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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그린카 시승 후기

커피스푼 2023. 5. 1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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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가 그린카에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토레스가 그린카에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9일) 그린카로 토레스를 빌렸습니다. 5월에 투입된 그린카의 신차입니다. 2월 말 쏘카 제휴사 대여 쿠폰으로 토레스를 이용했지만 주행요금이 비싸서(2월 당시 230~250원/km, 5월 중 200~230원/km로 내림) 한동안 다른 차를 몰았죠. 다달이 그린패스를 구독하던 중 가까운 그린존에 새 차로 토레스가 들어왔습니다. 주행요금은 스포티지 1.6T(210원/km)랑 비슷한 220원/km. 대여료 60% 할인쿠폰으로 두 시간 타보기로 했습니다.

 

 

대구와 경산에 신차로 풀렸던 토레스입니다.
대구와 경산에 신차로 풀렸던 토레스입니다.

토레스를 픽업할 카셰어링존은 두 곳이었습니다. 동대구역 뒤편(2대)과 압량읍 행정복지센터에서 도보로 7~8분 걸리는 원룸촌 부근 공터(강산에아파트 2차 맞은편 부지)입니다. 둘 중 접근성이 좋았던 곳은 후자였습니다. 버스 환승 부담도 없고 무엇보다 가까웠거든요. 동대구역 뒤편 주차장은 저녁이면 차가 꽉 차서 주차가 힘든데요. 어제 찾아간 그린존은 버스나 화물트럭 주차장으로 쓰일 만큼 여유롭습니다.

 

 

현장에서 픽업한 토레스는 이랬습니다.
현장에서 픽업한 토레스는 이랬습니다.

공터에서 픽업한 토레스는 올 4월에 만들어진 차였습니다. 트림은 기본형 등급인 T5, 선택 사양으로 밸류업 패키지만 적용된 모델입니다. 오토 라이트, 레인센서(우적감지 와이퍼), 하이패스, ECM 룸미러, 스마트 하이빔, 전방 주차 보조 경고, 18인치 바퀴가 추가된 모델입니다. 가격은 2,980만 원입니다.

 

 

토레스의 옆모습, 1열과 2열 좌석을 살핀 모습입니다.
토레스의 옆모습, 1열과 2열 좌석을 살핀 모습입니다.

계기판에 적힌 누적주행거리는 331km. 말 그대로 신차였습니다. 운전석 시트는 수동식이지만 사이드볼스터가 높아서 좌우품이 허전하지 않고 운전 자세를 맞추기 편했습니다. 5천6백km 넘게 달렸던 22년 10월식 토레스(쏘카)는 좌판 아래의 시트 위치 조절 레버가 튀어나와서 종아리에 레버가 닿고 가속 페달이 다소 서 있어서 주행감이 어색했는데요. 23년 4월식 토레스(그린카)는 그와 같은 불편감이 없었습니다. 생산주기만 다른 차인데 나중에 나온 모델이 더 편했습니다. 

 

 

토레스의 실내는 이렇습니다.
토레스의 실내는 이렇습니다.

 

가운데에 있던 12.3인치 내비게이션입니다.
가운데에 있던 12.3인치 내비게이션입니다.

가운데에 돌출된 12.3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은 현대 기아의 바(bar) 타입 12.3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다릅니다. 좌우로 살짝 좁고 위아래로 살짝 길며 상체를 숙이지 않아도 바로 터치가 될 만큼 화면이 가깝고 커 보입니다. 베젤(bezel)은 예전 태블릿처럼 두껍고 터치 반응은 다소 느립니다. 빛 반사 저감 필름이 붙은 상태라서 먼지는 덜 달라붙을지도 모릅니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길 안내가 안 끝납니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길 안내가 안 끝납니다.

인포콘 내비게이션의 작동 로직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화면 왼쪽 두 번째 아이콘을 건들면 사전 불러오기(preload) 식으로 내비게이션을 불러옵니다. 수입 브랜드 모델에서 핫키(hot key)를 길게 눌러 호출하던 방식을 부드럽게 바꾼 것뿐입니다. 토레스에는 아이나비 3D 내비게이션이 들어가는 듯한데 맵 로딩이 길고 목적지 인식 정확도가 떨어지더군요.

 

목적지 바로 앞 주차장에 도착하면 "경로 안내를 종료합니다. 목적지는 현 위치에서 몇 m 떨어져 있습니다."와 같은 멘트가 뜨는데요. 토레스의 내비게이션은 정확한 좌표에 도달할 때까지 길 안내가 안 끝납니다. 이용한 토레스 반납을 위해 입력한 주소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터 안쪽으로 한참 들어가 주차를 마쳤는데도 목적지로 둘러가는 경로를 계속 띄웁니다.

 

 

AVN 대응 하드웨어 스펙은 괜찮았습니다.
AVN 대응 하드웨어 스펙은 괜찮았습니다.

내장된 하드웨어 스펙(제원)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6155(SA6155P, 옥타코어 AP), 6GB RAM, 64GB 메모리로 안드로이드 9 OS 기반의 AVN(소리, 영상, 내비게이션, 공조 기능을 포괄한 개념)을 돌리던 중이었거든요. 개발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가 잘 최적화된다면 위와 같은 문제는 언젠가 자연스럽게 나아질 겁니다. 주행 중 내비게이션이 멈추는 현상은 토레스 이전에도 많았거든요.

 

 

토레스의 터치 공조 패널은 이렇습니다.
토레스의 터치 공조 패널은 이렇습니다.

에어 벤트 아래의 터치식 공조 패널은 하드웨어적으로 좋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센터패시아를 장식하던 물리 버튼을 없앤 노력은 인정하지만 터치 반응이 내비게이션 화면보다 밋밋하고 느립니다. 화면 밝기 조절이 섬세하지 않아서 때로는 주변 밝기보다 지나치게 어두워집니다. 필요한 기능만 가볍게 툭툭 건드는 정도는 무난한데 화면을 옆으로 쓸거나 버튼을 만지고 떼는 피드백(feedback) 반응은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토레스도 애프터 블로우(에어컨 자동 건조)가 됩니다.
토레스도 애프터 블로우(에어컨 자동 건조)가 됩니다.

여름을 앞둔 토레스에서 더욱 신경 쓸 분야는 '공조 기능' 설정입니다. 메인 화면(우측)-차량 설정 카드로 넘어가면 에어컨 건조(애프터 블로우), 자동 환기(외기 순환), 습기 제거(오토 디포그), 터널 진입 제어(내기 순환) 기능에 체크 표시가 되어 있어야 실내가 좀 더 쾌적해질 겁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상태를 원하면 섭씨 22도에 오토 1단, 약간 서늘한 정도를 바란다면 섭씨 20도 설정이 괜찮습니다. 에어컨 작동 시 들리는 바람 소리는 생각보다 큽니다.

 

 

토레스의 운전석 주변부를 모았습니다.
토레스의 운전석 주변부를 모았습니다.

운전석에서 만족할 만한 부위는 운전대와 기어 노브의 재질감입니다. 보통 예상하는 인조가죽보다 부드럽고 잘 달라붙습니다. 평탄화된 대시보드의 상단 마감도 딱딱하지 않더군요. 도어 트림은 살짝 거칠고 번들거리며 운전대 좌우의 버튼이 작아서 기능 조작감은 떨어지는데 눈에 보이는 주요 장식이 촌스럽지 않았습니다. 실내 장식을 살려줄 브라운 혹은 카키 인테리어를 씌울 수 있다면 만족감이 커질 겁니다. 트림을 T7으로 한 등급 올리는 조건이 따르겠지만요.

 

 

토레스의 전방 시야는 꽤 넓습니다. 시트 위치가 높아서 보닛의 장식도 잘 보입니다.
토레스의 전방 시야는 꽤 넓습니다. 시트 위치가 높아서 보닛의 장식도 잘 보입니다.

 

토레스로 다닌 주요 구간을 모았습니다.
토레스로 다닌 주요 구간을 모았습니다.

주행감, 운동 성능은 솔직히 요즘 나온 차에 비해서 안 좋습니다. 60~70km/h에서 운전대를 좌우로 조금씩 기울여도 금방 롤이 느껴집니다. 휠베이스가 길지 않은(2,680mm) 앞바퀴굴림차인데 뒷바퀴가 느긋하게 따라붙고 비틀댑니다. 토레스의 콘셉트를 생각하면 이해할 만합니다. 존재감 뚜렷한 얼굴, 넓은 실내, 일상 주행감은 적당히 편안하면서 트렁크는 커야 하며, 탁 트인 전방 시야, 매력적인 가격의 큰 차를 바라는 한국인들의 실용주의 패키징을 만족합니다.

 

 

토레스는 오토 스탑을 껐을 때 운전하기 편합니다.
토레스는 오토 스탑을 껐을 때 운전하기 편합니다.

변속기는 느긋합니다. 오토 스탑으로 시동이 잠깐 꺼진 상태이면서 오토 홀드가 걸린 상황이면 정차 후 출발이 갑갑해집니다. 엔진을 깨우고 오토 홀드를 풀어주는 과정이 빠르지 않거든요. 오토 스탑을 꺼 놓으면 그나마 나은데 기본적으로 연비 지향 세팅이라서 가속이 대체로 무디고 무겁게 움직입니다. 엔진음은 대체로 낮게 깔립니다. 엔진 회전 수를 2천rpm 밑으로 떨구는 느긋한 주행에 잘 어울립니다.

 

 

토레스에 꽂혔던 18인치 바퀴입니다.
토레스에 꽂혔던 18인치 바퀴입니다.

승차감은 무난합니다. 18인치 휠에 신겨진 한국의 다이나프로 HP2(규격은 235/55 R18, 트레드웨어는 540)는 과속방지턱에서 단단한데 그 밖의 일상 주행은 말랑하거나 상하로 넘실댑니다. 하체 방음 수위는 스포티지보다 조금 못한 정도며 주변 소리는 코나만큼 잘 들립니다. 정차 중 바로 뒤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스타렉스의 2.5 디젤 엔진음이 또렷했습니다.

 

 

주행 직후 토레스의 평균 연비를 찍어봤습니다.
주행 직후 토레스의 평균 연비를 찍어봤습니다.

연비는 어떨까요? 1시간 조금 넘게 31km를 운행한 평균 연비는 겨우 10.2km/l. 2월에 46km를 운행한 토레스도 평균 연비는 11.4km/l, 잘 나와야 13km/l 정도였습니다. 공차중량이 무거운 차가 아님에도 주행요금이 왜 그리 높은지 이해가 가더군요. 키가 높은 SUV라서 바람 저항도 많이 받습니다. 길들이기 여부에 따라 연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겠지만요. 토레스에 20인치 휠은 겉보기에 예쁠지라도 유지비 차원에서 좋은 선택은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토레스가 궁금하거든 이용해 보길 바랍니다.
토레스가 궁금하거든 이용해 보길 바랍니다.

토레스를 두 시간 빌린 이용 요금은 대략 2만 6천 원입니다. 주행 전 미리 낸 대여료 1만 2천 원, 보험료 6,850원, 주행요금 6,820원을 합한 결과입니다. 그린카를 이용하며 적립한 포인트 5천 점, 그린패스 구독 혜택으로 주어지는 60% 대여료 할인 쿠폰을 써서 대여료를 7천 원에 끊었죠. 가끔 시간제 50% 할인쿠폰으로 대여료를 낮출 수 있지만 그린패스 없이 토레스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기본 대여료가 다른 차보다 높기도 하거든요. 그럼에도 토레스를 타야 할 동기가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고 두세 시간으로 짧게 끊어서 이용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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