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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실물 본 느낌은? 본문
그랑 콜레오스를 실물로 보고 왔습니다. 프로젝트명 '오로라 1'으로 알려졌던 르노 코리아의 신차입니다. 차급은 쏘렌토, 싼타페와 비슷한 D 세그먼트 중형 SUV에 속합니다. 볼보자동차의 CMA 플랫폼으로 만든 지리자동차 싱유에 L에서 르노의 특징과 색깔을 더하며 상품화된 자동차입니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얹힌 E-테크 하이브리드,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 두 가지 모델로 르노 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양산되며, 9월 중 국내 출시됩니다.
그랑 콜레오스는 2024 부산 모빌리티쇼 르노 코리아 부스에 전시돼 있었습니다. 일반 공개 첫날 마감 오후 6시까지 1시간 반을 앞둔 시각이었는데도 많은 관람객들이 구름처럼 모였습니다. 현장 전시된 그랑 콜레오스는 네 대였습니다. 전시차들의 외장 색상은 클라우드 펄, 메탈릭 블랙, 에스프리 알핀 트림 전용 색상인 새틴 어반 그레이, 아이코닉 및 테크노 트림 한정 색상인 미네랄 코퍼로 구성됩니다.
밖에서 본 크기, 대략적 생김새는 부분변경 이전의 쏘렌토 MQ5와 비슷했습니다. 전장은 4,780mm, 휠베이스는 2,820mm에 이릅니다. 투싼, 스포티지에 견주던 QM6보다 월등히 길어졌습니다. 확인된 수치는 아니지만 전폭은 1,880mm, 전고는 1,680mm라고 합니다. 아직 대중에게 낯선 박스형 SUV(싼타페 MX5)가 아닌, 우리 눈에 잘 익은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로 만들었습니다.
얼굴은 세로형 그릴을 넣던 싱유에 L과 조금 다릅니다. 기아 K8처럼 그릴을 입체적으로 꾸몄습니다. 가운데 박힌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이 돋보이도록 다이아몬드 패턴을 섬세하게 갈아 넣었습니다. 헤드램프는 LED 광원을 위아래 두 줄로 감싸고 범퍼는 사다리꼴을 품은 왕관형 받침으로 안정적으로 다듬었습니다.
옆에서 보면 차가 분명히 길어졌음이 느껴집니다. 휠 아치 몰딩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되는데 진한 보랏빛이 감도는 메탈릭 블랙에서 일체감이 가장 뚜렷했습니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로 간결하게 쭉 흐르는 캐릭터라인, 2열 밑에서 1열로 완만히 벌어지는 라인은 대체로 단정합니다.
바퀴는 모두 20인치 크기로 꽂혀 있었습니다. 블랙 하이그로시를 곁들인 알로이 휠과 바람개비 모양으로 전면 가공된 공력 휠이 보였습니다. 타이어 규격은 245/45 R20, 제품은 금호의 크루젠 HP71이 쓰였습니다. 아이코닉 트림에서 선택 사양으로 들어가는데(에스프리 알핀 트림에서는 기본) 소음 유입을 줄이기 위함에서 흡음재(폴리우레탄 폼)가 추가된 제품으로 보였습니다. EV6의 출고 타이어로 검증된 제품이기도 해서 부드러운 승차감, 저소음 구현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리어램프 밑으로 수정된 뒷모습은 바탕 모델인 싱유에 L과 궤를 달리합니다. 링컨 에비에이터처럼 미국향 SUV 느낌을 내던 차가 싱유에 L이었다면, 그랑 콜레오스는 같은 유럽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EQB처럼 번호판을 테일게이트 밑으로 내리고 엠블럼과 차명을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뒤에서 봤을 때 차폭을 강조한 디자인은 아닌 걸로 보였습니다. 플라스틱 클래딩이 들어갈 자리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모두 덮었습니다.
적재공간은 얼마나 될까요? 테일게이트를 열어봤습니다. 입구 폭은 넓지 않은데 들어가는 깊이가 꽤 멉니다. 제원상 트렁크 용량은 633리터이고 2열 등받이는 6:4 비율로 나눠 접히며, 다 눕혔을 때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2,034리터 규모까지 늘어납니다. 러기지 보드 밑에 깔린 추가 수납공간은 깊이가 한 뼘 정도 됩니다. 등받이는 평탄한 러기지 보드를 따라 아주 완만히 접힙니다. 2열로 가지 않아도 뒤에서 바로 접을 레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2열 거주성, 착석감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좌판과 등받이가 두툼해서 무릎 공간은 두 주먹이면 차는데 리클라이닝 각도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28도에서 33도까지 등받이를 뒤로 더 밀어낼 수 있어서 바른 자세로 앉아가는 부담이 적습니다. 좌판은 1열만큼 길고 쿠션도 푹신해서 허벅지 앞이 들뜬 느낌이 별로 없었습니다. 헤드룸은 주먹 한 개 반 이상 남고 시팅 포인트가 높아서 1열 앞 전방과 천장도 잘 보입니다.
2열에서 만지는 에어 벤트도 제법 괜찮았습니다. 터치형 공조 패널로 작동하고 바람 세기와 온도 조절, 온도 별 자동 설정도 됩니다. 시트 열선도 이곳에서 건듭니다. 이 정도 변화라면 시트 열선 스위치를 도어 트림으로 옮겼어도 좋았겠다 싶습니다. 바람이 나오는 에어 벤트 모양, 레버는 상대적으로 투박하지만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USB-C 포트 두 개는 모두 고속 충전이 되도록 맞췄습니다.
1열로 넘어가 봤습니다. 대시보드에 일렬로 나란히 붙은 12.3인치 화면 세 장, 수평형으로 얇아진 에어 벤트, 피아노 건반식으로 짜인 물리 버튼 레버, 전자식 기어 레버의 전반적 배치 구성은 엄밀히 따지면 싱유에 L과 다를 게 없기는 합니다. 다만 최신 기술, 화려한 실내, 편안한 착석감, 안팎의 소재 질감을 중요히 여기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 끌리는 특징이 많아 보입니다.
계기판 화면에 티맵 내비게이션을 띄우고 앞유리에 비치는 25.6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도 증강현실 길 안내가 진행됩니다. 동반자석 승객은 다른 의미로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볼거리 가득한 OTT 서비스로 시간을 보내기 좋아졌습니다. 블루투스 다중 연결을 이용해서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기면 됩니다. 운전석에서는 어차피 동반자석 화면이 거의 어둡게 보여서 힐끗 보더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ADAS(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 공조 제어 기능, 조명까지 전장비 43개가 언제 어디서든 최신화됩니다. 주행 안전 기능으로 들어간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는 모든 트림에서 기본입니다.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차선 중앙 유지 보조, 자동 차선 변경 보조가 결합된 주행 보조 기능입니다. 주차에 서툰 고객에게는 '풀 오토 파킹'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평행, T자형, 사선형 주차를 스스로 끝냅니다.
주행 소음 저감에 관심이 깊은 고객에게는 프리미엄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사운드 시스템에 묶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은 외부의 주행 소음을 마이크로 수집하고 위상이 반대인 파장을 실내로 재생해서 파동을 상쇄시키는 기능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던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ANC를 넣어서 실내로 유입되는 주행 소음 일부를 줄인 바 있습니다.
현장에서 둘러본 모델 중에는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실내 만족감이 가장 좋았습니다. 블랙으로 담아낸 나파 인조가죽 시트, 블랙 알칸타라, 헤드라이닝(천장 마감재)으로 사용된 스웨이드 내장재가 더욱 포근하고 보드랍게 느껴졌습니다. 안팎으로 따스한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트림 등급은 아이코닉, 외장 색상은 미네랄 코퍼, 실내는 퀼팅 브라운 인조가죽 시트를 고르면 괜찮겠습니다.
그랑 콜레오스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수요는 2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 둘이 결합된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로 쏠릴 듯합니다. 아르카나(XM3) E-테크 하이브리드를 경험하고 만족한 고객이라면 효율을 잘 살릴 만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1.64kWh 정도며, 가감속 변화가 큰 도심 구간을 달릴수록 체감되는 연료 절감 효과가 더 커지리라 봅니다. 그랑 콜레오스에 관심을 둔 고객이라면 2024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꼭 둘러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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