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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안팎 드러낸 신형 G90, 좋기만 한가? 본문
어제(14일) 제네시스가 신형 G90의 안팎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11월 말에 젊고 세련된 겉모습으로 기대를 모았다면 보름 뒤 공개된 실내 컷은 G90의 섬세한 짜임새를 보여줍니다. 제네시스의 가장 대표적인 플래그십 대형 세단으로서 온갖 첨단 기술을 두르고 나왔죠. 부분변경 후 3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G90은 세단과 롱휠베이스(LWB) 모델로 나올 예정이며 17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습니다. 시작가는 G90 세단이 8,957만 원, G90 LWB는 1억 6,557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입니다. 안팎을 모두 바꾼 신형 G90은 좋기만 할까요? 실내 구성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글 :
2021.11.30 - [이 차 저 차] - 제네시스 신형 G90, 얼마나 바뀌었나?
제네시스 신형 G90의 외장 변화점은 윗글에 정리했습니다. 그릴에서 양쪽으로 뻗는 두 줄의 헤드램프, 방향 지시등은 앞바퀴 펜더까지 연결하고 이음매를 없앤 클램쉘 후드로 보닛을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기존 G90보다 한층 날렵해졌죠. 포물선 형태로 달라진 윈도 라인 장식에 이어 두 줄 리어 램프는 사다리꼴 형태로 정리해 간결하면서 낮게 깔린 듯한 자세를 연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참고 글에 달린 링크를 따라가시면 됩니다.
G90의 실내는 전기차로 판매 중인 GV60의 확장판처럼 보입니다. 2-스포크 운전대 양쪽에 달린 버튼과 디자인, 수평으로 쭉 뻗은 에어 벤트 밑 공조 제어 패널 구성이 GV60을 똑 닮았죠. 헤벌쭉 웃던 G80의 운전대는 마름모에 가까운 포물선으로 다듬고 오각형 혼 커버를 톡 튀어나오게 만들었습니다. 혼 커버 양쪽 물리 버튼은 두 줄 헤드램프 장식에 빙의된 듯 보입니다. 정전식 터치를 두른 운전대 림(직접식 그립 감지 시스템, HOD)은 일부 ADAS(운전자 주행 지원 시스템) 작동 시 운전대를 붙잡으라는 경고를 쉽게 풀어줍니다.
대시보드에 나란히 세운 화면은 여전히 두 장입니다. 운전석에 12.3인치 TFT-LCD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 가운데에 12.3인치 터치 화면을 매달았죠. 화면 사이 빈 영역(베젤)을 가리려고 버튼과 디자인을 더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제네시스의 고유 디자인 언어인 "여백의 미"와 동떨어져 보입니다.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라면 화면 구성도 어느 차급보다 세련돼야 하지 않을까요? 한 장 같은 두 장 말고 베젤을 완전히 없앤 "찐(진정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바랐지만 실내 변화는 뭔가 소소합니다. 캐딜락에서 출시를 예고한 전기차 리릭의 경우 운전석과 가운데 화면을 33인치 커브드 파노라믹 화면으로 덮었습니다. TFT-LCD 패널보다 한 급 높은 LED 패널을 씌웠죠. 중국형 럭셔리 세단인 링컨 제퍼에도 가운데에서 동반자석까지 뻗는 27인치 화면을 달아줍니다. 언제쯤이면 제네시스에서 제대로 탁 트인 화면을 볼 수 있을까요?
화면 속 콘텐츠들은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알아서 확 바뀝니다.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말고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브레이크, 운전대, 서스펜션, 에어백, ADAS 등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주행 편의 및 안전 기능이 개선됩니다. 예를 들면 쇼퍼, 컴포트, 스포츠 모드로 제동감을 조절하는 브레이크 모드나 프리뷰 전자 제어 서스펜션, 에어 스프링의 충격 흡수량을 세 단계로 알아서 맞추는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개별 옵션, 350만 원)까지 세팅이 바뀝니다. 스마트폰처럼 버전 업을 거쳐서 사소한 오류를 잡거나 전에 없던 소프트 콘텐츠를 더 깔아주기도 합니다.
센터 콘솔에 달린 전자식 변속 레버는 다이얼 전화기를 본뜬 GV60보다 톱니를 더 많이 달았습니다. G80의 변속 레버는 옆면이 메쉬(Mesh) 망 타입이라서 땀이 나면 미끄러웠는데요. G90의 변속 레버는 병 콜라의 병뚜껑처럼 홈이 파져서 좌우로 돌리기 더 좋겠군요. 바로 옆에 달린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와 그립감이 다르니까 시선을 센터 콘솔로 떨구지 않아도 됩니다. 후진 기어(R단)로 처음 넣거나 반복해서 돌리면 햅틱 진동을 울려서 운전자의 변속 실수를 막습니다. 카페이 결제 승인, 발레 모드 해제, 사용자 프로필을 고르기 위한 지문 인증은 통합 컨트롤러 앞 센서를 건들면 됩니다.
승하차 편의 기능으로는 이지 클로즈(옵션)가 추가됐습니다. 차에 탈 때 콘솔(앞좌석)/암레스트(뒷좌석)에 달린 문 닫힘 버튼을, 차에서 내릴 때 도어 트림에 달린 문 열림 버튼을 누르고 밀면 됩니다. 롤스로이스에서 편하다고 느꼈던 자동문 기능을 신형 G90에 달았군요. 문 손잡이는 수소차 넥쏘(Nexo)처럼 문 틈에 숨었다가 나오는 오토 플러시 타입이고요. 스마트폰을 스마트키로 쓰는 제네시스 디지털 키 2가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문 손잡이에 폰을 맞댈 필요 없이 운전석 문을 열고 차 시동을 거는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5.0) 및 초광대역(UWB) 무선 통신은 나중에 OTA를 거쳐 지원됩니다.
앞뒤 초음파 센서에만 의지했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더 똑똑해졌습니다. 사방에 달린 카메라를 켜서 주차선을 감지하고 사람만큼 정확하게 직각, 평행, 사선 주차를 척척 해냅니다. 자동 주차를 위한 센싱 장비가 두 가지로 늘었으니 주차 공간을 찾는 탐색 시간도 짧아지겠군요. 주차 충돌 방지 보조(PCA)는 앞, 뒤, 옆으로 감지 범위가 늘었습니다. 모든 방향에서 다가오는 사람이나 자전거, 자동차까지 인식해서 부딪치지 않도록 제동을 걸어줍니다.
보통 G90 같은 대형 세단은 주차가 까다롭지만 능동형 후륜 조향(RWS, G90 LWB는 기본)을 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속에서 뒷바퀴를 앞바퀴랑 반대로 4도까지 비틀거든요. 회전 반경을 소폭 줄여서 좁은 골목과 교차로 U턴 회전을 잘 돌게 해줍니다. 중고속 구간에서는 앞바퀴랑 같은 방향으로 2도까지 움직여서 차가 자세를 잘 잡도록 돕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처럼 뒷바퀴가 더 유연히 돌았다면(리어 액슬 스티어링으로 10도까지 돌아감) 소형차(벤츠 A-클래스)만큼 회전 반경이 더 짧았을지도 모릅니다. 향후 기술이 더 좋아지면 이 분야에서도 제네시스가 명함을 내밀 수 있겠죠?
안팎의 잡소리를 거르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 기능은 기본입니다. 마이크로 노면 소음을 채집하고 스피커로 파동이 반대(위상 역전)인 주파수를 내보내 듣기 싫은 소음을 줄여줍니다. 각 좌석마다 주파수 별 음압 감도를 살펴서 진동에 취약한 일부 구조를 보완하거나 흡음재를 채우고 앞, 뒤, 옆 모든 부위를 이중 접합 차음 유리(라미네이트 글라스)로 둘렀습니다. 마치 움직이는 방음 부스와 같죠. 15-스피커 구성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을 품고 있기에 촉촉하고 선명한 소리를 들려주는데요.
4백만 원짜리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를 넣으면 G90은 이동식 음악 감상실로 업그레이드됩니다. 가상 입체 서라운드 음향을 잘 살린 버추얼 베뉴(Virtual Venue)가 켜지거든요. 디지털 마이크로 차내 음향을 실시간 감지해 잡소리를 거르고 사전 설정된 음장 효과(보스턴 심포니 홀, 뱅앤올룹슨 홀)를 입히는 음원 최적화 기능입니다. 헤드레스트(머리 받침)랑 헤드라이닝(천정)에 미드레인지(mid-range) 스피커, 크래시패드 양쪽에 전동식 팝업 트위터(맑고 고운 소리를 전담하는 스피커)까지 스피커 23개를 매달아서 야외 콘서트장처럼 생생하거나 실내 오페라 홀처럼 웅장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신형 G90의 우아한 뒷좌석 경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퍼퓸 디퓨저, 마사지 시트, 전동식 햇빛 가리개를 통합 제어하는 "무드 큐레이터(컨비니언스 패키지 선택 시 포함)"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이탈리티(활력), 딜라이트(기쁨), 케어(배려), 컴포트(안락) 등 각 기능들이 네 가지 무드 프리셋에 따라 작동됩니다.
퍼퓸 카트리지는 글로브 박스 위에 두 개까지 들어가고요. 뒷좌석 암레스트에 달린 8인치 터치 화면이나 공조 패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설정으로 내보낼 향과 분사 강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한겨울에 자주 끼는 모장갑은 뒷좌석 암레스트 수납함에 10분 이상 넣어두면 자외선 LED 살균을 거쳐 세균 감염 위험을 줄입니다(항균 패키지 기본 적용). 온몸과 허리, 골반, 상체를 시원하게 주무르는 에르고 릴렉싱 시트는 앞좌석만 씌우려면 컨비니언스 패키지(350만 원)를, 뒷좌석까지 확장하려면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 I(350만 원), II(3백만 원)를 모두 골라야 합니다.
제네시스 신형 G90은 오는 17일부터 사전계약이 시작됩니다. G90을 사전계약한 고객에게는 프라이빗 쇼룸에서 차를 미리 둘러볼 기회가 주어집니다. 제네시스 강남(12월 17일~2022년 1월 10일)과 수지(12월 17일~12월 31일), 지방은 부산 해운대, 대구 아트플렉스, 광주 김대중 컨벤션 센터(12월 21일~2022년 1월 10일)에서 전용 쇼룸이 운영됩니다. 제네시스 담당 큐레이터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기에 차량 교체를 앞둔 VIP 의전 담당의 발길도 만만치 않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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