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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시승 후기, 투싼 하이브리드보다 좋은가? 본문
오늘(17일) 2025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시승했습니다. 더 뉴 스포티지(NQ5 PE)로 부분변경된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입니다. 기아 대구강북지점에서 운영 중인 시승차는 시그니처 트림 풀옵션 앞바퀴굴림(2WD) 모델이며, 가격은 세제혜택 전 기준으로 4,577만 원, 세제혜택이 반영된 예상 가격은 4,434만 원입니다.
앞모습은 기존 스포티지보다 뚜렷해졌습니다. 전에는 주간주행등이 안으로 파고든 모습이었고요. 지금의 더 뉴 스포티지는 더 뉴 쏘렌토, 더 뉴 카니발, 더 뉴 K8처럼 차폭을 강조한 형상으로 램프가 바뀌었습니다. 승차 시 운전자를 환영하는 애니메이션 효과로 램프가 켜지고 이곳에서 방향지시등이 깜박거리기도 합니다.
얼굴에 장식된 가로형 패턴은 전시장 안의 시그니처 X-라인 트림보다 안정적이고 무난해서 눈을 두기 좋았습니다. 선명한 세로형 그릴 장식으로 입체감, 화려함을 전하던 X-라인은 오히려 부담스러웠습니다. 기존 스포티지의 시그니처 그래비티처럼 안팎을 더 고급스럽게 만든 상품인데 전반적으로 '다소 과한' 느낌이었지요.
옆모습은 전에 알던 스포티지와 거의 같습니다. 1열과 2열 문 아래에 장식된 사이드 가니시를 부풀리고 오엽 바람개비 형상의 19인치 휠을 풍차형으로 단순화시켜서 '단단하고 견고한' 질감으로 시각적 안정감을 더했습니다. 타이어는 한국의 다이나프로 HP2, 규격은 235/55 R19입니다. 넥센의 로디안 GTX처럼 범용적으로 널리 쓰이는 사계절 타이어 제품입니다.
뒷모습은 앞모습보다 변화가 적습니다. 안쪽이 뾰족했던 테일램프 그래픽을 'ㄷ' 자로 수정하고 방향지시등을 그래픽 안으로 옮겨서 일체감 있는 모습으로 다듬었습니다. 반사판을 껴안던 범퍼의 스키드 플레이트도 일자형으로 반듯하게 바로잡고 블랙 하이그로시 적용 부위를 범퍼 아래까지 넓혔습니다. 기존 스포티지보다는 여백이 소폭 넓어진 모습입니다.
실내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위와 아래를 깎아서 만든 볼록한 타원형 운전대 말고는 극적으로 달라진 구성이 없습니다. 사다리꼴로 길게 휘감던 12.3인치 LCD 두 장과 베젤이 네모난 바 형태로 얇아졌고 에어 벤트는 크래시패드의 앰비언트 무드램프와 나란하게 일자로 늘어놓았습니다. 나머지 부위는 블랙 하이그로시 대신 소프트 페인트 내장재로 덮어서 세련된 분위기를 끌어냈습니다.
유광 마감으로 번들번들했던 전자식 다이얼 주변도 보기 좋게 깔끔해졌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시트 열선과 통풍, 운전대 열선, 왼쪽 밑에는 경사로 저속 주행, 오토홀드, 자동 주차 보조를 겸한 서라운드 뷰 카메라, 주차 센서 버튼을 놔뒀습니다. 스마트폰은 앞쪽 슬라이드 도어를 앞으로 밀어서 무선 충전 패드 위에 가로로 올려두면 됩니다.
운전대 가운데에는 적외선 타입의 운전자 전방 주시 경고 카메라가 부착됩니다. 운전자의 얼굴 위치와 눈의 깜박임 정도를 감지하다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다고 판단했을 때 휴식을 강력히 요청하는 운전 부주의 경고를 띄웁니다. 주행 중 차로 이탈 횟수에 따라 표시되는 휴식 권장 메시지보다 역할이 더 많아졌다고 보면 됩니다.
가운데 12.3인치 화면에 표시된 콘텐츠 구성은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피트)가 깔린 더 뉴 투싼과 같았습니다. 메뉴 접근 단계 구성, 타일식으로 정리된 2단계 화면, 왼쪽에 카테고리, 오른쪽에 주 내용을 표시하는 개념까지 동일합니다. 표준형 5W세대 내비게이션이 들어간 스포티지보다 보여주는 그래픽 요소도 많고 내용적으로도 풍성합니다. 프레임리스형 ECM 룸미러에 실물 카드를 안 꽂아도 되는 e-하이패스, 빌트인 캠 2까지 있으니 따로 넣을 차량 용품이 잘 없습니다.
운전석 착좌감은 기존 스포티지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몸을 붙잡는 느낌, 등받이 상단의 스웨이드까지는 괜찮은데 좌판은 더 뉴 투싼처럼 짧아서 허벅지 앞이 살짝 뜹니다. 헤드레스트는 돌출형으로 설계됐는데 머리를 기대는 느낌이 푹신해서 괜찮았습니다.
2열 거주성, 트렁크 적재공간 구성은 기존 스포티지와 같습니다. 2열 등받이는 좌판 밑 레버를 위로 당기면 뒤로 더 젖힐 수 있고요. 접을 때는 테일게이트가 열린 뒤에서 레버를 잡아당기면 앞으로 접힙니다. 반으로 접을 수 있는 러기지 보드를 경계로 턱이 지고 비스듬히 경사가 지는데 차박을 위한 평탄화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운전석으로 돌아와 차 시동을 걸어본 느낌은 생각보다 잔잔합니다. 보통의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소음 억제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운전대로 진동이 가늘게 느껴지는 정도며 기존에 시승으로 경험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보다 진동 소음 대책이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바퀴의 구름 질감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기본 주행 특성이 5월에 몰아본 더 뉴 투싼 하이브리드와 대동소이합니다. 가볍게 통통 튀던 1.6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승차감이 좋기는 한데 빼어나게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18인치 휠을 꽂던 더 뉴 투싼 하이브리드가 더 보편적이었습니다. 19인치 휠이 꽂힌 더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상대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단단함이 느껴졌거든요.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반응하려고 하는데 바퀴는 짧고 강한 충격을 퉁퉁 쳐내기 바쁩니다.
변속 반응은 주행 모드 에코 기준으로 여전히 굼뜹니다. 엔진이 작동을 멈춘 EV 모드에서 다시 엔진이 함께 돌아가는 순간의 이질감은 잘 줄였는데 출발 후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는 동력 전환 과정이 잘 느껴집니다. 출발 후 10~15km/h 범위에서 EV 모드로 구르다 20km/h를 넘어서며 엔진이 같이 돕니다. 엔진 회전 수를 낮게 깔지 않고 2,200 rpm 위로 엔진을 여유롭게 돌려야 원하는 속도로 잘 붙습니다. 40~50km/h부터 EV 모드 작동을 거듭 유도하는 방식이지요.
신천대로와 같은 고속화도로는 가속 페달을 느긋하게 붙였다 떼길 반복했습니다. 배터리는 충전량 50% 안팎을 유지하면서 주변의 교통 흐름을 맞춥니다. 디지털 클러스터 창 가운데에 뜨는 연비는 의식할 필요 없습니다. 회생 제동 레벨은 기본값 그대로 놔두고 앞차 간격을 충분히 벌리며 관성 주행을 하다 보면 연비가 자연스럽게 늡니다.
시승을 마치고 주행 정보를 확인해 봤습니다. 36분간 24.1km를 달려서 기록된 연비가 20.5km/l, 시동 후 12분간 차 안팎을 살피던 상황까지 포함한 연비도 16.3km/l였습니다. 승차감 저하를 감수하며 굳이 회생 제동 레벨을 높일 필요가 없습니다. 급가속, 급감속 횟수를 줄이는 차분한 주행만으로도 연비는 저보다 더 좋게 나올 수 있습니다.
순수 가솔린이 나을지, 하이브리드차가 나을지는 꼭 비교 시승으로 경험하고 나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처음부터 가격이 합리적인 전기차를 원했기에 EV3가 아닌 캐스퍼 일렉트릭을 택했지만 경험이 잘 쌓이지 않았다면 니로와 같은 하이브리드차를 골랐을지도 모릅니다.
파워트레인은 똑같은데 투싼이 나을지, 스포티지가 나을지는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기능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 우선이면 더 뉴 투싼, 값을 더 주더라도 풍부한 기능과 디자인, 후방 방향지시등 위치에서 느낄 안심감을 다 잡고 싶으면 더 뉴 스포티지가 나을 겁니다. 편안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19인치 휠은 가급적 선택 사양으로 넣지 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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