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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 액티언으로 하고 말지 본문
그랑 콜레오스의 가격이 공개됐습니다. 사전 예약 비중이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 중 테크노 트림은 3,777만 원, 아이코닉 트림은 4,152만 원, 에스프리 알핀 트림이 4,352만 원입니다. 모두 세제혜택이 반영된 예상 가격입니다. 가솔린 모델은 테크노 3,495만 원, 아이코닉 3,860만 원, 에스프리 알핀 3,995만 원, 사륜구동이 추가된 에스프리 알핀의 경우 4,345만 원입니다.
오랜만에 신차가 나왔지만 예비 고객들의 마음은 결국 흔들지 못했습니다. 르노 코리아가 바라는 그랑 콜레오스의 경쟁 모델은 쏘렌토, 싼타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스포티지, 투싼도 상대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그런 의미로 가격은 훨씬 과감하고 공격적이어야 한다고 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격 안에 묶어 놓은 트림 별 기본화 품목에서는 그랑 콜레오스가 분명히 낫기는 합니다. 쏘렌토, 싼타페, 투싼, 스포티지에서는 선택 사양을 몇 가지 달아야 비슷해지는데 이것까지 고려할 소비자는 몇 안 됩니다. 중요하다고 다뤘던 하이브리드 모델의 접근 가격은 한 렌터카 업체의 예상대로 흐르고 말았습니다.
3,800만 원(테크노), 4,150만 원(아이코닉), 4,400만 원(에스프리 알핀)보다 낮았어야 했습니다. 일주일 전 예상한 3,600만 원 전후(테크노), 3,925만 원 전후(아이코닉), 4,325만 원 전후(에스프리 알핀)는 빗나갔습니다. 지리 홀딩스의 든든한 투자, 르노 그룹의 지지를 등에 업었지만 국내 수요에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겠습니다. 지난 6월 해외로 6천 대를 판매한 아르카나(XM3)처럼 외화벌이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관심을 덜 받은 가솔린 모델도 매한가지입니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자동 8단 변속기를 집어 올린 쏘렌토는 3,506만 원, 싼타페는 3,546만 원부터 시작됩니다.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7단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얹힌 그랑 콜레오스 입장에서 게임이 될까요? 아래(스포티지, 투싼) 위(쏘렌토, 싼타페)로 둘 다 휘잡고 싶으면 가격이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2열 거주성 동급 최대, 유일 무이한 동반자석 화면만 믿고 선택할 상품성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가격을 낮출 수 없던 이유로는 더 뉴 QM6(수출명 : 콜레오스)가 손에 꼽힙니다. 3,220만 원부터인 자사의 2리터 가솔린 모델은 내주고 싶지 않고 그랑 콜레오스는 크기와 품질, 기능성에서 확실한 우위가 있으니 2, 3백만 원 더 받아도 괜찮다는 판단으로 빚어진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소비자들과 얼굴을 맞대는 르노 코리아 영업 본부, 신차 효과로 실적을 기대했던 영업 사원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합니다. 하나를 내주고 둘 이상 가져올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걸까요?
르노 코리아는 며칠 전 그랑 콜레오스가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성공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집계된 사전 예약이 7천 대 이상이었다며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어떻게든 증명하려 애썼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KG모빌리티에서 공개한 액티언 이미지 몇 장에 그랑 콜레오스가 넷상의 관심에서 묻혔습니다. 토레스 EVX를 더 세련되고 날렵한 형태로 만든 SUV인데 사람들이 바라는 '신차다움'이 더 잘 느껴졌습니다. 엔진과 변속기는 그랑 콜레오스보다 아랫급인 토레스 가솔린 모델과 공유하는데 사전 예약 반응이 뜨겁습니다. 단 하루에 집계된 사전 예약 신청만 1만 6천 건이 넘습니다. 부산모빌리티쇼에 실물로 꺼내지 않은 액티언의 전시 효과가 훨씬 더 컸습니다.
사전 예약이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르노 코리아가 원하는 신차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제원상 서로 경쟁 모델이 아님에도 그랑 콜레오스의 가격에 마음이 떠서 액티언으로 사전 예약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브랜드 관련 이슈로 이미지에 치명상은 입었지만 좋은 가격을 바라던 예비 고객들의 한 줄기 희망마저 꺾었습니다. 애국 마케팅으로 똘똘 뭉친 KG모빌리티에 비해 파벌이 많은 르노 코리아는 여전히 답이 없다는 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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