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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사진을 배우다, 미니 JCW 익스피리언스 위크 후기 본문
지난 20일 토요일, 대구 미래농원(MRNW)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을 맞아 팔공산으로 드라이브를 나왔는데 이곳 카페 파이퍼(piper)에서 미니 JCW 고객 체험 행사를 열고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1시간 걸려 도착한 카페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따로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니 음료 보다는 그림이 좋아서 찾는 곳으로 보였습니다.
2층에서 카페인 충전 후 1층 외곽의 접수대로 향했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한 관심 고객만 참여 가능한 행사인 줄 알았는데 현장 접수도 가능했습니다. 일주일 전 예약했음에도 개별 연락이 없어서 인원이 다 찼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QR 이미지 속 링크를 타고 들어가 정보를 입력하고 접수를 마쳤습니다.
음료와 디저트 교환권, 환영 선물을 받고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정원 한가운데 전시된 JCW 컨트리맨 주위에는 여행 및 레이싱 굿즈가 진열돼 있었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참꽃이 핀 산책로를 따라 안으로 좀 더 들어갑니다. 시멘트 벽에 목조 기둥, 슬레이트로 삼각 지붕을 씌운 건물 안에는 사진 수업이 준비 중이었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 마지막 순번이라 대기 중인 고객은 몇 없었습니다.
20분쯤 지나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수업 진행을 맡은 디지털 크리에이터(인스타 : @yousoon.k)는 PPT와 함께 사진의 기초를 가르쳤습니다. 촬영 전에는 사진의 주제를 정하고 숲 전체에서 나무 한 그루까지 점층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길 건너 노천카페의 전경에서 간판과 테라스, 테라스 위 전등, 카페 안쪽 조형물까지 시선을 모으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걸 담겠다는 욕심을 지워야 주제가 선명해집니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수평과 수직의 균형감, 빛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의 질감이었습니다. PPT에 나온 몇몇 예시 사진은 그동안 손에 익은 유형의 사진만 찍느라 잊던 감각을 깨우기 좋았습니다. 자동차 앞모습, 실내를 관찰하는 시각이 남다르고 더 섬세했습니다.
'사광(사선으로 비스듬히 내리는 빛)'과 '역사광'이라는 용어까지 들어가며 사진 속 의도를 읽는 데도 좋은 공부가 됐습니다. 실패가 없는 사진을 얻으려면 사광, 분위기 있는 사진을 얻으려면 역사광을 활용하면 됩니다. 창가의 햇빛을 등지며 밝고 화사한 이미지를 원하는지, 빛을 마주 보고 대상과 거리를 둬서 적당한 무게감을 잡고 싶은지의 차이입니다.
촬영 구도는 수직, 수평 안내선 활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로와 세로를 각각 3등분 한 중심선에 대상을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시점으로 대상을 바라볼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이는 사물이 두 개인 경우 사선이나 앞뒤, 세 개인 경우 삼각형으로 가상의 선을 그어서 안정감, 비례감이 들게 맞춥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 시 배율은 2배 줌 혹은 3배 줌 설정을 권합니다. 한정된 평면 안에서 보이는 배경(화각)이 넓어지면 대상의 외곽이 일그러져 왜곡이 생깁니다. 바로 앞에서 1배 줌, 거리를 두고 2~3배 줌으로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 보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일 겁니다.
질의응답까지 마쳤더니 5시 반 무렵이 됐습니다. 사진 수업 전 시승을 예약한 JCW 3-도어 해치를 몰았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한 차는 JCW 컨버터블인데 이날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직선 주행 후 U턴으로 끝나는 10분 안팎의 짧은 시승이라서 감각을 살짝 맛보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스포츠 주행 모드에서 울리는 트윈 팁 머플러의 배기 사운드는 듣기 좋았습니다. 핫 해치(Hot Hatch) 이름값을 하는 '매운맛 해치백'인데 JCW 클럽맨, 컨트리맨보다 토크 스티어가 강해서 운전대를 잘 붙들며 길들여야 합니다.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 흉내를 내는 자동 8단 변속기는 미드 모드에서 차분해지고 그린 모드에서 더 온순해집니다. 하체는 단단히 잘 조여져 있는데 거친 도로를 만나면 앞뒤를 요란히 흔들기도 합니다.
주행을 마치고 카페로 돌아온 시각은 5시 40분이었습니다. 입장 시 받은 교환권으로 카페 라떼 한 잔, 디저트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날씨만 좋았으면 더 많은 사진과 함께 시간을 보냈겠지만 차분함과 정적이 무겁게 깔려서 축 늘어지기 전에 서둘러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지붕 열고 시원한 공기를 쐬며 달리는 JCW 컨버터블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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