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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올해 가장 잘한 소비, 내 인생 첫차 '캐스퍼 일렉트릭' 본문
올해 가장 잘한 소비를 묻는 오늘의 티스토리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제 대답은 한 치의 고민도 없었습니다. 인생 첫차이면서 처음으로 구매 계약한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입니다. 지난 10년간 온갖 자동차를 경험했지만 만족감이 이토록 오래갈 줄은 몰랐습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움직이는 제 차는 언제 어디서든 함께였지요.
운행한 지는 두 달 하고도 열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달려온 누적 주행 거리는 3,600km가 넘었지요. 평소에는 초단거리 위주의 출퇴근 용도로, 하루쯤 시간이 비는 날에는 P처럼 갑자기 나와서 J처럼 계획적으로 나만의 운전 여행(드라이브)을 떠나기도 합니다.
10월에는 경기 용인, 11월에는 강릉, 12월에는 경주의 어느 해안가로 달려갔습니다. 남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 시간대를 이용해 조용히 여유를 즐기고 새로운 길로 향하며 머리를 비우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지요. 과거에는 직업상 매주 다른 자동차에 관한 '몰아보고서'를 정리하느라 운전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는데 취미가 된 지금은 내 마음대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마냥 좋습니다.
제 차로 등록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가끔 시간제로 빌려서 몰던 카셰어링의 단점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교통량이 뜸한 특정 시간대에 이용해야만 합리적이고 내 차가 아닌 남의 차라서 반납시각 준수를 위해 활동량을 시시각각 조절해야 하는 압박감이 들곤 했지요. 조금 더 머물고 싶은데 일찍 출발해서 시간을 앞당겨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와 같은 묘한 불편감에서 완전히 벗어났지요. 타임어택하듯 차를 막 몰지 않아도 되고 어차피 나만 이용할 자동차니까 실내가 조금 너저분해져도 상관없었습니다. 차량 관리는 오직 내 몫이라서 세차할 여유가 있으면 다녀오고 한 주에 한 번 버스를 타고 가던 대형마트 쇼핑도 한결 자유롭습니다.
출퇴근 행동반경도 전보다 넓어졌습니다. 저녁에 출근해 새벽에 일이 끝나던 평일 막바지에는 심야 카페로 차를 몰아서 따스한 음료 한 잔 걸치고 오기도 하고요. 월요일 새벽에 나가서 아침에 퇴근하는 날에는 잠을 몇 시간 자고 나와서 드라이브하러 갑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내연기관차 운전자들보다 늘어가는 주행거리 숫자가 빠릅니다. 10월에는 20일간의 주행으로 1,407km, 장거리 주행이 두 번 있던 11월에는 1,600km, 장거리 주행이 뜸해진 12월도 538km를 탔습니다. 연내 서울에 다녀올 일정과 일출 여행을 겸한 장거리 주행을 다 하고 나면 누적 주행 거리 4,000km는 금방 넘기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원하면 언제 어디든 '이동할 자유'를 준다는 점만으로도 장점은 충분합니다. 겨울에는 전기차라서 시동이 켜져 있어도 매캐한 연기나 소음을 내보내지 않고요. 차 안에서는 다른 전기용품을 연결해 저만의 시간을 보내기 좋았습니다. 올해가 끝인 줄 알았던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혜택도 2025년에 40%, 2026년 30%, 2027년 20%로 이어집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충전할 시간만 있으면 그 어디라도 갈 수 있지요.
첫차를 타는 만족도는 시간에 따라 판올림 중인 소프트웨어도 한몫합니다. 예약 공조를 이용하면 차디찬 시트와 운전대에 손을 댈 일이 잘 없고요. 안전하게 차를 몰수록 매년 갱신하는 자동차 보험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누르지 않아도 폰에서 자동차로 목적지를 미리 보내니까 출발 준비 시간도 월등히 짧습니다. 운전석에 들어가서 차 시동 걸면 곧바로 출발입니다.
60개월 2.9% 고정으로 꾸준히 내고 있는 할부금은 감당할 만합니다. 선택 사양도 욕심낼 것 없이 딱 필요한 것 위주로 고르고 차량 용품도 큰돈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통행료와 충전비를 통틀어 한 달에 10만 원 안팎이 빠지는 차량 유지비를 따져 봐도 다시 한번 '차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진정한 카라이프는 직업적 여건이 아닌, 시간을 여유롭게 쓸 취미에서 나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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