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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가격, 납득할 수 있나?

커피스푼 2023. 5. 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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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9의 사전계약 가격표가 올라왔습니다.
더 기아 EV9의 사전계약 가격표가 올라왔습니다.

기아 EV9의 판매 가격이 공개됐습니다. EV9 후륜(2WD)은 에어 7,671만 원, 어스 8,181만 원, EV9 사륜(4WD)은 에어 8,041만 원, 어스 8,551만 원, GT-라인 8,781만 원입니다(개별소비세 3.5% 기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반영될 경우 2WD 에어는 7,337만 원, 4WD GT-라인은 8,379만 원이 될 전망입니다. 전기차 보조금 50%를 껴안아도 실 판매가는 7천만 원부터 시작되는 셈입니다. 더 많은 배터리를 싣고 더 넓은 공간을 제안한 EV9의 가격은 과연 합리적일까요?

 

 

EV9 2WD 에어 트림의 기본 품목은 이렇습니다.
EV9 2WD 에어 트림의 기본 품목은 이렇습니다.

에어 트림에 적용된 품목을 알아봤습니다. 기본화된 운전자 주행 보조(ADAS)의 범위는 꽤 풍부했습니다.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모니터를 제외한 주행 안전 사양이 거의 다 들어갑니다. 감지 대상이 폭넓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 토크 제어식에서 조향각 제어식으로 개선된 '차로 유지 보조 2',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까지 최신형으로 맞췄더군요. 사륜 모델은 험로 주행을 돕는 터레인 모드가 추가됩니다.

 

차 안팎에 달린 램프는 모두 LED로 구성됩니다. 밖에는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에 LED 방향지시등, 안에는 선바이저부터 러기지 룸까지 전부 다 LED 실내등으로 채웠습니다. 앞에서 보이는 디지털 패턴 그릴 라이팅은 선택 사양으로 스타일 팩(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지능형 헤드램프 포함, 가격은 1백5십만 원)을 넣어야 들어갑니다. 선택 시 두 가지 패턴(컴플리트, 포커스)의 웰컴 라이트가 켜지며 이피션트, 액티브, 테크니컬, 솔리드, 엘레강트 등 다른 패턴을 재생하려면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서 구독 신청이 필요합니다. 가격은 평생 이용 기준 18만 원입니다(스타일 팩 적용 시).

 

조명 이외의 편의 사양은 나름 괜찮습니다  스피커 8개에 e 하이패스가 내장된 12.3인치 내비게이션, C 타입 USB 포트는 1열에 하나, 2열과 3열에 두 개씩 마련됩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지문 인증 시스템, 실내 V2L도 갖췄습니다. 실외 V2L은 선택 사양으로 컨비니언스 팩을 넣거나 어스 트림으로 한 등급 올려야 합니다. 운전대 틸트 및 텔레스코픽은 수동식이 기본이며 앞유리부터 2열까지는 이중접합 차음 유리로 이뤄집니다.

 

 

시트는 7인승이 기본이며 6인승은 선택 사양입니다.
시트는 7인승이 기본이며 6인승은 선택 사양입니다.

시트는 7인승 형태에 바이오 인조가죽으로 마감됩니다. 6인승 선택 시 2열 벤치 시트가 독립형 기본 시트로 바뀝니다. 추가 비용은 5십만 원입니다. 1열은 전동식으로 움직이며 열선과 통풍이 포함됩니다. 2열은 열선만 켜지며 원터치 워크인 및 폴딩,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이 지원됩니다. 3열은 양쪽이 절반씩 접히며 리클라이닝으로 등받이가 조금 더 넘어갑니다. 기본 구성에 만족할 고객이라면 빌트인 캠 2(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포함, 6십만 원)에 컨비니언스 팩(전동식 틸트 및 텔레스코픽 운전대, 2열 수동식 햇빛 가리개,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포함, 가격은 1백5십만 원)만 달아도 됩니다.

 

 

6인승 스위블, 6인승 릴렉션 시트는 EV9 4WD 모델만 가능합니다.
6인승 스위블, 6인승 릴렉션 시트는 EV9 4WD 모델만 가능합니다.

스위블 혹은 릴렉션이 되는 6인승 시트는 사륜에서만 선택 가능한 사양으로 제한됩니다. 대형 SUV에서 사륜구동을 기본 소양으로 여기는 고객층을 위한 상품 설계였을까요? 2열 시트를 180도 뒤집는 스위블 타입은 1백만 원, 2열 원터치 릴렉션 모드로 안락감을 더한 릴렉션 타입은 에어 트림에서 2백5십만 원, 어스와 GT-라인 트림에서 2백만 원이 더 듭니다. 후륜 모델도 6인승 스위블, 6인승 릴렉션 독립 시트를 넣을 수 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V9 2WD 어스 트림의 기본 품목은 이렇습니다.
EV9 2WD 어스 트림의 기본 품목은 이렇습니다.

어스 트림으로 한 등급 올리면 품목 구성이 한결 좋아집니다. 컨비니언스 팩과 모니터링 팩(2백2십만 원)에 있던 품목들이 전부 들어가거든요. 큰 차에 있으면 좋은 '서라운드 뷰 모니터', 고속도로 본선 합류 시 유용한 '후측방 모니터', 후진 주차 중 저속 충돌 위험에 대비해 차를 세우는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의 전방 주시와 길 안내를 돕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장거리 운전 시 운전자의 관절 피로를 줄이는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졸음 쉼터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쓰기 좋은 '1열 릴렉션 컴포트시트'까지 채워집니다. 실외 V2L 커넥터를 갖추고 있기에 밖에서 전자제품을 쓰기도 좋습니다.

 

 

EV9의 휠 패턴은 이렇습니다.
EV9의 휠 패턴은 이렇습니다.

그밖에 운전대의 기아 엠블럼에 LED가 켜지고 손길이 닿는 주요 부위가 더 좋은 소재로 꾸며지는데요. 휠은 트림을 올려도 19인치 그대로입니다. 20인치 휠(6십만 원) 선택 시 규격이 255/60 R19에서 275/50 R20으로 타이어 폭이 넓어지며 다이아몬드 패턴에 가까웠던 휠도 삼각형 두 개를 포갠 모양으로 바뀝니다. 겉보기에 21인치 하이퍼 실버 휠이 가장 예쁘지만 후륜 모델에서는 고를 수 없습니다. 사륜 전용 선택 사양이거든요(1백2십만 원, GT-라인에서는 기본). 타이어 규격은 285/45 R21로 조금 더 커지며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투어 A/S를 신게 됩니다.

 

 

EV9 4WD GT-라인의 기본 품목은 이렇습니다.
EV9 4WD GT-라인의 기본 품목은 이렇습니다.

GT-라인은 EV9의 최신 유행과 호화 사양을 전부 누리기 위한 최상위 트림입니다. GT-라인 전용으로 디자인된 범퍼와 루프랙, 전용 인테리어, 스웨이드 헤드라이닝을 넘어서 다른 모델에 없는 '전방 및 측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제네시스 주요 모델에 선택형으로 대응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까지 한데 묶입니다.

 

 

라이팅 패턴,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로 구독하는 방식입니다.
라이팅 패턴,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로 구독하는 방식입니다.

참고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는 모니터링 팩을 추가한 에어랑 어스 트림에서 '맛보기 체험'이 됩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서 유료 결제를 한 그 즉시 이용 권한이 생깁니다. 한 달에 1만 2천 원, 1년에 1십2만 원을 내는 구독형 상품을 잠깐 쓰다가 마음에 들면 5십만 원을 내면 평생 이용이 가능해집니다. EV9 안에서 왓챠, 웨이브, 멜론, 지니 같은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다달이 7천7백 원을 내면 됩니다.

 

 

EV9의 HDP가 작동하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EV9의 HDP가 작동하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GT-라인에서 가장 탐나는 기능은 HDP(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입니다. 두 개의 라이다(LiDAR)와 중거리형 레이더, 앞뒤로 매달린 카메라를 이용해서 내비게이션 정밀 지도상 기록된 좌표를 안전하게 추종하는 주행 방식입니다. 주행 원리는 자율주행 로봇의 확장형 개념이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센서 장비 중에서는 라이다가 상당히 비싼 편이라 옵션 가격이 7백5십만 원이나 됩니다. 예전에 단순 충격으로 레이더가 망가져서 앞범퍼를 통으로 교체한 수리비가 4백만 원이었는데요. HDP가 추가된 EV9 GT-라인이라면 웬만한 프리미엄 수입차에 준하는 비용을 치를지도 모릅니다.

 

 

EV9은 기존 기아차들과 다르지만 뭔가 익숙합니다.
EV9은 기존 기아차들과 다르지만 뭔가 익숙합니다.

기아의 기함급 전기차 EV9은 뭔가 새롭지만 익숙한 모델입니다. 대중성 뚜렷한 과거의 내연기관차,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전기차 사이를 줄타기하는 모델이라고 할까요? 밖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말하지만 안에서는 팰리세이드와 카니발, 스타리아가 겹쳐 보입니다. 1열 분위기만 보면 라운지 개념에 제법 가까워진 모습인데 2열과 3열은 '이게 새로운 개념인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상품 구성은 전동화된 대형 SUV에 기존의 MPV 패키징을 더한 정도에 그치거든요. 누구보다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살 사람은 사겠지만 카니발을 취소할 만큼 매력적인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EV9은 살 만한 전기차일까요?
EV9은 살 만한 전기차일까요?

솔직히 EV9은 사전계약 시점보다 1~2년 뒤 흐름을 보고 구매 결정할 차가 아닌가 합니다. 느긋한 집밥(완속 충전), 통행료 반값, 조용한 전기차 맛에 길들여진 고객에게는 '구매를 고려할 만한 가격'이라 하겠으나 내연기관차를 타던 고객에게는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은 가격'으로 보입니다. 충전 속도가 제 아무리 빨라졌어도 충전 접근성은 길가의 주유소보다 떨어지거든요. 유지비는 덜 드는 건 사실인데 전기차를 내 품에 안는 순간 이상하게도 계산적이고 계획적이며 부지런한 삶을 살게 되거든요. 내 삶을 바꿀 용의가 있다면 평소 관심을 가졌던 전기차부터 하나 둘 체험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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