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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한 숟갈
설 연휴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얻은 전기차 완속 충전의 깨달음 본문
어제(28일) 새벽 근무를 마치고 김천 실내체육관에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TV로 가끔 시청하던 2024-2025 V-리그 여자배구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집에서 체육관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았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예상 도착 시간을 미리 알아보니 대략 1시간 20분 걸리겠다고 하더군요. 설 연휴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도 안 받고 교통량도 쾌적하니 다녀오기 괜찮겠다고 봤습니다.
김천에 향할 제 차는 출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습니다. 배터리 97%까지 충전된 제 캐스퍼 일렉트릭의 주행 가능 거리는 310km, 경기 관람 후 돌아오더라도 배터리가 3분의 1쯤 남아서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었는데요. 경기장 주변에 완속 충전할 곳이 많아서 경기를 볼 동안 완속 충전을 더 하기로 했습니다.
고속도로는 예상대로 쾌적했습니다. 처음에 눈발이 희끗 날려서 윗지방처럼 눈이 내릴까 했는데 경부고속도로 구미 IC에 다다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날이 갭니다. 당시 교통량은 보통의 평일 수준이었습니다. 제한속도 안팎으로 속도를 내며 달렸더니 3시가 조금 안 된 시각에 김천 실내체육관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집에서 차로 딱 1시간 13분 걸렸지요.
고전압 배터리 잔량은 97%에서 63%로 줄었습니다. 경기장과 가까운 주차면에 차를 옮겨도 됐지만 GS차지비보다 생소한 EVSIS(이브이시스) 완속 충전기로 제 차를 충전하고 싶었습니다. 충전기는 우측 평행 주차면 옆 화단에 설치된 형태였는데 주차 방향은 한 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더군요.
정방향으로 주차를 하고 바로 앞 충전 커넥터를 가져와 차에 꽂았는데 나중에 다른 전기차 운전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실수로 충전 종료 버튼을 눌러서 선생님 차의 전기차 충전이 멈췄다. 죄송하다"라는 연락을 받고 찾아갔는데 오히려 '제가 역방향으로 주차했어야 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차면 우측 뒤에 설치된 충전 케이블은 길이가 애매하게 짧아서 충전구가 앞에 있는 제 차를 반대로 돌리지 않고서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었습니다.
연락을 준 아이오닉 5 전기차 운전자에게는 제 차에 꽂혔던 충전 커넥터를 건네 드리고요. 저는 급히 차 시동(전원)을 켜서 앞머리를 반대로 돌리는 평행 주차를 했습니다. 아이오닉 5, EV6는 오른쪽 뒤, 테슬라 전기차는 왼쪽 뒤에 충전구가 있어서 진행 방향 그대로 주차 후 충전하면 되는데요. 캐스퍼 일렉트릭처럼 앞에 충전구가 있는 전기차들은 역방향으로 차를 세워야 충전이 가능했습니다. 볼트 EUV, 포터 일렉트릭처럼 충전구가 운전석 부근에 있는 전기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 차마다 충전구 위치가 다를 수 있어도 충전 커넥터 케이블이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느껴지더군요. 집에서 늘 이용하던 GS차지비 완속 충전기의 경우 케이블이 충분히 길어서 전면 주차를 하든 후면 주차를 하든 충전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캐스퍼 일렉트릭보다 큰 G80 전기차, 예전의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후면 주차 후 케이블을 앞으로 여유롭게 끌고 와서 충전할 정도니까요.
물론 일부 국내 운전자 입장에선 전기차 충전구 위치를 내연기관차처럼 운전석 뒤로 똑같이 맞춰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데요. 전기차가 더 보편화된 유럽 시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길가에 평행 주차 후 가로등이나 볼라드에 휴대용 완속 케이블을 꽂아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사례가 많거든요. 캐스퍼 일렉트릭과 구매를 고민했던 EV3가 그렇습니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요구)를 반영한 결과 동반자석 펜더에 전기차 충전구를 두는 게 가장 합리적이었다고 말이죠.
경기 관람 후 저녁 6시쯤 제 차로 돌아왔더니 배터리 충전량이 100%를 가리킵니다. 차를 잠시 옮겼던 68%에서 2시간 반 더 세웠을 뿐인데 체감상 GS차지비 7kW 완속 충전기보다 충전 속도가 소폭 빠르더군요. 처음 27분은 3.25kWh, 2시간 반에 걸쳐 17.5kWh를 충전했고 충전비로 각각 813원, 4,375원이 나왔습니다. 완속 충전 단가는 1kWh에 269원(2월 1일부로 295원으로 인상)인 GS차지비보다 살짝 저렴한 250원이었지요.
집에 돌아가는 길은 평온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출차 시 정문으로 나가면 오래 걸린다는 후기를 봐서 전기차 충전소로 들어간 입구로 빠져나왔습니다. 한적한 주택가 인근 도로로 더 나와서 길을 꺾었지요. 원정팀 응원단 버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더군요.
경부고속도로 김천 IC에서 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 IC로 내려올 동안 느낀 교통량은 평소보다 더 적었습니다. 낮에는 가끔 칼바람이 몰아치며 차를 흔들곤 했는데 어둠이 내린 저녁 7시 전후에는 오롯이 달리기 좋았습니다. 1시간 21분을 달려서 도착했더니 남은 배터리는 72%, 전비는 6.3km/kWh를 띄우더군요. 김천 실내체육관까지 전속력을 내며 달리던 상황과는 전혀 달랐지요.
다음 김천 홈 경기는 2월 6일 목요일 저녁 7시로 예정돼 있습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맞붙을 예정인데 직접 보러 갈지, 말말지는 그날의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겁니다. 보러 간다면 뱃속을 채울 푸드트럭 간식에 커피 한 잔, 눈으로 참고만 했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의 응원 클래퍼도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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