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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슬램덩크 N차 관람, 굿즈로 추억을 삽니다 본문
평소 영화관에 가지 않던 제가 요즘 슬램덩크에 푹 빠졌습니다. 가 봐야 1년에 한두 번이었을까요? 늘 쌓아두기만 했던 KT 멤버십 포인트 탈탈 털어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회 차 관람을 마쳤습니다. 롯데시네마에서 2D 자막판, CGV에서 2D 더빙판, 메가박스에서 돌비 시네마로 끝내려다가 여운이 가시질 않아 CGV에서 또 더빙판을 보고 왔습니다. 바로 다음날 이른 아침 롯데시네마에서 자막판을 보려다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5분만 더 눕자'며 잠투정을 부렸더니 9시가 돼버렸거든요.
정신이 번쩍 들어 롯데시네마 앱에서 예매 취소를 눌렀으나 소용없었습니다. 상영 시작 20분 전까지 인터넷으로 예매 취소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야속하게도 "예매 취소 가능 시간을 초과했습니다."라고 팝업이 뜹니다. 앱에서 안 되면 영화관에 직접 찾아가 현장 매표소에서 취소 승인을 요청해야 했죠. 거리상 불가능했습니다. 슬램덩크 굿즈라도 건질까 해서 롯데시네마 고객센터(1544-8855)에 전화했더니 다행히 "예매 내역만 있으면 당일 수령이 가능하다."라고 하더군요.
지체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대충 트레이닝복 차림에 롱패딩 걸쳐 입고 버스로 40분 남짓 걸리는 롯데시네마 대구율하점으로 갑니다. 슬램덩크를 첫 관람했던 영화관입니다. 4층 매표소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를 조금 넘겼습니다. 혹시나 해서 매표소 창구로 가지 않고 바로 옆 키오스크에서 예매내역을 찾아봅니다. 티켓 출력이 안 될 줄 알았는데 "티켓 출력" 버튼이 활성화돼 있더군요. 화면을 건드리니 종이 티켓이 스르륵 나옵니다.
티켓은 나왔지만 입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11시 45분에 끝나니까 그때까지 매표소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잠시 머물기로 합니다. 작품을 보지도 않고 굿즈만 찾아가기엔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으니까요. 의자에 앉아 블로그와 인스타 피드를 살피며 시간을 보냈더니 매표소 왼쪽 출구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나왔습니다. 아침에 슬램덩크를 보러 간 부지런한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매표소 우측으로 줄을 서더니 하나둘씩 굿즈를 받아가더군요.
롯데시네마에서만 주는 슬램덩크 시그니처 아트 카드였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2주 차 특전으로 오늘(14일)부터 재고가 바닥날 때까지 한정판으로 나눠준다는 소식을 인스타로 접했습니다. 조용히 의자를 물리고 줄을 섰습니다. 창구 앞에는 슬램덩크 굿즈를 기쁜 표정으로 받아가는 누군가의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입이 마르도록 작품성을 칭찬하기도 했고 "다른 데서 또 보러 가야겠다"는 말도 들렸습니다.
이윽고 차례가 되어 슬램덩크 시그니처 아트 카드를 받았습니다. 크기는 가로로 15cm, 세로는 20cm 정도로 보이더군요. 메가박스 대구신세계점에서 받은 돌비 시네마 특전 프레임 카드랑 비슷했습니다. 앞면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타이틀 이미지, 뒷면은 마루 바닥에 농구공이 그려진 모습이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폰트 안에 캐릭터 얼굴을 채웠던 메가박스 굿즈보다 예쁘더군요. 늦었다 생각하고 집에 가만히 있었으면 손에 넣지 못했을 소중한 추억과 같습니다.
어제(13일)는 CGV 대구스타디움에서 슬램덩크 더빙판을 보고 왔습니다. 북산고 5인방(채치수, 송태섭, 강백호, 정대만, 서태웅) 얼굴이 그려진 A3 규격 일러스트 포스터를 굿즈로 나눠주고 있었죠.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 CGV 카카오톡 할인쿠폰을 써 가며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당시 4회 차 관람이었지만 감동은 그대로였습니다. 슬램덩크 2회 차 관람 때 찾던 영화관이라 익숙하기도 했죠. 뭔가 작품을 보고 나올 때마다 에너지(활력)를 받고 가는 느낌입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도 많이 봐야 3회 차, 직전에 본 아바타는 너무 길어서 한 번만 보고 말았는데 슬램덩크는 뭔가 자꾸 보고 싶게 만듭니다.
알면서도 또 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랄까요. 신카이 마코토 님의 대표작 "너의 이름은"에 잠시 꽂혀서 본 "날씨의 아이"는 책으로 만나는 정도였고 2021년 6월쯤 본 "귀멸의 칼날 극장판 : 무한열차 편"은 탄지로 일행보다 불꽃처럼 열정을 가슴깊이 볼태웠던 렌고쿠 쿄쥬로의 잔상이 선명히 남던 정도였습니다.
슬램덩크는 문방구 앞에서 오늘의 농구 카드를 수집하던 코흘리개(요샛말로 '잼민이')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웹툰보다 잡지, 만화책으로 소년만화 감성을 느끼던 그 때 그 시절을 우리는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 님의 작품으로 다시 만납니다. 누군가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가리켜 '일본 농구 부흥 운동' 기조로 나온 작품이라 말하지만 동양 오리온스, 기아 엔터프라이즈 농구단을 추억하는 세대에겐 의도가 무엇이든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그 추억을 잠시 맛 보면서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던 그들의 순수한 열정을 작품으로 엿볼 수 있어서 반가울 뿐입니다. 우리는 슬램덩크 굿즈로 그리던 과거를 만납니다.
참조 글 :
2023.01.11 - [낙서장] - 더 퍼스트 슬램덩크 3회 차, 동돌비 관람 후기
2023.01.06 - [낙서장] -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상평, 추억은 거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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