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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RS 살펴본 후기 본문
지난 토요일(1일) 스타필드 하남에 다녀왔습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둘러보기 위함이었습니다. 1층에 전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액티브랑 RS 두 대였습니다. 액티브 트림은 외장 색상이 어반 옐로, RS 트림은 새비지 블루였으며 선루프(69만 원), 테크놀로지 패키지(64만 원)가 추가된 모델이었습니다. 가격은 각각 2,814만 원, 2,872만 원입니다. 저녁에는 RS 트림으로 짧게 시승하며 주행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구매력은 어땠을까요?
액티브랑 RS 중 겉모습이 괜찮은 트림은 액티브였습니다. 얼굴에 다크 크롬 바가 붙는 RS보다 단정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합니다. 얇은 헤드램프와 그릴을 받치는 공기 흡입구 장식이 넓고 안정돼 보였습니다. 그릴에 빨간색 배지가 붙는 RS는 다소 사나운 인상이었습니다. 1.2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 젠 III 6단 자동 변속기를 품은 소형 SUV에 장식이 과한 게 아닌가 싶더군요. 차를 구경하던 주변 고객들도 액티브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뒷모습은 레터링, 범퍼, 리플렉터(반사판) 형태만 다릅니다. 액티브의 경우 테일게이트(트렁크) 좌우 밑에 차명과 트림명이 붙고 범퍼에 가로형 반사판과 일자로 긴 티타늄 장식이 들어갑니다. RS의 경우 차명은 블랙(옆면은 빨간색), 우측 밑에 RS 배지를 달고 범퍼에 세로형 반사판과 유광 처리한 블랙 커버를 달았습니다. 앞모습에 비해 무난한 모습이지만 굳이 고른다면 액티브가 더 보기 좋습니다.
옆모습에서 달라지는 부위는 타이어랑 휠 패턴입니다. 액티브에는 굿이어(Goodyear)의 어슈어런스 피네스, 타이어 규격은 225/55 R18, 18인치 블랙 유광 알로이 휠이 끼워집니다. RS에는 콘티넨탈의 프로콘택트 TX, 타이어 규격은 245/45 R19, 카본 룩 19인치 알로이 휠로 맞춰집니다. 그립과 제동력은 프로콘택트 TX, 마일리지(주행거리)랑 승차감에서는 어슈어런스 피네스가 괜찮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 주행감이랑 승차감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실내 분위기는 현행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좋았습니다. 8인치 LCD 계기판(디지털 클러스터), 운전석으로 비스듬히 꺾인 11인치 터치 화면이 맨 먼저 눈에 띕니다. 베젤(bezel)이 넓어서 일부가 좀 허전해 보이지만 투박함에 갇혔던 예전의 트랙스보다는 구성이 좋습니다. 도어 트림과 기어 노브 위쪽의 질감은 거친데 대시보드 상단, 동반자석 크래시패드의 마감은 의외로 양호합니다. 화면 터치 반응과 UI는 필수 기능 위주로 모아놓은 미국식 SUV와 비슷했습니다.
운전석 시트는 보통의 소형 SUV보다 좌우 품이 여유로운데 좌판이 짧고 단단합니다. 운전대 그립감은 RS 트림이 더 좋았습니다. D컷 처리가 돼 있으면서 양쪽은 반펀칭 처리돼 운전대를 감싸기 편했습니다. 액티브 트림에는 일반적인 둥근 스티어링 휠이 꽂히는데 감촉도 괜찮았습니다. 패들 시프트는 없고 운전대 우측 뒤에 볼륨 조절 버튼이 달립니다. 운전대 좌우 버튼이랑 공조 다이얼도 겉보기에 무난한데 조작감은 셀토스나 코나에 비해 좀 투박합니다.
2열 공간은 셀토스보다 넓었습니다. 레그룸(무릎 공간)은 주먹 두 개 반이 들어갈 정도였고 운전석 밑에는 발등 전체가 충분히 들어가더군요. 헤드룸(머리 공간)도 주먹 한 개가 비는 정도였습니다. 2열 가운데 바닥은 전기차처럼 편평하게 처리해서 더 넓게 보였습니다. 1열 센터콘솔 뒤에는 USB-A와 USB-C 포트가 각각 한 개씩 달리며 세로형 에어 벤트도 들어갑니다. 좌판 길이는 1열과 같고 등받이를 접으면 비스듬히 경사가 집니다.
적재 공간은 코나랑 비슷합니다. 테일게이트는 전동식으로 여닫히며 기본적으로는 위로 높이 열리는 형태입니다. 운전석 도어 포켓에 있는 테일게이트 다이얼을 최대(MAX)에서 4분의 3 위치로 돌리면 개방 높이가 낮아지는데요. 공장 기본값으로 인식된 높이가 너무 높으면 테일게이트를 알맞은 위치에 세우고 테일게이트 버튼을 방향지시등이 깜박거릴 때까지 길게 눌렀다 떼면 됩니다. 플로어 매트 아래의 추가 수납공간은 깊이가 한 뼘 정도로 꽤 깊습니다. 주유구는 보통 미국차처럼 캡리스(capless) 타입이라 바로 열고 휘발유 주유건을 꽂으면 됩니다.
엔진룸은 어떤가 열어봤습니다. 보닛 아래에 고정된 인슐레이션 패드는 두툼하면서 촘촘해 보였습니다. 배선 뭉치(하네스) 마감 상태나 슬리빙 처리된 케이블, 엔진 격벽 방열 대책은 겉보기에 꼼꼼하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권장되는 1.2리터용 엔진 오일 규격은 SAE 5w-30이었습니다. 잠깐 팔리다 사라진 트레일블레이저 1.2리터 모델과 똑같은 줄 알았는데 규격은 더 최신이면서 엔진 오일은 0.5리터 덜 들어가더군요(4리터). 현행 트레일블레이저 1.35리터 모델은 상대적으로 묽고 저온 시동성에 유리한 SAE 0w-20 규격을 씁니다. 배터리는 AGM 타입으로 들어가더군요.
저녁에는 RS 트림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짧게 타봤습니다. 운전석 시트를 가장 밑으로 내려도 보통의 소형 SUV처럼 위에서 내려다보게 되더군요. 밖에서는 비율상 크로스오버처럼 보이지만 시트 위치는 직전 모델인 뉴 트랙스와 비슷했습니다. 사이드미러 캡을 애매하게 가리던 쪽창이 사라지니까 전방 시야가 좋았습니다. 셀토스보다 천장이 낮아서 운전하기 답답했다는 후기도 있었는데 그렇게 불편할 정도는 아녔습니다. 사이드미러 시야도 코나만큼 넓은데 룸미러 후방 시야는 다소 거리가 멀게 보이더군요.
주행감은 대체로 젊은 감각이었습니다. 19인치 휠로 툭툭 쳐주는 듯한 바퀴의 움직임, 과속방지턱을 타 넘는 하체의 감각이 좀 단단했습니다. 19인치 휠타이어가 꽂혔던 코나 SX2 인스퍼레이션이나 더 뉴 셀토스보다 젊게 느껴지더군요.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에 가까운 주행감이었습니다. 대신에 조향감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잘 눌러주는 쫀쫀한 느낌을 기대했는데 운전대가 코나보다 가볍게 휙휙 돌더군요. 트레일블레이저보다 헐렁하게 맞춘 느낌이었습니다.
가속 반응은 더딥니다. 정차 후 출발 감각은 기존의 4기통 엔진과 다르지 않은데 20~30km/h 범위로 저속 주행하다 속도를 올릴 때 한 박자 늦게 쓰로틀이 응답합니다. 정차 중 엔진 소음과 진동은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보다 나은데 30km/h 안팎으로 생활도로구역을 다니는 동안에는 시트로 진동이 잘 느껴집니다. 주변 소음은 잘 잡은 편인데 60km/h 위로 속도를 내면 하부 소음이 제법 오르기 시작합니다. 주행 소음의 수위는 코나랑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제동감은 트레일블레이저랑 비슷했습니다. 일정하게 꾹 눌러주는 형태며 예상한 지점보다 일찍 멈춥니다.
시승 시간은 20분 내외로 짧았습니다. 스타필드 인근 미사대로를 잠깐 다녀오는 정도에 불과했거든요. 향후 익숙한 구간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주행감과 승차감을 파악해야겠군요. 오랜만에 느낀 젠 III 자동 6단 변속기의 응답성은 무난했습니다. 변속 충격은 잘 느끼지 못했는데 엔진 회전력을 느긋하게 받아내는 고유 능력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듯했습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때로는 무난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탈 일상용 차로는 괜찮은데 미려한 디자인, 말랑한 주행감을 바라던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매를 결정한다면 RS 보다는 액티브가 낫겠다는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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