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티볼리, 재평가될 회사 변경 모델

쌍용 로고를 뗀 2024 더 뉴 티볼리, 더 뉴 티볼리 에어가 출시됐습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어제(1일) KG 모빌리티가 2024 더 뉴 티볼리를 선보였습니다. 얼굴과 실내가 조금 바뀐 상품성 강화 모델입니다. 8년 전 출시했다 단종한 1.6 가솔린 엔진을 추가하며 진입 가격을 1,883만 원으로 확 내렸죠. 1.5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은 2,209만 원, 트렁크가 넓은 티볼리 에어는 2,294만 원부터 시작됩니다. 기존 모델(2023년형) 대비 각각 75만 원(티볼리), 1백만 원(티볼리 에어) 올랐습니다. KG 모빌리티의 신차로 갈음한 더 뉴 티볼리는 구매력이 괜찮은 모델일까요?

 

 

더 뉴 티볼리, 더 뉴 티볼리 에어의 앞모습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앞모습은 전보다 산뜻해졌습니다. 사다리꼴 모양의 공기 흡입구를 키우고 스키드 플레이트를 받쳐서 전보다 강인해 보입니다. 토레스처럼 쌍용 로고를 떼고 동반자석 헤드램프 바로 옆에 차명을 음각으로 파냈습니다. 운전석 헤드램프 부근에는 실제 안쪽이 뚫린 스노클 장식이 추가됩니다. KG 모빌리티에서는 해당 커스터마이징 부위를 '프런트 패션 가니시'로 부릅니다. 프런트 패션 가니시는 모델 별 상위 트림인 V3, V7, A7(티볼리 에어) 트림만 적용됩니다. 

 

더 뉴 티볼리의 기본형 트림인 V1, V5는 차명이 같은 위치에서 양각으로 드러나며 하이그로시 그릴 장식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처리됩니다. 헤드램프 가장자리는 크롬 장식을 없애고 다크 틴트로 처리해 눈매가 보기 좋아졌습니다. 번호판 장착부 왼쪽에 붙는 견인커버도 빨갛게 칠했군요. 대체로 도심형 얼굴에서 벗어난 느낌이며 기본형 트림이 더 신차스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더 뉴 티볼리 소개 영상에서는 1.6 가솔린 모델만 얼굴이 다르다고 하는데 뭐가 맞는 걸까요?

 

 

더 뉴 티볼리, 더 뉴 티볼리 에어의 옆모습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옆모습은 변화가 적습니다. 터보 모델은 휠 아치에 붙는 플라스틱 클래딩이 더 두껍고 사이드 실 몰딩으로 다소 꾸며진 흔적이 엿보입니다. 일반 가솔린 모델은 이보다 클래딩이 가늘며 사이드 스커트는 예전 티볼리와 같습니다. 휠 타이어 크기는 16인치, 17인치, 18인치로 나뉘며 18인치 휠은 익스테리어 스타일 패키지 선택 시 적용됩니다.

 

 

더 뉴 티볼리, 더 뉴 티볼리 에어의 뒷모습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뒷모습도 별로 바뀐 게 없습니다. 과거 티볼리의 L자형 리어램프, 튀어나온 듯한 테일게이트 금형은 그대로입니다. 테일램프 사이엔 쌍용 로고가 빠지고 티볼리 차명만 붙습니다. 티볼리 에어의 경우 기존처럼 전용 엠블럼이 남습니다. 맨 아래 한가운데에 있던 안개등을 없애고 앞에서 본 공기 흡입구와 비슷한 형태로 범퍼를 보기 좋게 다듬었습니다. 대신 티볼리 에어의 붉은 안개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더 뉴 티볼리의 실내 모습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실내 변화는 소소합니다. 세로형으로 길쭉했던 센터패시아가 두 영역으로 쪼개졌습니다. 위쪽은 인포테인먼트, 아래쪽은 공조 패널로 뚜렷하게 나뉩니다. 물리버튼과 다이얼 대신 터치형으로 버튼을 바꿨습니다. 기어 레버 주변부는 거의 그대로며 주차 브레이크는 손으로 당겼다 놓는 방식입니다.

 

 

더 뉴 티볼리의 시트 주요 구성을 모았습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천연 가죽시트 선택 시 내장 색상은 블랙, 그레이 투톤, 오렌지 인테리어로 나뉩니다. 블랙과 그레이 투톤은 천장(필러 포함)을 밝은 회색, 오렌지 인테리어는 블랙으로 덮었습니다. 그레이 투톤은 도어 트림 가운데, 시트 등받이와 좌판, 머리 받침이 밝은 색으로 처리되며 오렌지 인테리어는 에어 벤트와 공조 패널 테두리, 박음질 장식이 주황색으로 마감됩니다.

 

에어컨 필터를 말려주는 애프터 블로우 기능도 추가됐는데요. 1.5 가솔린 터보 모델 중 최고급형인 V7 트림만 적용됩니다. 나머지 트림에서는 풀오토 에어컨이 고르기 힘든 선택 사양입니다. 일반 가솔린 모델에서는 V3 트림에서 9인치 내비게이션 패키지(60만 원)나 파퓰러 컬렉션 패키지(9인치 내비게이션, 딥 컨트롤 패키지, 하이패스 시스템, ECM 룸미러 포함, 130만 원)를 고르고 인포콘 커넥티비티 패키지 II(45만 원)를 더해야만 추가됩니다.

 

 

더 뉴 티볼리, 더 뉴 티볼리 에어의 적재 공간을 비교한 모습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2열 거주성은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하지만 트렁크 적재 공간은 경쟁력이 될 만합니다. 테일게이트는 수동식으로 열더라도 러기지 보드 밑에 깔린 여유 공간이 널찍합니다. 2열을 접으면 티볼리는 1,115리터, 티볼리 에어는 1,440리터로 늘어납니다. 티볼리 에어의 경우 2열을 접었을 때 경사가 완만해서 평탄화가 쉽고 기본 트렁크 용량도 토레스만큼 넓습니다. 잠깐의 나들이나 소풍을 위한 목적이라면 티볼리, 싣고 다니는 짐이 많고 차박을 위한 목적이라면 티볼리 에어가 낫습니다.

 

 

더 뉴 티볼리 1.6 가솔린 모델의 가격표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더 뉴 티볼리 1.5 가솔린 터보 모델의 가격표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더 뉴 티볼리의 가격표는 하나하나 훑어보면 뭔가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1.6 가솔린 V3 트림, 1.5 가솔린 터보 V7 트림이 아니면 선택지가 제한적입니다. V1 트림에 마련된 9인치 내비게이션 혹은 8인치 스마트 미러링 패키지는 일반 소비자보다 카셰어링 업체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세대의 자동차 이용자 입장에서 후방 카메라는 필수품인데 후방 카메라가 트림 별 기본 품목에서 모두 빠져 있거든요.

 

 

더 뉴 티볼리, 더 뉴 티볼리 에어의 외장 색상은 이렇습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외장 색상은 그랜드 화이트, 아이언 메탈, 플래티넘 그레이, 댄디 블루, 스페이스 블랙으로 나뉩니다. 지붕 색깔만 다른 투톤 익스테리어 패키지(40만 원)는 티볼리에서 V3와 V7 트림, 티볼리 에어에서 A7 트림만 선택이 가능한데요. 세이프티 선루프(50만 원)까지 동시 적용은 안 됩니다. 둘 중 하나만 됩니다. 2023 티볼리보다 선택지가 그나마 나아졌지만 트림 별 선택 사양 구성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겠습니다.

 

 

이 많은 선택 사양 중 V1 트림에서 가능한 품목은 두 가지뿐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물가 인상에 부응하며 출시된 1.6 가솔린 모델의 출시는 반길 만한데요. 가격표를 둘러보면 잘 팔릴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최신 기술에 관한 관심은 덜하면서 합리적 소비, 넓은 공간을 바라는 고객을 타게팅한 듯한데 원하는 선택지는 상위 트림에 몰려 있습니다. 일부 패키지는 꼭 필요한 기능을 인질(?)로 묶어놔서 선택 사양에 따른 강박도 느껴집니다.

 

더 뉴 티볼리에서 V1 트림을 고르겠다면 적어도 밸류업 패키지(120만 원), 8인치 스마트 미러링 패키지(61만 원)를 추가해야 할 겁니다. 1열 열선, 가죽 스티어링 휠, 운전대 열선, 스마트 키, 후방 카메라, 내비게이션 역할을 맡길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넣으려면 말이죠. 1열 통풍, 오토 라이트, 긴급 제동 보조, 중앙 차로 유지 보조, 오토 하이빔을 자동차 업계의 미덕으로 여긴다면 V3 혹은 V7 트림부터 생각해야 할 겁니다.

 

 

더 뉴 티볼리 에어의 가격표입니다(출처 : KG 모빌리티).

더 뉴 티볼리 에어도 다르지 않습니다. A5 트림에서 고를 건 필수 기능만 조금 올려주는 밸류업 패키지뿐입니다. 9인치 내비게이션 패키지가 기본화된 상품이지만 소비자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최신 안전 기능은 다 빠집니다. 후측방 충돌 보조에 안전 하차 경고까지 포함된 A7 트림부터 올려놓고 고민하게 됩니다. 운전석 무릎 에어백(20만 원)은 왜 아직도 상위 트림의 선택 사양이어야만 하는지 이해가 잘 안 갑니다. 5년/10만km 보증을 이어가는 점은 좋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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