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설탕 한 숟갈
내돈내산 편의점 도시락, 이젠 구독하셔야죠? 본문
여러분들은 편의점 도시락을 얼마나 드셔 보셨나요? 줄김밥에 컵라면, 샌드위치에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보다 밥심을 더 중요히 여기는 현대인들의 초간편 메뉴입니다. 겉 비닐을 뜯고 뚜껑을 덮은 채 전자레인지에 1, 2분 넣었다 빼면 뜨끈뜨끈한 나만의 한 끼 식사가 완성됩니다. 식당 밥보다 양은 적어도 든든함은 그에 못지않습니다. 가격은 보통 4천 원에서 5천 원, 구성이 푸짐한 메뉴는 6, 7천 원에 이르기도 합니다.
물가 인상 영향으로 가격이 소폭 올랐으나 싸게 살 기회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편의점마다 '도시락 구독' 서비스가 생겼거든요. 업계 1위 GS25의 경우 우리동네 GS 앱으로 '한끼' 서비스를 구독하면 도시락이든 줄김밥이든 샌드위치든 관계없이 20%를 할인해줍니다. 통신사 10% 할인까지 동시 적용이 가능해서 5천 원하던 도시락을 3천5백 원에 살 수 있습니다. 매달 3,990원, 월 15회 한도(1일 5회 한정)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 편의점 '혼밥러'에게 훌륭한 가성비 혜택으로 통합니다.
GS25 다음으로 자주 이용하는 이마트24도 도시락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한 달에 4천 원을 내면 10회 이용분까지 30%를 깎아줍니다(1일 1회 한정). 통신사 10% 할인을 더해서 실질 할인율은 좋은데 품목은 제한적입니다. 도시락에서 파생된 덮밥, 비빔밥은 할인이 안 됩니다. 밥과 반찬 영역을 분명히 나눈 제품만 됩니다.
CU랑 세븐일레븐도 이 같은 도시락 구독 서비스를 알리고 있긴 합니다. 월 구독료, 사용 횟수는 이마트24랑 같은데 할인율은 20%라서 효율은 조금 떨어집니다. 세븐일레븐은 월 구독료가 3천 원(1일 1회 한정, 총 10회)으로 편의점 업계 중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평일 말고도 주말까지 간편 식사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근처 편의점 두세 곳을 구독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사용 횟수를 소진하는 대로 편의점을 환승하며 한 끼 식사를 해결하면 되니까요.
제 경우 GS25가 익숙하고 가까워서 온갖 도시락을 즐길 기회가 많았습니다. 내돈내산하며 먹던 도시락 중 TOP3는 '고진많(고기가 진짜 많은) 도시락(4,700원)', '11가지 찬많은 도시락(5,200원)', '꽉 담은 나폴리탄 스파게티(4,900원)' 순입니다. 첫째는 고기 위주의 찬으로 단백질이 풍부하고 둘째는 가격 대비 구성이 알차며, 셋째는 새콤한 토마토소스를 끼얹은 파스타랑 너겟, 소시지, 할라피뇨 등을 맛볼 수 있어서 맛 경험 다지기에 좋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뭘 좋아할지 몰라 다 넣어봤어 도시락(5,700원)', '꽉 담은 매콤 돈까스 스파게티(5,900원)'를 제안합니다. 전자는 밥보다 풍부한 반찬을 바라는 분에게 어울립니다. 계란말이에 소시지볶음, 어묵조림, 볶음 김치, 불고기, 제육볶음 등이 몽땅 들어있어서 반찬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후자는 돈가스랑 튀김에 스파게티까지 놓칠 수 없는 투 플러스 원(2+1) 양식 주의자를 위한 메뉴입니다. 소스는 별로 매콤하지 않지만 가운데 든 피클이 입맛 균형을 맞춥니다.
동네 앞 이마트24에서도 도시락 여럿을 맛봤습니다. TOP3을 꼽으라면 '매콤닭갈비 & 돈까스도시락(4,300원)', '맛밤떡갈비 옆 고추장불고기 정찬(4,900원)', '송정식당 직화 불꼬지 백반(4,900원)'입니다. 첫째는 매운 닭갈비에 한 입 크기의 미니 돈가스, 후랑크 소시지, 햄야채볶음, 계란말이로 균형을 잘 갖춘 도시락이었습니다. 둘째 도시락에는 고추장불고기, 적당히 달고 부드러운 식감의 떡갈비를 중심으로 입맛을 중화시킬 반찬들이 잘 깔려서 좋았습니다. 셋째는 동대문 송정식당의 주력 메뉴 불꼬지(매콤 연탄불고기) 백반 차림을 잘 담아낸 도시락이었습니다.
흔한 칸막이식 도시락 말고 이색적인 제품을 원한다면 '장진우 커리 도시락(4,900원)'도 괜찮습니다. 할라피뇨 무 피클을 건져내 전자레인지에 2분쯤 돌리면 완성인데요. 뜨끈한 밥 한 숟갈에 스팸 한 조각 말아서 먹고 치즈 커리 소스에 흰 밥을 쓱쓱 비벼 떠먹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구독 할인이 안 되는 제품 중에는 '우주암석 수란품은 비빔밥(4,900원)'이 괜찮았습니다. 맨 밑에 깔린 밥은 양념 간이 돼 있어서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정도 데우면 됩니다. 위층에 있던 비빔 재료 6종과 수란, 참기름을 하나씩 얹어 비비면 끝입니다. 수란은 수분기 없던 밥과 기름진 비빔 재료들이 한데 잘 섞이게 돕습니다. 돌솥비빔밥을 묘사한 듯한 제품 구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슷한 제품인 '담백솟솟 콩불고기 비빔밥(4,900원)'은 채식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제안할 만합니다.
CU랑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구독을 거쳐 맛을 본 제품이 아직 없습니다. 당분간은 집에서 가깝고 익숙한 편의점 위주로 다녀올 생각이라서요. GS25랑 이마트24의 도시락 구독 횟수를 다 채우는 대로 옮겨볼까 싶기도 합니다.
도시락 구독 말고도 최근 시작한 커피 구독 서비스도 쏠쏠합니다. GS25는 월 2,500원에 즉석커피 한 잔 당 25% 할인(1일 10잔, 60회 한도), 이마트24는 월 2천 원에 이프레쏘 한 잔 당 5백 원 할인(1일 1잔, 15회 한도)이 적용됩니다. 최근 도시락 사갈 때마다 입가심이 아쉬워서 간혹 가다 커피 한 잔까지 챙겨 오곤 합니다. 편의점 구독 할인에 통신사 할인까지 일괄 적용되니까 밥값 지출이 꽤 줄어듭니다.
유튜브에서 꼬리표처럼 달라붙던 '구좋알("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의 줄임말)' 메커니즘이 이제는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든 느낌입니다. 제가 멀리 갈 때마다 쓰던 카셰어링 그린카에서도 며칠 전 '그린 패스'가 생겼습니다. 한 달에 2천5백 원만 내면 대여료 60% 무제한 할인, 평일 심야 시간대 7천 원 정액권, 3개월 이상 구독을 유지하면 24시간 무료 쿠폰이 생깁니다. 오죽하면 세차 구독 서비스까지 생겼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달이 내는 통신비보다 요새 들어 생긴 구독 서비스가 뭔가 더 유용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GS25 겨울새꼬막 비빔밥 솔직 후기 (0) | 2022.11.26 |
---|---|
월드컵엔 편의점 치킨? GS25 쏜살치킨 솔직 후기 (0) | 2022.11.24 |
무르익은 가을, 가성비 커피는 못 참지 (2) | 2022.11.03 |
코로나에 핼쑥해진 몸, 밥 말고 디저트는 먹고 싶어 (1) | 2022.10.13 |
맘스터치 야채통통 치킨버거 솔직 후기 (0) | 2022.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