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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젊은 하이브리드의 귀환 본문
올 연말 토요타 프리우스가 국내 출시됩니다. 안팎을 젊은 취향으로 모두 바꾼 5세대 프리우스입니다. 한때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끌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습니다. '연비 만능주의(연비 좋은 차가 가장 좋다)'로 가치를 매기던 프리우스의 황금기는 끝났습니다. 업계의 위기를 자초한 디젤 게이트는 테슬라의 기회로 연결되며 흐름이 전기차 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전기차스럽게 바뀐 원조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는 여전히 매력적일까요?
생김새는 네 번째 프리우스보다 확실히 젊어졌습니다. 기름 냄새만 맡아도 잘 구르던 예전 프리우스는 일본에서 장거리 여행객을 위한 차, 연료비 절감에 진심인 중년층의 이동 수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큰 결심을 한 프리우스는 새 유행을 적극 받아들였습니다. C자형 헤드램프는 얇은 그릴과 이어지고 공기 흡입구 좌우로 안개등을 받들며 세련되고 깔끔한 도시적 얼굴이 됐습니다.
옆모습은 1997 1세대 프리우스의 흔적을 엿보게 합니다. 보닛 끝에서 A-필러를 타고 지붕으로 향하는 빗면이 하나의 선으로 보일 만큼 매끈합니다. 쐐기형 디자인이 돌고 돌던 70, 80년대 감성을 프리우스에 실었습니다. 운전석 밑에서 리어램프로 확 올라가는 사선을 드러내서 전진감을 끌어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잘 보면 발목 높이만 한 러닝화처럼 보입니다.
뒷모습에서 전하는 분위기는 크라운 크로스오버보다 더 젊습니다. 일자형 테일램프를 감싸며 위로 나온 장식이 프리우스의 리어 스포일러를 겸하며 역동적 분위기를 더합니다. 차명은 크라운처럼 자간을 벌린 형태로 들어가며 우측에 엔진 타입을 나타낸 레터링(HEV 혹은 PHEV)이 붙습니다. 범퍼 하단은 안개등을 떠받친 앞 범퍼처럼 파내며 대칭을 이뤘습니다.
실내도 직전의 프리우스보다 나아졌습니다. 내비게이션 위에 계기판 화면을 두던 세로 배치 방식이 일반적인 가로 배치 방식으로 바뀌며 눈을 두기 편해졌습니다. 7인치 화면에 띄운 계기판 정보는 푸조 408의 i-콕핏처럼 운전대 위에 걸쳐 보이게 만들고 주행 가능 상태와 주차 브레이크와 같은 알림은 화면 좌우에 따로 띄웠습니다.
돌출된 12.3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은 조작하기 좋게 대시보드 앞쪽에 세웠습니다. LED 앰비언트 장식으로 세련미를 더했는데요. 운전대와 에어 벤트 주위로 모아놓은 버튼의 배치가 복잡합니다. 버튼의 모양과 크기, 동작 형태가 투박합니다. 미국 수출용으로 만들어진 일본 차 느낌에 가깝습니다. USB-C 포트는 센터 플로어에 둘, 센터 콘솔 박스 안에 두 개 더 들어있으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기어 레버 우측에 길게 파낸 트레이에 꽂으면 됩니다.
안전 운전을 돕는 운전자 주행 보조 기능(ADAS)과 편의 사양은 제법 다양합니다. 3세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에 속한 보행자 감지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오토 하이빔, 도로 표지 인식 기능은 기본입니다. 360도 카메라(파노라믹 뷰 모니터), 전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다중 충돌 방지 보조,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전방 및 실내 블랙박스 녹화 기능, 디지털 후방 뷰 미러, 스마트폰과 연동한 자동 주차 및 출차(어드밴스드 파크) 기능까지 선택적으로 추가됩니다.
2열 거주성은 한계를 띨지도 모릅니다. 한 세대 전 프리우스보다 30mm 길어지고 20mm 넓어지며 휠베이스를 50mm 늘렸지만 전고가 50mm 낮은 쿠페형이라서 겉보기에 헤드룸이 다소 바듯해 보였습니다. 천장에 1열과 2열 개별로 열리는 선루프가 개방감 해소에 도움은 되겠으나 아반떼보다 2열 중요도가 낮은 자동차로 접근하기 알맞습니다. 뒷문 외부 손잡이는 C-필러 장식 안에 스위치 레버 형태로 숨겨뒀습니다.
기본 적재 공간(트렁크 용량)은 SAE 기준 574리터(VDA 기준 410리터) 규모로 보입니다. 2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에서 2열 시트 백까지 비교적 완만히 이어지며 등받이는 6:4 비율로 나눠 접힙니다. 4세대 프리우스의 697리터(VDA 기준 502리터)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1열 위주로 타고 내릴 자동차로는 무난합니다.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엔진은 1.8리터와 2리터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프리우스에 꾸준히 들어가던 엔진으로 합산 출력 140 마력을 내며 WLTC 기준 연비는 32.6km/l에 이릅니다. 새로 추가된 2리터 엔진은 렉서스 UX가 품던 파워트레인입니다. 통틀어 196 마력을 내며 후륜에 전기 모터를 얹은 네 바퀴 굴림 모델은 199 마력을 내기도 합니다. WLTC 기준 연비는 28.6km/l이며 미국에 발표된 프리우스의 연비는 20.8~24.2km/l(EPA 기준) 정도였습니다.
5세대 프리우스의 가격은 일본에서 275만 엔(한화 약 2,525만 원)부터 시작됩니다. 1.8리터 엔진의 X 트림에 사륜구동 시스템 E-four를 더하면 297만 엔(한화 약 2,727만 원)이 됩니다. 2리터 엔진이 얹힌 G 트림은 각각 320만 엔(한화 약 2,939만 원)과 342만 엔(한화 약 3,141만 원), 고급형 트림인 Z 트림은 370만 엔(한화 약 3,398만 원)과 392만 엔(한화 약 3,655만 원)입니다.
미국에 팔리는 프리우스 2리터 모델도 트림 등급이 LE, XLE, 리미티드 세 가지입니다. LE는 2만 7,450달러(한화 약 3,673만 원), XLE 3만 895달러(한화 약 4,134만 원), 리미티드는 3만 4,465달러(한화 약 4,611만 원)에 걸치며, 사륜구동 시스템을 더하면 1,400달러씩 올라갑니다.
한국형으로 5세대 프리우스를 짜 맞춘다면 미국형 모델의 XLE와 리미티드를 참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XLE에서는 12.3인치 내비게이션과 디지털 키, 리미티드에서는 2열 열선 시트와 디지털 후방 뷰 미러, 어드밴스드 파크 및 파노라믹 뷰 모니터를 선택 사양으로 끌고 가겠군요.
약속대로 프리우스를 연말에 출시한다면 1.8 모델은 3천만 원 중후반, 2.0 모델은 4천만 원 초중반에 올려두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 토요타 자동차 입장에서 프리우스는 라브 4만큼 수요가 중요한 모델이니 크라운 크로스오버나 하이랜더처럼 틈새 수요를 공략하지는 않을 겁니다. 성공의 대명사 '언젠가는 크라운.'도 옛말이 되었듯, 하이브리드 앰배서더(Ambassador) 역할을 하던 프리우스의 귀환은 과연 국내서 환영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 남은 몇 달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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