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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 디자인,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문
신형 싼타페의 안팎 디자인이 이미지로 공개됐습니다. 프로젝트명 MX5로 알려진 새로운 싼타페입니다. 5세대 모델로 완전변경을 앞둔 디 올 뉴 싼타페는 디자인 언어가 확 달라졌습니다. 앞, 뒤, 옆 어딜 봐도 현행 더 뉴 싼타페(TM PE)의 흔적이 안 보입니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대신 H 라이트를 앞뒤로 얹고 외곽을 박스형으로 네모나게 잡았습니다. 좋게 보면 틀을 깬 과감한 도전, 과거로 미래를 재해석하는 현대의 관점이 담긴 모델로 보입니다. 5년 만에 안팎이 모조리 바뀐 싼타페의 실물은 8월 중 드러날 전망입니다.
앞모습은 누가 봐도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모델임을 알게 합니다. LED 헤드램프 속의 H 라이트가 좌우로 연결되며 큰 H를 그리기도 하고 네모난 범퍼 틀에서 밖으로 드러낸 H 빔(H 형강) 장식까지 선명합니다. '단순하지만 쉽게 접근하겠다'라는 의도가 명확합니다. 헤드램프와 그릴 장식을 보고 있으면 모험심이 투철한 옛 갤로퍼, 어릴 적 시골 대추밭과 직판장을 오가던 각 포터가 떠오릅니다. 곳곳에 H를 그려낸 싼타페는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처럼 탐험가 자질이 뚜렷해 보입니다.
옆모습은 정적이면서 안정적이고 담대함이 느껴집니다. 실내 트렁크가 포함된 승객석(캐빈룸)과 엔진룸의 영역 구분이 요즘 차들보다 또렷합니다. 일부 구성에서는 예전의 투박스(2-box)형 모델을 참조한 흔적이 엿보이는데요. 오프로더 지향의 브롱코 스포츠, 디펜더, 랭글러와는 결이 다릅니다. 지붕은 돌출형으로 길쭉하게 빼고 뒷유리랑 맞붙는 D-필러는 수직에 가깝게 세웠습니다. 어떻게든 도심형 룩이 되려고 D-필러를 비스듬히 내리던 크로스오버 모델과도 다른 모습을 지향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짚 그랜드 왜고니어, 포드 익스페디션, 링컨 네비게이터의 압축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지붕에 달린 창은 듀얼 선루프(일반+와이드 선루프)로 나눠 달았습니다. 1열과 2열을 알맞은 비율로 나누면서 2열 공간의 개방감 확대에 역점을 둔 설계로 보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옆유리 면적만 봐도 싼타페가 어떤 모델이 되고자 했는지를 짐작게 합니다. 3열까지 반듯한 지붕은 온 가족을 태우고도 남을 넉넉할 트렁크 공간, 시트를 전부 일자로 눕히고 테일게이트를 열었을 때 상하 시야가 더 벌어져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 더 좋아집니다. 적당한 위치에 인버터까지 깔린다면 차박용 모델로 쓰임새가 한결 좋아지겠다는 생각입니다.
뒷모습은 평소 봐 온 SUV랑 달라서 어색해 보일 겁니다. 리어램프가 뒷유리에서 한참 밑으로 내려와 있으니까요. 범퍼의 좌우로 붙는 방향지시등과 반사판, 아래의 후진등의 배치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뒷유리 바로 밑에 리어램프를 걸치면 시선이 분산돼 산만해지니까 가능하면 범퍼랑 가까운 위치에 두는 게 낫다고 본 모양입니다.
시각적 안정감을 더하는 효과도 있지만 우리 눈에 익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중간 여백은 현대 엠블럼과 차명 레터링, 모델명 배지로 채웠습니다. 80~90년대의 SUV 유행을 미래로 빌려온 결과물이 지금의 싼타페 아녔을까 합니다. 측후면으로 좀 더 넓게 바라보면 옛 갤로퍼와 일자로 나란했던 포니 리어램프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리어램프 안에서 빛나는 H 라이트는 싼타페 고유의 아이콘이면서 향후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중심 모델로 쓰임새가 점점 늘어날 겁니다.
실내 변화도 주목할 점이 많습니다. 세단 겸 SUV 색깔을 내던 직전의 싼타페보다 더 SUV답게 만들어졌습니다. 계단식으로 층을 나누던 크래시패드는 수직으로 세우고 앰비언트 LED는 수평으로 쭉 뻗은 에어벤트를 따라 이어지며 또 다른 H를 그려냈습니다. 가운데에 옹기종기 모였던 물리버튼은 터치 패널에 일부 집어넣으며 역할 분담이 깔끔해졌고 베젤을 최소로 줄이며 연결된 두 장의 12.3인치 화면, 전자식 변속 칼럼, 간접 조명 효과로 멋을 낸 도어 트림까지 갖췄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편안히 머물다 가는 라운지 개념의 SUV로 싼타페를 담아냈더군요.
크래시패드와 연결된 플로팅 센터 콘솔의 쓰임새는 더 좋아졌습니다. 한정된 공간을 얼마나 쪼개며 쓸 것인가에 집중하던 그전 모델과 달리, '늘어난 공간을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잘 보였습니다. 스마트폰 두 대를 나란히 얹어 고속 충전하고 좌우로 물병을 껴둔 한 장의 사진으로도 의미가 바로 전해집니다.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천장과 바닥 매트, 2열과 3열 시트백은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 커버는 친환경 인조가죽을 두르며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지구적 움직임을 따랐습니다.
신형 싼타페의 실물은 8월 10일에 공개됩니다. SUV 본질에 공간을 더한 디 올 뉴 싼타페는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진 요즘 가족의 바람과 가치가 녹아든 모델입니다. 차를 모는 아빠 입장에서 가격까지 잘 맞췄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겠지만 캠핑과 차박의 즐거움을 하나 둘 배우기 시작했다면 관심 모델로 넣어두고 살피기 좋아 보입니다. 그 돈이면 이걸 산다는 남들의 가치 판단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진 아빠라면 신형 싼타페는 함께 탑승한 가족까지 만족감을 높일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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