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설탕 한 숟갈
신형 트래버스, 더 굳세고 든든해진 SUV 본문
신형 트래버스가 공개됐습니다. 3세대 모델로 안팎이 모두 바뀐 대형 SUV입니다. 겉모습은 정통 SUV스럽게 더 늠름해졌습니다. 우람한 골격에 다부진 얼굴, 각진 트윈 팁 듀얼 머플러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세련된 도시 룩 대신 새로운 발견을 원하는 탐험가의 자세로 트래버스를 손질한 모양입니다. 현행 트래버스에서 얼굴이 확 바뀐 신형 트래버스는 내년 초 미국 시장에 먼저 출시됩니다.
앞모습은 가로형 그릴로 수놓던 트래버스보다 당당합니다. 듬직한 타호에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맵시를 더한 픽업트럭처럼 보입니다.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파고든 크롬 바, 그릴과 공기 흡입구를 가르던 범퍼를 모두 검게 칠했습니다. 네모난 틀 안에 모든 장식을 빈틈없이 채웠습니다.
옆모습은 다소 껑충해 보입니다. 휠 아치 몰딩과 사이드 스커트를 블랙 하이그로시 장식으로 덮었는데 1열과 2열 도어 하단을 같은 장식으로 이어지게 꾸며서 지상고가 더 높아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진 속 신형 트래버스는 RS 트림인데 22인치 블랙 알로이 휠과 타이어를 끼고도 휠 하우스가 여유롭습니다. 2열과 3열을 맞붙게 한 C-필러의 윈도 라인 몰딩이 독특해서 외적인 투박함이 덜 느껴집니다.
뒷모습은 쉐보레 SUV 중 가장 세련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두 줄로 불이 켜지던 볼트 EUV에 측면에서 이중으로 갈라지던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리어램프를 닮았습니다. 불이 켜지는 주변은 블랙 틴트, 테일게이트 가운데 장식과 번호판 영역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색을 맞추는 섬세함을 더했습니다. 후진등과 반사판은 범퍼 상단에 가로형으로 걸치며 트윈 팁 머플러는 좌우에 나란히 붙습니다.
적재 공간은 2열과 3열을 모두 접었을 때 2,763리터로 늘어납니다. 적재함 우측 뒤 버튼으로 2열과 3열 시트가 접힙니다. 3열은 전동식으로 접고 펴는 시간이 3~4초 정도로 빠릅니다. 2열은 접을 때만 자동이고 펼 때는 수동입니다. 2열 시트 구성은 LS 트림에서 벤치형 시트(8인승), LT 트림부터는 가운데가 빈 독립형 시트(7인승)가 기본입니다(LT 트림에서 2열 벤치 시트는 선택 사양). 러기지 보드부터 일자로 쭉 반듯하게 접히는 형태라서 8인승 선택 시 차박 활용도가 높겠습니다.
실내 구성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캐딜락 리릭의 중간으로 보입니다. 운전대와 실내 문 손잡이 주변, 에어 벤트의 배치는 약간의 투박함이 남아 있지만 같은 쉐보레 모델 안에서는 가장 최근에 나온 차다운 분위기가 납니다. 운전대는 전동식으로 조절되고 센터 콘솔에서 앞뒤로 움직이던 기어 노브는 전자식 변속 칼럼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계기판 클러스터는 좌우로 넓은 11인치, 가운데 터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소리 조절 다이얼과 함께 17.7인치로 대폭 넓어졌습니다.
홈 화면, 미디어, 내비게이션 관련 카테고리는 윗줄에, 공조 설정 화면은 아래줄에 띄웁니다. 에어 벤트 밑에는 온도 조절 다이얼이 좌우로 붙고 바람 세기 조절을 비롯한 몇 가지 물리 버튼이 피아노 건반 형태로 들어갑니다. 온갖 물리 버튼과 비좁은 화면으로 투박한 티를 내던 지금의 트래버스보다 세련미가 훨씬 돋보입니다. 시트는 곳곳에 붉은 장식이 들어간 젯블랙 가죽 시트로 마감됩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처럼 센터패시아 밑에 비스듬히 집어넣는 방식입니다. 컵홀더는 양쪽으로 나뉘며 컵을 받치는 고무 돌기가 볼록 튀어나왔습니다. 센터 콘솔 암 레스트는 타호처럼 한 면으로 넓게 만들어졌습니다. 룸미러는 리어 스포일러 안쪽에 달린 카메라로 후방 시야를 넓게 보여주며 선루프는 1열에서 2열 헤드레스트 위쪽까지 뻗습니다. RS 트림에서는 선루프가 기본이고 LT랑 Z71 트림에서는 선택 사양입니다.
사진으로 본 2열 거주성은 여유로워 보입니다. SUV 차체에 미니밴 패키징을 더한 느낌이 납니다. 2열 컵홀더는 1열 암레스트 뒤쪽에 마련되며 가까운 곳에 공조 장치 다이얼과 열선 버튼을 뒀습니다. 3열은 헤드룸을 깊이 파서 답답함을 덜 느끼게 만들고 USB-C 포트까지 두는 성의를 더했습니다. C-필러 장식으로 옆 유리가 가려지는 한계가 있지만 성인도 잠시 앉아갈 공간으로 개선한 점은 괜찮아 보입니다.
운전자 주행 보조(ADAS) 기능은 2023 트래버스보다 한결 좋아졌습니다. 전방 긴급 제동 보조는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객까지 인식하고 멈추는 수준으로 나아졌습니다. 차간 거리 경보와 차선 이탈 경고 및 차로 유지 보조, 인텔리전트 하이빔 보조, 사각지대 경보,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는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후방 보행자 경고, 측후방 자전거 탑승객 경고, 교차로 자동 긴급 제동 보조와 같은 일부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트림은 LS, LT, Z71, RS 네 가지로 나뉩니다. 기본형인 LS 트림부터 진동 경고 시트가 들어가는데요. 한국형으로 상품화될 트림의 시작점은 LT가 유력해 보입니다. LT 트림에서 가죽 운전대와 운전석 전동 시트, 전동식 테일게이트, 루프랙, 2열 스마트 슬라이드 기능이 들어갑니다.
상위 트림은 오프로드 특화 상품으로 구성된 Z71과 역동적 분위기를 낸 RS로 나뉩니다. Z71 트림에서는 구동력을 있는 힘껏 뒷바퀴로 전하는 트윈 클러치 방식의 사륜구동 기능과 험로 주행용 서스펜션, 18인치 올-터레인 타이어와 견인 고리, 앞뒤로 스키드 플레이트가 붙습니다. RS 트림에서는 블랙으로 물들인 루프랙과 22인치 휠, 보스 오디오 시스템으로 구성됩니다.
한국에 신형 트래버스가 나오려면 GM의 '온스타(OnStar)' 국내 서비스 론칭이 선행돼야 할 겁니다. 기아 커넥트, 제네시스 커넥티드처럼 실시간 원격 차량 진단, 길 안내, 스트리밍 콘텐츠를 맡길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입니다. 빠르면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캐딜락 리릭부터 대응될지도 모릅니다. 지도 정보 제공의 한계로 슈퍼 크루즈 이용은 어렵겠지만 신차 출시 때마다 운을 떼던 쉐보레의 투박함도 언젠가 희미해질지도 모릅니다. 가격을 배제한 트래버스의 상품성은 혹할 만한 요소가 많은데 신차가 다양해진 1년 뒤에도 매력적인 모델로 평가될지 궁금해집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
2023.07.10 - [이 차 저 차] - 트랙스 크로스오버 그린카 시승 후기
2023.10.07 - [이 차 저 차] - 2024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 시승 후기
2023.09.01 - [이 차 저 차] - 기아 EV9, 이륜 아니면 사륜? 비교 시승 후기
2023.09.15 - [이 차 저 차] - 2024 혼다 파일럿 엘리트 시승 후기
2023.09.19 - [이 차 저 차] - 2024 토레스 밴·바이퓨얼, 상품 다변화엔 이유가 있다
2023.08.25 - [이 차 저 차] - 기아 전기차 EV5, 니로·EV9·셀토스가 보이는 SUV
2023.07.05 - [이 차 저 차] - 티구안 올스페이스 3박 4일 745km 시승 후기
'이 차 저 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보 EX30, 북유럽의 '작은 거인' (2) | 2023.08.05 |
---|---|
토레스 EVX, 살 만한 전기차일까? (0) | 2023.08.03 |
더 뉴 아반떼 N, N을 본뜬 N 라인 (4) | 2023.07.27 |
더 뉴 쏘렌토 디자인, 바뀐 점은? (2) | 2023.07.25 |
푸조 e-208 GT 안팎 둘러본 후기 (2) | 202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