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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슬램덩크 7회 차, 2천 원에 설 연휴 특전까지 본문
며칠 전 슬램덩크 공식 인스타그램(@slamdunk_movie_kr) 계정에 티켓 프로모션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17일 CGV, 18일 메가박스, 19일 롯데시네마에서 슬램덩크 특별 관람 쿠폰을 뿌린다는 내용이었죠. CGV랑 메가박스에서는 쿠폰을 놓쳤는데 마지막 롯데시네마 무비싸다구 코너에서 슬램덩크 2천 원 관람 쿠폰을 건졌습니다. 화면이 잠깐 굼뜨더니 "준비된 수량이 매진됐다"는 팝업이 뜹니다. 쿠폰 2천 장이 순식간에 훅 사라지더군요. 행운이 따랐다고 해야겠죠?
쿠폰 유효 기간은 바로 다음날인 20일까지, 관람 가능 기간은 1월 24일까지였습니다. CGV처럼 선착순 사용 조건이 붙지 않아서 관람할 영화관과 일정을 잡기 좋았죠. 이틀 뒤인 21일 롯데시네마 대구율하점 오후 3시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단돈 2천 원에 슬램덩크의 감동을 다시 느낄 계획이었는데 인스타 계정에 갑자기 설 연휴 특전 소식이 뜹니다. 21일부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일부 영화관에 송태섭 미니 포스터를 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히려 잘 됐군요.
21일 토요일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40분쯤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근처 무인다방에 잠시 들릅니다. 아메리카노 1천7백 원, 카페라떼 2천7백 원... 뭘 고를까 둘러보다 아메리카노 그림을 터치합니다. 커피머신에서 갓 내린 따스한 아메리카노는 텀블러에 곧장 옮겨 담았습니다. 슬램덩크 보면서 커피 한 모금은 못 참거든요. 텀블러에 담기만 해도 온기가 두 시간 정도 남으니까 작품 감상하는 내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길 건너 입장한 롯데아울렛 안은 점심 식사를 마친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1층은 푸드코트, 2층은 유니클로가 입점한 의류 매장, 지하 1층은 롯데마트랑 하이마트가 들어선 곳이라 주말 오후엔 늘 붐비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갈 롯데시네마는 4층에 있습니다. 1층 푸드코트 앞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곧장 4층에 올라갔더니 또 한 무리의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설 연휴 첫날인 토요일 오후니까 그럴 만도 합니다.
매표소 옆 키오스크에 가서 티켓을 뽑았습니다. 1월 초 아바타 물의 길부터 장화신은 고양이까지 네 번을 봤는데 그중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두 번 봤네요. 롯데시네마 슬램덩크 3회 차 티켓을 뽑았습니다. A5 크기로 나오는 송태섭 포스터 카드는 영화 관람 후 티켓 인증을 하는 식으로 나눠주더군요(현장 이벤트 유의사항에 기록돼 있음). 관람 전 이벤트 공지만 다시 쭉 훑어보고 5층 상영관으로 올라갑니다.
예약 시각보다 5분 일찍 5관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영화 시작 전 틀어주는 광고 숫자랑 길이는 1월 초 슬램덩크를 봤던 그 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더군요. 대구 지역과 연계된 후원사 광고, 그랜저보다 더 최신인 코나 광고가 30초 흐르고 2월 초 개봉을 앞둔 '바빌론'이 짧게 나오더니 대피로 안내 화면이 이어졌습니다. 10분 안에 짧게 끝내더군요. 사방이 어두워지고 배급사 NEW, 수입사 SMG 홀딩스, 제작사 토에이 애니메이션 로고와 파도치는 장면이 흐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7회 차 관람객이라서 평소에 잘 보지 않던 장면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코트 옆에서 뒷배경으로 처리된 상양고(녹색 유니폼), 제일 위층에서 지켜보던 해남대부속고(유니폼은 LA 레이커스랑 비슷함) 선수들이 눈에 잘 띄더군요. 만화책으로 다 때운 일부 관객들은 그들의 존재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을 겁니다. 6회 차 관람 때는 그들의 존재를 살짝만 알아두기만 하는 정도였는데 7회 차가 되니 달관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대신 작품을 보고 난 감동은 1회 차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자막판을 볼지, 더빙판을 볼지 고민하셨던 분에게는 "더빙판이 낫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횟감에 비유하면 자막판은 배에서 날고기를 바로 잡아 떠먹는 생선회 같고요. 더빙판은 수분이 줄고 식감이 한결 쫀득한 숙성회를 맛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언어 선택이라던가 목소리 톤 매칭이 조금 더 간드러지고 현지화가 잘 됐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N차 관람인데도 더빙판으로 보고 나면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안타깝게도 저의 7회 차 슬램덩크는 자막판이었지만요.
엔딩 크레디트는 OST(삽입곡) 감상을 겸해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편입니다. 극 중에 송아라가 했던 말 "엄마, 탁상에 큰 오빠 사진 걸어둬요. 얼굴 잊어버릴라."라고 말했던 장면이 엔딩 쿠키로 구현돼 있거든요. 화장실이 급하지 않은 이상 다 챙겨 봐야 진정한 의미의 N차 관람이 아닐까요? 게임으로 치면 묵직한 '진엔딩'을 보고 난 개운함에 가깝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상영관을 나왔습니다. 매표소 앞에 슬램덩크 설 연휴 특전을 받으려는 일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우성과 송태섭의 보너스 장면(美 대학 농구에서 포인트 가드로 맞대결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자 우르르 물려 나갑니다. 그때쯤 송태섭 굿즈를 다 찾아갔겠죠? 느긋하게 매표소 창구에서 줄을 서다 설 연휴 특전을 받아왔습니다. 티켓을 내밀며 "굿즈 남아있나요?"라는 물음에 곧바로 바코드 스캔 후 송태섭 포스터 카드를 주더군요. 준비된 굿즈 물량은 넉넉한 듯 보였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2천 원에 슬램덩크를 또 보고 운이 좋게 송태섭 카드까지 받으니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본격적인 설 연휴를 앞두고 특별 선물을 받은 것처럼 흐뭇해지더군요. 며칠 뒤면 더 현대 서울(1월 26일~2월 7일), 2월에는 더 현대 대구(2월 10일~2월 22일)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둘러보고 올 계획입니다.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8시까지(금, 토는 오후 8시 반까지) 뭘 전시해 놓고 있을지 기다려지네요.
참조 글 :
2023.01.19 - [낙서장] - 씨네큐 대구이시아점, 슬램덩크를 누워서 본다?
2023.01.17 - [낙서장] - 슬램덩크 N차 관람, 멈출 수 없는 이유?
2023.01.11 - [낙서장] - 더 퍼스트 슬램덩크 3회 차, 동돌비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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