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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주행 정보 저장된 마이현대 '주행 기록', 믿을 수 있나? 본문
매달 캐스퍼 일렉트릭을 운행하며 꼭 살피는 내용이 있습니다. 내 차 주행 정보가 저장된 마이현대 앱의 주행 기록입니다. 첫 화면에서 드라이빙 인사이트(Driving Insight), 오른쪽 아래의 주행 거리 블록, 화면 밑에서 전체 주행 기록 확인 버튼을 차례로 누르면 날짜 별 주행 시간, 주행 거리가 자세히 뜹니다. 전기차 충전비, 통행료, 기타 지출을 직접 옮겨 적는 차계부보다 편한 기능이지요. 알아서 저장하고 언제든 보여주는 마이현대의 주행 기록은 신뢰할 만한 수준일까요?
주행 기록에 의문을 품게 된 계기는 2월 중 '비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이용하며 시작됐습니다. 비라이프케어의 월간 리포트에서 보여준 3월 주행 거리와 마이현대 앱의 3월 주행 거리가 서로 달랐거든요. 운행을 마친 3월 8일 기준으로 비라이프케어에서는 144km, 마이현대에서는 130km를 띄웠습니다. 거의 매일 초단거리 출퇴근 위주로 차를 몰았을 뿐인데 주행 거리는 벌써 14km나 차이가 나더군요.
어디서 차이가 생긴 걸까요? 운행 직후 사진으로 가끔 찍어둔 제 차의 현 주행 정보와 비교해 봤습니다. 3월 6일 촬영한 사진 속 주행 거리는 7.9km인데 이날 마이현대 엡에는 7km, 비라이프케어 앱에는 8km 주행으로 기록했더군요. 2월 21일 운행 기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똑같은 길로 7.9km를 다녔음에도 마이현대는 7km, 비라이프케어는 8km를 주행한 것으로 보더군요.
주행 거리가 너무 '짧아서' 그런 걸까요? 3월 1일 집에서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동부로 향했던 주행 정보를 살폈습니다. 사진에는 43분간 37.8km를 주행한 내용이 보이는데요. 마이현대는 37km, 비라이프케어는 38km를 주행했다고 판단한 모양이었습니다.
이날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대구 동부에서 집에 돌아간 주행 정보도 그랬습니다. 43분간 34.8km를 주행했음에도 마이현대는 34km, 비라이프케어는 35km 주행으로 간주하더군요. 마이현대는 소수점 이하 숫자를 날린 주행 거리를 기록으로 옮기고 비라이프케어는 소수점 이하 숫자가 5 이하면 버림, 6 이상이면 올림 취급해서 주행 거리 기록을 보정하려는 경향이 보였습니다.
아직 한 달이 꽉 차지 않아서 기록이 믿을 만한지,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신뢰할 만하다고 결론내기는 어려운데요. 적어도 마이현대는 월간 주행 기록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주행 단위 별로 일어나는 작은 차이가 쌓이고 쌓이면 단 며칠 만에 수 십 km, 많게는 100km 안팎으로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마이현대의 주행 기록을 믿을 만한 수준으로 개선하려거든 비라이프케어의 월간 리포트를 참조했으면 좋겠습니다. 주행 거리, 주행 시간, 안전운전 점수에 한정할 게 아니라, 전기차는 소모한 전력을, 내연기관차는 기름을 얼마나 소모했는지 숫자로 같이 옮겨주면 좋겠다는 얘기입니다. UI(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성도 눈에 조금 더 잘 띄도록 아이콘, 폰트, 스타일까지 현대스럽게 잘 맞춘다면 한결 쓰임새가 좋아지지 않을까요?
월 주행 정보 옆 EV 에너지 사용 정보는 조금 더 자세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30일 단위의 전력 소비량, 평균 전비 분포 그래프, 회생제동 생산량은 단순 참조만 될 뿐, 운전 습관 개선과 배터리 관리의 중요성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기차 운행 관리에 특화된 비라이프케어의 경우 상대적으로 알기 쉽게 더 많은 정보를 전합니다. 주행 정보 탭의 전비 분석 내역을 보면 정지, 저속, 중속, 고속 주행 상황에서 각각 전비를 얼마나 얻고 잃었는지, 상세 내역 안에서는 평속, 출발 가속, 변속 가속, 정지 감속, 변속 감속 등 전비 이득이 큰 상황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주행 정보 탭 가장 아래쪽에 표시된 사회 공헌지수는 전기차 운전자의 여유로운 운전을 부드럽게 이끌고 있지요.
비라이프케어의 배터리 케어 탭도 마이현대가 신경 써야 할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차의 배터리는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는지, 운전 습관 및 운행 주기 개선으로 지금의 배터리 성능이 얼마나 더 지켜질지 궁금해하는 운전자들도 많거든요. 앱으로 차량 상태, 12V 보조 배터리, 배터리 제어 시스템을 비롯한 차량 점검 현황을 띄우는 점도 좋지만 운전자의 차량 관리를 이끄는 흥미로운 서비스 콘텐츠를 끼워주면 향후에 들 차량 정비, 유지비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시작은 마이현대의 주행 기록에 관한 넋두리였는데 끝은 마이현대에서 개선할 점으로 매듭짓게 되는군요. 현대자동차에서는 블루링크와 마이현대로 파편화된 앱 서비스를 하나로 합쳤다며 새로운 마이현대 앱을 써 보라 하는데요. 아직 불편한 점이 여럿 있어서 (구)마이현대, 블루링크를 차마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충전 단가를 안 보여주는 마이현대 차계부, 안전운전 점수가 떨어진 영역은 (구)마이현대의 안전운전 분석 리포트를 봐야 이해가 됩니다. 단기적으로 마이현대 3.0을 거쳐 앱이 통합된 건 맞지만 내가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하는 단계는 여전히 복잡합니다. 조금씩 틀만 맞췄지, 완전히 논리 정연한 위치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는 의미지요. 차후에는 개선이 필요하고 했던 주행 기록 관련 내용도 언젠가 반영될 거라 봅니다. 누구나 마이현대를 쉽게, 보편타당하게 쓰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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