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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더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 그린카 주행 후기 본문
어제(29일) 그린카로 더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빌렸습니다. 3월 말 그린카에서 신차로 들여온 카셰어링 상품입니다. 트림은 중간 등급인 모던, 선택 사양으로 하이패스 및 ECM 룸미러, 현대 스마트센스 3가 추가됐습니다. 가격은 2,935만 원입니다(세제혜택 적용 이전 기준가).
예약한 차를 인수한 곳은 대구 2호선 죽전역 4번 출구 앞 유료 주차장이었습니다. 집에서 버스와 지하철로 약 1시간 걸리는 곳입니다. 오래된 주차 빌딩이라 엘리베이터는 없고 주차장 안쪽 출입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차는 3층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대여 15분 전 둘러본 실내는 깨끗했습니다. 계기판에 적힌 누적 주행거리는 297km로, 로드 탁송 후 일반 고객 서비스 운영이 시작된 걸로 보였습니다. 상품성은 순수 내연기관 모델인 더 뉴 아반떼 가솔린 1.6보다 좋았습니다. 쏘카 더 뉴 아반떼 CN7의 경우 모던보다 한 등급 낮은 스마트 트림에 몇 가지 선택 사양을 더한 정도였습니다.
눈에 띄는 가장 큰 차이는 운전석에서 바로 보입니다. 운전대 림과 기어 노브가 인조가죽으로 마감돼 그립감이 좋습니다. 손으로 잡아당겼다 풀던 주차 브레이크는 전자식으로 작동하고 오토홀드가 같이 붙어서 신호 대기가 편해집니다. 컵 한쪽만 높낮이를 바꾸던 컵 홀더는 양방향 모두 바뀌는 깊이 가변형으로 바뀝니다.
1열 시트는 열선 및 통풍 기능이 같이 깔립니다. 공조 설정 화면 우측을 쭉 내리면 운전석 공조 연동 자동 제어 탭이 보이는데 설정한 온도에 맞춰서 핸들(운전대) 열선을 켜 주거나 시트 열선과 통풍을 알아서 켜 주기도 합니다. 기본형 등급인 스마트 트림에서는 어떤 선택 사양을 넣어도 볼 수 없는 기능입니다.
ADAS(운전자 주행 보조) 분야도 조금 더 든든합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가 더 들어갑니다. 복잡한 도심에서 한적한 교외로 멀리 다녀오거나 장거리 주행 피로를 덜어주는 고마운 기능입니다. 현대 스마트센스 3로 추가된 안전 하차 경고,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는 운전자와 탑승객의 보이지 않는 위험을 줄여줍니다.
바퀴는 스마트 트림의 15인치보다 살짝 큰 16인치 알로이 휠, 타이어로 꽂힙니다. 타이어 제품은 금호의 솔루스 TA31, 규격은 205/55 R16입니다. 15인치 출고용 제품으로 공급되는 한국의 키너지 GT(규격은 195/65 R15)보다 덜 시끄럽고 부드러우며 방향성이 상대적으로 더 좋던 제품이기도 합니다.
동력계(파워트레인) 구성은 니로와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전용 1.6리터 가솔린 엔진, 32kW 출력(약 43.5 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 소량의 리튬이온배터리, 6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공유합니다.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 엔진에 지능형 무단 변속기로 짝을 맞춘 일반 아반떼보다 구성이 복잡한데 정차 및 출발이 잦고 실용 구간에서 연비 확보가 중요한 도심 구간에서 높은 효율을 냅니다.
연비의 계절로 불리는 봄은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특히 좋아집니다. 출력 및 토크 확보, 전기를 만드는 엔진이 덜 돌고 전기 모터가 돌아가는 시간이 더 길어져서 소모되는 연료를 줄입니다. 순수 내연기관차도 신호 대기 시 켜지는 ISG(아이들링 스톱 앤 고) 기능으로 도심 안에서 연비 확보에 도움을 주는데 출퇴근 상황처럼 주행 시간 대비 출발 및 정차 빈도가 늘면 아무리 최신화된 차라도 기준 연비를 밑돌기 쉽습니다.
차를 빌린 5시간 중 2시간 반 동안 65km를 운행한 연비는 23km/l로 나왔습니다. 죽전역에서 스타벅스 대구 팔공산점까지 23.5km를 1시간 주행한 연비는 21.6km/l, 휴식 후 20분간 한티휴게소까지 11.3km를 쭉 올라간 연비는 10.5km/l, 죽전역으로 30.4km를 1시간 되돌아간 연비는 44.8km/l였습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많지 않았습니다. 순수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두루 몰던 경험이 몸에 남아서 차를 제어하기 쉬웠습니다. 더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기 모터로 출발 후 보통 10km/h 중반을 지나며 엔진이 돌기 시작합니다. 가르릉 하는 엔진음과 함께 변속 클러치가 붙는 느낌이 들면 가속을 또렷하게 해 주다가 앞차랑 간격이 충분해졌다 싶으면 가속 페달을 슬며시 놓으며 전기 모터 구동을 유도합니다.
가속 페달을 발에서 완전히 떼면 현대 기아 전기차의 회생 제동 레벨 1만큼 서서히 속도가 줄어듭니다. 타력 주행 시 일반 자동 변속기(토크 컨버터형) 자동차들보다 더 빨리 느려지며, 감속 정도는 7단 DCT를 맞물린 투싼 및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 모델과 유사합니다. 주로 배터리 잔량 40~60%에서 배터리 충방전이 거듭되는데 이로 인한 승차감 저하는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신호 대기를 위한 완전 정차 시 차체가 앞뒤로 가볍게 덜렁대기는 합니다.
연비를 높이는 숨은 꿀팁이 있다면 '그린존 드라이브 모드'입니다. 내비게이션 상 주택가나 학교, 업무 중심 지구가 밀집한 생활도로구역을 지난다고 판단되면 배터리 잔량이 40% 밑이라도 전기 모터 단독 구동이 지속됩니다. 경사율 3% 안팎의 긴 내리막을 타는 상황이면 모터를 최대한 굴려서 평온하게 다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 한티재에서 동명 저수지 방향으로 내려간 10.8km 지점에서 기록된 연비는 무려 111km/l였습니다.
승차감은 가솔린 아반떼보다 전반적으로 침착합니다. 20~30km/h로 과속방지턱을 타 넘는 뒷바퀴의 구름 질감에서 차이가 뚜렷합니다. 체감상 상하 흔들거림이 적고 자세를 바로잡는 시간이 짧습니다. 굽은 길을 돌았을 때 좌우 기울임이 덜하고 도로에 맞붙는 타이어 그립이 괜찮아서 심리적 안정감이 더 듭니다.
대신 엔진이 돌고 있을 때의 주행 정숙성은 더 뉴 아반떼 가솔린보다 부족합니다. 하이브리드 차라면 보통 '조용하게 움직인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고속도로 옆 간선도로, 거친 도로를 달려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진동 소음 보완 대책은 꼼꼼할수록 바람 저항을 더 많이 받게 돼 연비가 떨어집니다. EV 유닛 냉각을 위한 '바람의 길'은 없어선 안 될 존재이니까요.
노면 정보를 읽는 능력은 그전 아반떼와 동일합니다. 최근 장거리 주행을 다닌 트랙스 크로스오버처럼 운전대로 전달되는 해상력이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몰기 좋은' 정도로 세팅을 마친 컴포트(comfort) 세단이라서 차를 거칠게 몰수록 그립의 한계가 금방 드러납니다.
운전석 좌판 길이는 성인 남성 기준으로 조금 짧습니다. 등받이 좌우 품은 남는 곳 없이 몸에 딱 붙는 느낌입니다. 가죽 표면은 운전대 림과 비슷한 정도로 부드럽고 외부 기온 18~20도 기준 환경에서 더운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통풍 1단만으로도 방석에 서늘한 기운이 감돕니다.
주행을 마치고 죽전역 주차장에 돌아간 시각은 오후 3시쯤이었습니다. 반납까지 1시간 남았는데 이 정도면 더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경험한 시간으로 충분했다고 판단하며 차를 반납했습니다. 65km를 주행한 요금은 1만 2천 원이 결제됐습니다. 30km까지 190원씩(5,700원), 35km는 180원씩(6,300원) 계산된 결과입니다. 미리 낸 보험료는 9,320원(자기 부담금 5만 원 기준), 대여료는 2만 점 넘게 모은 그린 포인트로 탈탈 털어냈습니다. 최종 결제 금액은 2만 3천 원 정도입니다.
더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관심을 둔 예비 고객이라면 그린카로 미리 경험해도 좋을 겁니다. 2024년 1월에 만들어진 모델이고 구매 계약으로 바로 진행할 만한 상품으로 준비된 차라서 실속을 따지기 괜찮습니다. 최상급 트림에 모든 선택 사양이 다 담긴 인스퍼레이션 풀옵션 모델은 언제든 현대 드라이빙라운지의 언택트 시승으로 만날 수 있으니, 좀 더 자유로운 시승을 원하거든 카셰어링으로 경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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