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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코나 SX2 1.6T 시승 후기 본문
어제(6일)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서부에서 신형 코나를 시승했습니다. 이날 오전 시승한 코나는 얼티메이트 레드 메탈릭(외장 색상)과 베이지 컬러 팩(내장 색상)으로 꾸며진 인스퍼레이션 등급(트림)입니다. 파워트레인은 1.6T(1.6 가솔린 터보) 엔진에 자동 8단 변속기를 맞물린 앞바퀴굴림(전륜구동) 형식이며 편의 기능으로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파킹 어시스트, 와이드 선루프, 빌트인 캠 2가 포함됐습니다. 가격은 3천4백4십만 원입니다.
밖에서 본 코나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전시장 안에서 둘러본 코나는 몸집이 제법 크면서 세련되고 기존 코나보다 얼굴이 중후해 보이는데요. 전시장 바로 뒤에서 만난 신형 코나는 확 커진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전폭은 CN7 아반떼랑 똑같은 1,825mm, 전고는 더 뉴 셀토스보다 살짝 낮은 1,590mm,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4,350mm, 2,660mm로 더 뉴 셀토스 대비 40mm 짧으면서 휠베이스가 30mm 더 멉니다. 패밀리카로 쓰임새 좋은 니로(SG2) 보다는 전장이 70mm, 휠베이스가 60mm 짧아도 전고는 오히려 45mm 높아서 확실히 SUV다운 인상을 풍깁니다.
빨간 맛(얼티메이트 레드 메탈릭) 코나의 앞, 뒤, 옆모습은 그 자체로 강렬합니다. 전시장 그림자에 가려진 코나는 붉게 잘 익은 토마토와 워싱턴 체리의 중간쯤 되는 색깔로 보이는데요. 자연광을 제대로 받으면 새빨간 파프리카로 변신합니다. 빛을 받고 안 받고의 색 차이가 꽤 큽니다. 주차장 안쪽에 세워진 사이버 그레이 메탈릭 코나가 맨송맨송하게(평범하면서 반반하게) 보일 지경입니다.
GN7 그랜저 옆에 코나를 세우면 어떻게 보일까요? 낮고 넓게 깔려 안정돼 보이는 그랜저의 맵시와 대조를 이룹니다. 캐스퍼의 일자 눈썹을 한 줄로 가늘고 길게 쭉 잇고 사다리꼴을 이루던 캐스퍼 터보의 턱받침(실버 스키드 플레이트) 장식은 다소 강인하고 굳센 구석이 엿보입니다. 좌우로 밀착된 풀 LED 헤드램프(프로젝션 타입), LED 방향지시등은 삼각형 틀 속에서 차폭을 강조하고요. 불룩한 진회색(다크 그레이) 클래딩을 매달아 단단해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블랙 하이그로시로 치장한 N-라인 디자인 패키지를 끼지 않아도 될 만큼 인상이 괜찮습니다.
제네시스 GV60과 아이오닉 5 사이에 코나를 세워볼까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탄생한 두 모델 사이에 세워도 존재감이 꿀리지 않습니다. 2세대 코나(SX2)의 내연기관 모델은 전기차 모델(코나 일렉트릭)의 파생형으로 디자인된 차라서 내연기관 모델의 파생형 전기차보다 디자인이 깔끔합니다. 보기 좋게 잘 정돈된 코나의 산뜻한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연기관 모델인지, 전기차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겁니다. 파라메트릭 픽셀 패턴으로 장식된 앞뒤를 살피기 전까지는 말이죠.
저처럼 코나를 좁은 주차장 안에서 이리저리 옮길 때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의 도움을 받기 좋습니다. 후방 카메라 말고도 전후좌우 사방을 알기 쉽게 보여줍니다. 가운데 화면이 12.3인치로 대폭 길어져서 조향 연동 후방 가이드라인과 탑 뷰(위에서 내려다본 시점) 모니터가 동시에 뜨고요. 테트리스하듯 차를 넣으면 사이드미러에 매달린 카메라 화면을 띄워서 차선 정렬 상태와 좌우 간격을 한 화면에 몽땅 보여줍니다. 2022년형 CN7 아반떼보다 후방 주차가 쉽더군요. 부분변경된 더 뉴 아반떼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편의 기능으로 붙는데 위 기능까지 구현돼 있을지는 타 봐야 알겠습니다.
휠 타이어는 19인치로 꽂힙니다. 삼각형을 모아서 가운데를 별 모양으로 파내고 각 꼭짓점을 기점으로 하는 삼각형(평면)과 평행사변형(구멍)을 나란히 붙여서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어냈습니다. 타이어는 넥센의 엔페라 AU7을 끼웠습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학습으로 추출된 타이어 트레드를 입혀서 주행 소음을 낮춘 제품입니다. 타이어 규격은 235/45 R19이며, 트레드웨어는 600입니다.
실내 구성, 1열과 2열의 공간감, 트렁크 공간은 1월 중 전시장에서 본 코나 2.0 가솔린 인스퍼레이션과 같았습니다. 한 쌍으로 나란히 세운 12.3인치 LCD 계기판(디지털 클러스터)과 가운데 내비게이션 화면, 천연가죽으로 감싼 1열 시트는 여덟 방향으로 스르륵(전동식) 움직입니다. 공조 패널 아래 수납공간에는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서 무선 충전하면 되고요. 운전대 열선과 통풍, 오토 홀드와 같은 기능은 주행(드라이브) 모드 다이얼 주변에 배치됩니다.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참조 글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참조 글 :
2023.01.20 - [이 차 저 차] - 코나 구경 다녀왔습니다
어제 시승한 코나 1.6T 인스퍼레이션은 베이지(beige) 컬러 팩이 적용된 모델이라 실내 배색이 조금 다릅니다. 운전대 림, 도어 트림 상단(문 손잡이 부근), 동반자석 크래시패드 일부, 시트 좌판과 등받이 색깔이 다른데요. 도어 트림 상단에는 직물 패턴 장식이 추가됩니다. 운전대 림 표면도 블랙 모노톤으로 꾸며진 보통 코나보다 다소 매끈하며 좌판과 등받이도 좀 더 밝고 화사합니다. 말린 허브잎 색깔을 묘사한 세이지 그린 인테리어는 실내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집니다.
운전석 시트 위치는 한층 높아졌습니다. 밖에서는 SUV인데 안에서는 해치백스럽던 첫 코나와 달랐습니다. 운전대 텔레스코픽 조절 범위는 짧으나 평탄화된 대시보드 덕분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뚜렷해졌습니다. 올 1월 시승한 그랜저보다 길이와 차폭을 가늠하기 쉬웠습니다. 위아래를 비좁게 비추던 사이드미러 면적도 니로(SG2)처럼 넓어졌죠. 원하는 운전 자세를 단번에 맞출 만큼 편해졌는데요.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생겼습니다. 빌트인 캠 2 모듈이 들어가면서 전방 우측 일부 시야를 가리더군요. 빌트인 캠 2가 빠진 코나 전시차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룸미러 뒤편 공간에 가려지는 2채널 블랙박스와 다르게 유난히 툭 튀어나온 모습입니다. 탁 트인 운전 시야를 선호하는 분들은 빌트인 캠 2 대신 블랙박스 시공을 의뢰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더 뉴 아반떼도 선택 사양으로 빌트인 캠 2가 대응될 예정인데 실제 운전석 시점에서 어떻게 보일까 궁금해집니다.
시동 직후 느껴본 진동 소음은 파워트레인 구성이 똑같은 더 뉴 셀토스와 비슷했습니다. 공조 장치를 끈 상태에서는 운전대가 약하게 떠는 정도며 공조 장치를 켰을 때 진동이 확 늘지는 않았습니다. 엔진음은 4기통 가솔린 엔진의 평균 수준으로 귓가에 잘 들렸습니다. 전자식 기어 레버(칼럼식)는 그랜저처럼 운전대 우측 안에 매달립니다. 바깥쪽 레버를 앞으로 당겼다 놓으면 주행(D),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뒤로 당겼다 놓으면 후진(R)이 됩니다. 레버 끝 P 버튼을 누르면 주차 상태로 바뀝니다. 전기차 아이오닉 6랑 동일한 방식입니다.
주행감은 1세대 코나와 비슷했습니다. 도로 바닥을 쓸고 다니는 듯한 CN7 아반떼만큼 반응이 빠르더군요. 거주성에 중점을 둔 더 뉴 셀토스보다 운동성이 좋았습니다. 정차 후 출발 가속, 제동 후 정차하는 과정의 앞뒤 흔들림이 요란하지 않더군요. 기우뚱거리던 GN7 그랜저보다 신뢰가 가는 주행감이었습니다.
과속 방지턱을 넘어가는 움직임은 전보다 좋아졌습니다. 기존 코나는 첫 충격이 뾰족하고 뒷바퀴가 쿵 내려 찧는 경향이 강해서 진입 속도를 많이 줄이게 되는데요. 30km/h로 방지턱을 넘어도 괜찮았습니다. 앞바퀴가 방지턱 빗면을 따라 위로 살짝 솟구치며 단단함을 전달하는데 예전 코나와 같은 불쾌한 충격은 덜 느껴졌습니다. 뒷바퀴가 떴다가 지면에 맞닿는 느낌이 부드러워졌더군요. 1세대 코나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코나의 하체 세팅을 이어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정차 후 오토 홀드를 풀며 나가는 과정도 부드럽고 빨라졌습니다. 그전 코나 HEV(하이브리드)는 특정 구간에서 오토 홀드를 풀며 출발할 때 '뚝' 거리며 앞으로 움직였는데 2세대 코나는 지연 응답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출발 가속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직전에 쏘카로 빌린 쌍용 토레스 1.5T(1.5 가솔린 터보, 자동 6단, 앞바퀴굴림)의 엄청 느린 오토 홀드랑 뚜렷한 차이를 보이더군요. ISG(아이들 스톱 앤 고)까지 켜진 토레스는 '답답함' 그 자체가 되는데 코나는 그보다 움직임이 경쾌합니다.
승차감은 더 뉴 셀토스보다 대체로 단단합니다. 2월 중 시승한 2022년형 CN7 아반떼 인스퍼레이션과 유사합니다. 이중 접합 차음유리는 앞유리(윈드실드)에만 적용돼서 옆창으로 버스나 트럭의 엔진 소리가 귓가에 잘 들리더군요. 아반떼보다는 주변 소리가 잘 들어오는데 타이어 소음은 덜합니다.
주행 시 들리는 하부 투과음은 덜 오르게 마감하면서 엔진음은 잘 들리도록 손본 듯했습니다. 80km/h 안팎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A-필러 주변으로 풍절음(바깥바람 소리)이 들어옵니다. 1천5백rpm 미만의 일부 저회전, 저속 주행 구간에서는 좌판으로 진동이 뚜렷해지기도 합니다. 완전변경으로 차급이 올랐다지만 투싼, 스포티지랑 갭(gap)을 두려는 모습이 여기서 느껴지더군요.
30분간 11km를 달리고 난 평균 연비는 11.1km/l가 나왔습니다. 시승을 시작한 오전 10시쯤 평소보다 통행량이 많아서 연비가 덜 나오기도 했습니다. 날이 풀려서 공조 장치를 끄고 다닌 구간이 꽤 길었는데 말이죠. 연비를 위한 선택이라면 2리터 가솔린 엔진에 지능형 무단 변속기(IVT)가 맞물린 코나 2.0이 나을 겁니다(복합 연비 13~13.6km/l). 코나 1.6T는 출력과 토크가 넉넉하니까(출력 : 198마력/6천rpm, 토크 : 27kgf.m/1천6백~4천5백rpm) 일상 속 주행 스트레스는 덜할 겁니다.
2세대로 확 바뀐 코나 1.6T는 대체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윗급을 넘보는 가격은 선택을 고민스럽게 하지만 상품 자체의 완성도는 2020년 4월 첫 출시된 CN7 아반떼만큼 괜찮아 보였습니다. 기본화된 안전 및 편의 사양이 많아서 캐스퍼처럼 시작 가격이 높게 잡힌 듯합니다.
구매 계약은 어떻게 진행하는 게 나을까요? 프리미엄 트림에 실내 컬러 패키지(베이지), 클러스터 및 파킹 어시스트, 컨비니언스를 더하거나(3천2백2십만 원)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파킹 어시스트를 채우는 조건(3,275만 원)이 괜찮아 보입니다. 사륜(HTRAC)에 투톤 컬러 루프, N-라인 디자인 패키지를 더할 여력이 있다면 투싼이나 스포티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요. 소위 말하는 '그돈씨(그 돈이면 차라리 이걸 산다)' 논리를 코나에 씌우기엔 콘셉트가 전혀 다릅니다. 몸놀림 날렵한 차가 갖는 운전의 즐거움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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