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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필요한 '예약 공조' 사용법, 어떻게 쓰면 좋을까? 본문
오늘(8일) 저녁 바람이 매섭더니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공동 출입 현관 앞 가장 가까운 곳에 차를 댔는데 밤사이에 더 추워진다는 알림을 보고 차를 지하에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밖에서 두 시간 눈 맞은 차를 타기 5분 전, 집에서 마이현대 3.0 위젯으로 공조 기능을 켰습니다. 희망 온도는 22도, 앞 유리 성에 제거, 사이드미러 및 뒷유리 열선, 핸들 열선, 운전석 시트 열선이 켜지도록 설정값을 맞춘 상태였지요.
현관 앞에 내려왔더니 자동차 앞 유리에 쌓인 눈의 두께가 꽤 얇아져 있었습니다. 슬러시처럼 제법 흐물흐물해져서 와이퍼 빗질 한두 번 하고 바로 출발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차 안에서 조금 더 기다렸습니다. 차 시동 후 온도는 24도로 올리고 1, 2분 더 기다렸더니 앞 유리가 눈에 띄게 맑아졌습니다. 지붕과 보닛, 사이드 미러에 쌓인 눈은 굳이 손으로 쓸어내릴 필요가 없는 정도라 가만히 내버려뒀지요.
현관에서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옮기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주행 모드는 노멀에서 스노(눈길 주행 모드)로 바꿨습니다. 윈터 타이어나 유럽형 올웨더 타이어가 아닌 일반적인 사계절 타이어라 제동을 조금 더 부드럽게 하면서 천천히 내려왔지요. 기본값으로 켜진 회생 제동 감도는 1단계에서 굳이 높일 필요 없었습니다.
사실 차를 현관 앞에서 지하로 옮긴 결정적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제 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고전압 배터리 잔량이 어느 때보다 빨리 줄었거든요. 보통 차를 가만히 세운 날은 하루에 1, 2% 빠지는데 오늘은 반나절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3% 이상 배터리 잔량이 줄었습니다.
오전 10시 반에 차 시동을 끄기 직전 76% 정도였으나 예약 공조를 켜기 직전인 저녁 7시쯤 72%로 내려와 있었지요. 정황상 12V 보조 배터리 세이버+ 기능이 작동하면서 고전압 배터리 잔량이 줄어든 걸로 보였습니다. 하긴 1월 3일 이후 한동안 고전압 배터리를 완속 충전하지 않았고 초단거리 위주의 출퇴근 주행이 빈번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그래서 지하주차장 안의 전기차 충전 구역으로 차를 옮겼습니다. 폰으로 차지비 앱을 띄우고 충전기 번호를 입력해서 충전 시작 안내 화면이 뜨면 곧바로 충전구를 열고 충전 커넥터를 연결해 배터리를 채웁니다. 급속 충전 환경은 시간이 짧아서 12V 보조 배터리 충전을 건너뛰기 쉬운데요. 완속 충전 환경에서는 적어도 몇 시간 이상 차를 세우니까 12V 보조 배터리를 같이 충전하기 좋습니다.
12V 보조 배터리가 양호한 상태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커넥터를 물렸습니다. 출근 직전 배터리 잔량 100%로 꽉 채워서 길에 나오면 안심이 된다고 할까요? 출근길이 조금 멀거나 했으면 타이어부터 바꾸던지, 직물형 체인을 씌워서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집을 나섰겠지만 사무실이 매우 가까운 곳이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날은 차 안 끌고 나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요.
예약 공조는 차를 이용하기 전 준비 시간을 확실히 줄입니다. 앞 유리를 손으로 쓸어낼 필요도 없고요. 앞 유리에 쌓인 눈이 액상화되기 전까지 차에서 가만히 기다렸다가 와이퍼로 한 번 쓸어내면 됩니다. 공조 희망 온도는 평소보다 2, 3도 더 올려서 놔둬도 되는데 혹한 기후 지역이 아닌 이상 큰 의미는 없을 겁니다. 그럴 바에 공조 기능을 조금 더 일찍 켜서 눈 녹일 시간을 더 주는 게 좋다는 얘기입니다.
눈 오는 날 어떻게든 차를 끌고 나올 계획이라면 출발 10분 전 예약 공조 기능을 이용해 보길 바랍니다. 줄어든 출발 준비 시간만큼 주행 환경이 조금이라도 쾌적해질 겁니다. 눈길 주행 모드는 얼어붙은 도로에서 주행 안정감에 약간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지, 접지력이 좋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니 차간 거리를 벌리고 감속 운행하며 안전운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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