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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코나 SX2 하이브리드 시승 후기 본문
지난 4일 현대자동차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서부 지점에 다녀왔습니다. 시승한 모델은 코나 SX2(디올뉴코나) 하이브리드입니다.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의 파생형 모델이자, 니로 SG2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을 공유한 내연기관 SUV입니다. 트림은 인스퍼레이션, 외장 색상은 에코트로닉 그레이 펄, 선택 사양으로 세이지 그린 컬러 패키지에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파킹 어시스트, 와이드 선루프, 빌트인 캠 2가 모두 반영된 풀옵션 모델입니다. 가격은 3,963만 원입니다.
계기판에 적힌 주행 누적 거리는 불과 65km. 비닐을 다 뜯다 만 신차였습니다. 밖에서 본 에코트로닉 그레이 펄의 색감은 진한 먹구름에 가깝습니다. 강렬한 얼티메이트 레드 메탈릭, 발랄한 네오테릭 옐로보다 눈에 덜 띄는 무난한 색깔입니다. 순백색(아틀라스 화이트)으로 치장한 더 뉴 아반떼보다 인상이 온순합니다.
바퀴는 18인치 크기로 꽂힙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은 코나 인스퍼레이션(19인치)보다 한 사이즈가 작습니다. 타이어는 넥센의 엔프리즈 S, 규격은 215/55 R18입니다. 며칠 전 카셰어링으로 몰아본 코나 1.6T 모던의 17인치 타이어랑 같은 제품입니다. 저소음과 승차감에 유리한 특성을 띠는데 AI 기술로 소음을 더 줄였다는 사이드월 문구는 안 보입니다. 코나 1.6T의 19인치 타이어(넥센 엔페라 AU7, 235/45 R19) 대비 20mm 좁고 사이드월이 볼록하면서 두툼합니다.
세이지 그린으로 꾸며진 실내 분위기는 다소 차분했습니다. 모던 그레이보다 덜 칙칙하면서 눈이 편안합니다. 도어 트림 가운데는 격자 패턴의 직물과 인조 가죽, 천장은 사선형 직물로 감싸고 시트는 천연 가죽으로 덮었습니다. 운전석 좌판의 쿠션감은 다소 단단했습니다. 파워트레인 구성이 같은 니로 SG2 하이브리드보다 좌우 품은 넓은데 푹신하지는 않았습니다. 착석감은 허벅지 앞쪽이 약간 허전한 느낌이라서 시트 조정 시 좌판 앞쪽을 살짝 띄우길 추천드립니다.
2열 거주성은 코나 SX2 1.6T와 같습니다. 좌판 길이는 1열과 같고 시트백 무릎 공간은 주먹 두 개에서 두 개 반, 머리 공간은 한 주먹 정도 됩니다. 2열 에어 벤트 밑에 USB-C 포트 두 개가 들어가며 센터 터널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대비 높습니다. 테일게이트를 열었을 때 적재 공간감은 비슷한데 2열 시트백 일부가 쭈글쭈글해서 보기에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시승차로 몰아본 코나 1.6T 인스퍼레이션, 쏘카로 몰아본 코나 1.6T 모던 트림도 저랬거든요. 차 값이 오른 만큼 QC(품질 관리)는 대충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코나 1.6T와 비슷했습니다. 타이어 크기에 따른 충격 전달, 흔들림이 일부 달라진 정도였습니다. 19인치 바퀴보다는 불쾌한 충격이 덜하고 17인치 바퀴보다 덜렁거림이 적습니다. 패들 시프트를 당겨서 레벨 2~3으로 회생 제동을 유도하거나 정차 시 차가 앞으로 기우는 게 쉽게 느껴집니다. 레벨을 0으로 내려도 전기차처럼 데굴데굴 구르지는 않습니다. 18인치 바퀴를 끼던 니로 SG2 하이브리드보다 운전하는 시선이 살짝 높을 뿐입니다.
EV 모드로 운행하다 엔진이 켜지는 순간의 이질감은 적은데요. 작동 시 엔진음은 코나 1.6T보다 더 잘 들립니다. 엔진 특성에 따른 차이도 있겠으나 코나가 기본적으로 조용한 차는 아닙니다. 노면에 따른 주행 소음 차이가 적은 반면에 차창밖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는 투싼 혹은 스포티지 1.6T 하이브리드보다 잘 느껴집니다. 부분변경 이전의 올 뉴 아반떼가 다소 시끄러웠는데 연식변경 후 부분변경된 더 뉴 아반떼의 소음 수위가 지금의 코나랑 비슷합니다.
엔진에 맞물린 6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의 감각은 토크 컨버터형 자동 변속기처럼 자연스럽고 느긋합니다. 20km/h 이하 지정체 구간은 전기 모터로 바퀴를 굴리며 연비를 보전하는 식입니다. 레벨 0에서 우측 '+' 패들을 당기면 회생 제동 레벨이 알아서 0~2를 왔다 갑니다. 전기차처럼 원페달 주행이 되는 i-페달 모드는 없습니다. 왼쪽 '-' 패들로 레벨 3까지 높여도 전기차만큼 속도가 확 줄지는 않습니다. 니로 SG2 EV 기준으로 레벨 2에 맞추고 달리는 느낌입니다.
승차감은 니로 SG2 하이브리드보다 덜 푹신합니다. 좌판이 단단하고 좌우 품이 넓어서 운전자를 감싸는 느낌이 덜합니다. 정차 후 출발 가속감, 제동감은 코나 1.6T가 더 선형적으로 느껴집니다. 과속방지턱을 타 넘는 감각은 대동소이한데 18인치 타이어가 이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17인치 타이어보다 그나마 덜 출렁댑니다. 언젠가 굽이진 팔공산 주변 도로에서 주행감과 승차감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싶은데 운전 재미에 의미 부여를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연비는 잘 나옵니다. 50분간 16.5km를 달려서 20.6km/l가 나왔습니다. 에어컨도 섭씨 22도로 작동 중이었죠. 3km 안팎의 짧은 시내 구간 연비도 16.7km/l, 중간에 지정체가 생기면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구간이 길어져서 연비가 잘 안 떨어집니다. 에코, 스포츠, 스노 세 가지 주행 모드 중에는 '에코'가 가장 나은데 코나 1.6T의 '노멀'보다는 주행 세팅 만족감이 좋지는 않습니다. 에코와 스포츠 사이를 메우는 주행 모드 하나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잠깐 몰아본 코나 SX2 하이브리드는 니로처럼 연비 지향의 SUV로 느껴졌습니다. 전방과 좌우, 후방 시야가 괜찮고 주행 안전 사양과 편의 기능이 풍부해서 누구든 편안히 탈 수 있는 모델입니다. 계기판에 적힌 연비는 운전자를 미소 짓게 하지만 오를 대로 오른 가격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중간 등급인 프리미엄 트림에 선택 사양 한두 가지 더하면 3천5백만 원을 쉽게 넘깁니다. 안팎으로 깔끔하면서 세련된 디자인 경쟁력은 있는데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차, 코나 SX2 하이브리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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