적에는 '차를 왜 사야 하는가?' 원초적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모두의 주차장 같은 주차장 알림 앱을 깔아도 별다를 게 없었습니다.
물론 카셰어링이라고 불편이 없지는 않습니다. 고객센터 연결이 오래 걸려서 예정한 대여 시간을 넘길 뻔한 적도 있고 쏘카만 주차 가능한 곳인데 외부 차량이 들어와서 빈자리가 없던 적도 있었습니다.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지방 인구 소멸 위기, 죽어가는 상권 이슈와는 별개로 차는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주차장 지어주면 "돈 내고 주차는 못하겠다"라고 외곽에 빙 둘러서 세우질 않나, 좁은 골목 양쪽에 차를 세운 곳은 들어가고 싶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요즘엔 카셰어링에서 몇 개월 단위로 차를 빌려주는 서비스도 생겼습니다. 쏘카에서는 쏘카 플랜, 그린카에서는 롯데렌터카를 이용한 월 단위 대여가 가능해졌습니다. 돈 몇 천만 원을 신차에 붓기는 아깝고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차를 쓸 때 권할 만한 서비스인데 저처럼 차를 원하는 시각에 딱 필요한 만큼 굴리는 이용자에게는 별 매력이 없었습니다. 웬만한 거점은 버스, 지하철로 다 이어 주니까요.
그린카로 구독 중인 그린 패스도 유지를 할지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처음 가입할 때는 혜택이 많아서 '이거 괜찮은데?'라고 생각했다가 쏘카처럼 기본 대여료를 올리고 이용 조건에 제한을 슬슬 걸어버리니 '유지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사실 3월 중 더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 4월 중 트랙스 크로스오버 말고는 이용 내역이 뜸합니다. 지난 5월에는 쏘카, 그린카를 통틀어 단 한 건도 카셰어링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연 이용료는 2만 5천 원으로 쏘카보다 저렴하고 한 번에 24시간 무료 대여 쿠폰 네 장(주말도 가능)을 주니까 괜찮은데요. 가족 공유 가능한 차가 한 대 늘어나니까 10분 이상 걸어서 앱으로 문 열고 잠그던 카셰어링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5, 6천 원 안팎의 기본형 원 데이 자동차보험에 일주일에 2천 원하는 운전자 보험만 달아두면 앱에 의존하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어 속이 편합니다. 평소처럼 집에서 원하는 목적지로 곧장 갈 수 있으니 동선도 쾌적합니다.
최근에는 카셰어링 구독 서비스 유지를 위해 업계에서는 숙박, 엔터테인먼트, 관광 상품 분야의 동반 할인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6월 여행 가는 달에 맞춰 카셰어링 계획을 세운 고객에게는 합리적일 수 있으나 순수하게 차만 이용하고 반납하던 고객에게는 구독을 이어갈 필요를 잘 느끼지 못할 겁니다. 다음 그린 패스 결제까지 대략 3개월 남았는데 앞으로 카셰어링 이용 추이를 보고서 서비스를 유지할지, 아니면 끊어버릴지 결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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