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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EV4, K3의 빈 자리 채울 기아의 발칙한 전기차 본문
며칠 전 기아가 EV4를 선보였습니다. 과거에 세단과 해치백으로 나눠 팔던 K3가 떠오르는 전기차이지요. 그동안 출시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E-GMP 기반) 모델과 확실히 궤를 달리합니다. 보통은 SUV스럽고 실용적이며, 공간이 넓은 공통점을 띠는데요. EV4는 이와 같은 암묵적 규칙을 깬 모델입니다. 마치 EV6를 납작히 누른 모습으로 시선을 휘잡았죠.
있어도 쓰지 않을 '프렁크(Frunk)'는 아예 없앴습니다. 숫자가 하나 낮은 EV3는 보닛 안을 플라스틱 커버로 감싸며 220V 완속 충전 케이블, 혹은 백팩 넣을 공간을 확보했지만 EV4는 넣을 자리가 없어 만들지 않았습니다. 보닛을 위로 세워 받치는 가스 리프트도 달지 않았죠.
대신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각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17인치 바퀴가 꽂힌 롱 레인지 모델(배터리 용량은 81.4kWh)은 무려 533km입니다. 똑같은 바퀴로 굴러가는 EV3(501km)보다 더 멀리 갑니다. 공기 저항 계수가 0.23으로 낮아서 바람 저항도 그만큼 덜 받는다는 얘기지요. 17인치 전륜 기준으로 인증된 복합 전비는 배터리가 살짝 가벼운 스탠다드 모델(58.3kWh)과 마찬가지로 5.8km/kWh입니다.
제원상 10%에서 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간은 31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350kW급 충전기로 자체 측정). 800V가 아닌, 400V PE(파워 일렉트릭) 시스템이 적용돼 있고요. EV3처럼 앞바퀴 위주로 굴러갑니다. 아이오닉 6처럼 앞범퍼와 타이어 사이의 공기 흐름을 좋게 만드는 휠 갭 리듀서에 범퍼 일체형 액티브 에어 플랩, 뒤쪽 휠아치 곡률을 최적화하고 언더커버를 비롯한 여러 부품을 씌워서 전비를 늘리는 데 집중했죠.
흔히 볼 수 있던 테일 게이트도 쏙 빠졌습니다. 아반떼가 속한 C-세그먼트 세단처럼 승객석과 분리된 '트렁크'가 배치된 형태이지요. 적재공간은 490리터로 K3보다 소폭 적습니다. C-필러에 맞붙은 작은 옆유리와 뒷유리의 복잡한 장식 때문에 처음에는 착각을 부르기도 합니다. 차체의 강성은 확보하면서 원가 상승은 억제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디자인으로 보였습니다. 철판으로 드러나기 쉬운 트렁크 안쪽 상단을 마감한 모습은 그러한 티를 최대한 잡으려 노력한 흔적으로 보면 됩니다.
안팎에 대응된 기능과 기술은 최신 규격으로 꽉 채웠습니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휴식 모드에 주차 동작 감지 모드를 아울러 장시간 녹화가 가능해진 빌트인 캠 2 플러스, 차 안에서만 가능했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도 내 차와 연동된 기아 앱에서도 원격으로 진행되도록 개선했지요.
각종 운전자 주행 보조(ADAS) 기능도 최신화했습니다. 운전대(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전방 및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방 교차 및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등 대부분의 안전 사양이 들어갑니다.
EV4 GT-라인은 드레스업(dress up) 아이템으로 안팎을 더 보기 좋게 만든 모델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전용 범퍼, 19인치 전용 휠 등을 끼워서 역동성이 잘 느껴지도록 구성된 상품이지요. 외장 색상은 모닝 헤이즈, 마그마 레드, 요트 블루 매트(무광), 스노우 화이트 펄, 아이보리 실버(유광 및 무광), 셰일 그레이, 오로라 블랙 펄까지 모두 여덟 가지입니다.
EV4 해치백은 국내보다 유럽 위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EV3와 성격이 겹치기도 하고요. 국내 미디어 및 인플루언서 대상으로 진행된 EV4 전시 행사도 세단 위주로만 이뤄졌거든요. 가격이 얼마에 잡힐지 궁금해집니다. 4월 초에 열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EV4의 실물도 살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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