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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싼타페, 주요 기능 미리 보기 본문
8월 10일 저녁 6시. 디 올 뉴 싼타페의 자세한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됐습니다. 미국 뉴멕시코주 싼타페(Santa Fe)의 거친 벌판을 가르며 등장한 5세대 싼타페는 5년 만에 완전히 변경되며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탈바꿈했습니다. SUV를 SUV답게 디자인하며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담대함, 일상의 새로운 발견을 찾아 떠나는 탐험가의 자세를 지향합니다. 'Open for More(오픈 포 모어)'로 압축된 신형 싼타페는 오는 9월 국내 출시를 앞두며 몇 가지 특징을 선보였습니다.
얼굴에 그린 H 라이트, 범퍼에 새긴 H, 리어램프 속의 H는 현대 엠블럼보다 더 직관적인 존재가 됐습니다. 21인치 바퀴를 꽂은 싼타페의 대범함은 실내로 이어집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클러스터)과 내비게이션 화면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완만히 연결되며, 위로 높이 들어 올리는 테일게이트는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차원문(portal)' 역할을 해냅니다. 안에서는 밖을 비추는 아웃도어 액자, 비 내리는 날은 커피타임을 나눌 테라스가 되기도 한다는 얘기입니다.
험로에서 구동력을 네 바퀴로 나누는 싼타페의 HTRAC 사륜구동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실어줄 겁니다. 리어 스포일러 안쪽에 매달린 카메라는 디지털 룸 미러로 화면을 즉시 보내며 운전자의 보이지 않는 불안감을 줄입니다. 디지털 센터 미러는 실시간 길 안내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로 바쁘게 돌아갈 내비게이션 화면의 역할을 채워줄 겁니다.
C-필러 장식에 숨은 보조 손잡이(어시스트 핸들)는 나만의 전망대로 이끄는 사다리가 됩니다. 어렸을 적 아늑했던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순수한 감성을 SUV로 끌어낸 점이 신기했습니다. C-필러에 고정된 사다리를 펼쳐서 오르내리던 디펜더의 원초적 특징은 세련된 방식으로 다시 접근하며 풀어낸 싼타페랑 비교가 됩니다. 도심과 자연을 아우를 싼타페 입장에서는 적절한 아이디어였다고 봅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영역은 두 대로 넓어졌습니다. USB-C 케이블을 꽂으면 최대 27 W 출력으로 고속 충전하며 배터리를 빠르게 채웁니다. 팔걸이를 겸하는 센터 콘솔 수납함은 앞뒤 양방향으로 열리며 쓰임새가 좋아졌습니다. 1열과 2열을 연결하는 공유 공간으로 의미가 확장된 겁니다. 밑에는 2열 승객이 쓰기 좋게 서랍형으로 여닫히는 수납함도 마련됩니다.
대시보드에서 동반자석 한쪽만 열리던 글로브 박스는 다시 상하 두 곳으로 쪼개졌습니다. UV-C 살균 멀티 트레이로 불리는 위쪽 수납함은 200~280nm 파장의 자외선으로 사람에 해로운 세균과 바이러스를 99.9% 박멸합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공간 우측의 UV-C 버튼을 누르면 일정 시간 자외선을 비추며 트레이 속 물품을 재사용 가능한 상태로 살균해 줍니다.
2열과 3열에서 느낄 거주성은 팰리세이드에 버금갈 겁니다. 전폭은 기존 싼타페랑 똑같은 1,900mm이지만 전장은 45mm 길어진 4,830mm, 전고는 35mm 높아진 1,720mm, 휠베이스 간격은 50mm 멀어진 2,815mm에 이릅니다. 2열 시트 바닥은 편평하게 다듬고 옆 유리 면적이 넓어져서 현행 싼타페보다 공간이 더 넓어졌다고 느낄 겁니다.
2열 시트 구성은 세 명이 앉는 벤치형 시트와 가운데를 비운 독립형 시트로 나뉩니다. 2열 시트에 달린 원 터치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앞으로 쭉 밀리며 밖에서 3열로 바로 넘어가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두 명이 앉을 3열은 천장이 소폭 높아지고 컵홀더와 에어 벤트, USB-C 포트를 달아서 형식적 3열이 아닌, 잠시 앉아갈 만한 공간으로 다듬었습니다. 우측 뒤에는 220V 인버터도 깔립니다.
2열 뒤 적재 공간은 VDA 기준으로 725리터입니다. 3열은 테일게이트에서 줄을 끌어당겨 세우거나 눕히는 방식이며 등받이 조절 폭도 넓습니다. 2열은 6인승 모델의 경우 전동식 폴드인 다이브(등받이와 헤드레스트가 밑으로 주저앉으며 판판해지는 기능)로 단번에 반듯하게 접힙니다. 2열까지 비교적 평탄화가 잘 돼 있어서 피크닉 혹은 차박을 바라는 운전자라면 7인승 모델을, 4인 가족으로 편히 이동하다가 가끔 자전거를 실어둘 운전자라면 6인승 모델을 권합니다.
쾌적한 운전, 편안한 휴식을 돕는 편의 기능은 다채롭게 넣었습니다. 1열 운전석과 동반자석에는 다리를 떠받치는 릴렉션 컴포트 시트가 들어갑니다. 주행 중 공기주머니를 부풀리거나 가라앉히는 에르고 모션 시트는 운전석에만 작동합니다. 후진 시에는 점선형 그래픽을 비추는 가이드 램프를 켜서 차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도록 만들었습니다.
신형 싼타페에 설치된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늘 최신화됩니다. e 하이패스, 빌트인 캠 2, 디지털 키 2, 지문 인증 시스템, 레이더 방식으로 감지하는 후석 승객 알림(ROA) 기능도 달았습니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비롯한 몇 가지 안전 사양도 잊지 않았습니다. 운전대를 붙잡고 시속 60km 이상으로 달리다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점등한 방향으로 차로를 바꿔주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도 들어갑니다.
파워트레인은 2.5 가솔린 터보,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로 나뉩니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은 281 마력과 43 kgf.m 토크를 내며, 인증된 복합 연비는 18인치 타이어 앞바퀴 굴림 기준으로 11km/l입니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합산 출력으로 235 마력, 토크는 37.4 kgf.m를 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공식 연비는 산업부 인증을 마치는대로 등록될 예정입니다.
5세대 모델로 안팎이 모두 바뀐 디 올 뉴 싼타페는 9월에 출시됩니다. 실물로 만나겠다면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한강 세빛섬에서 열리는 신형 싼타페 미리 보기 행사(싼타페 익스피리언스)가 도움이 될 겁니다. 외장 색상은 얼씨 브레스 메탈릭 매트, 테라코타 오렌지, 오카도 그린 펄을 비롯한 아홉 가지며, 내장 색상은 라이트 베이지 투톤, 피칸 브라운 투톤, 그레이 투톤, 블랙으로 네 가지입니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접하던 싼타페의 색깔을 두 눈으로 둘러보기 좋을 겁니다.
국내가 아닌 미국 싼타페에서 장막을 걷어낸 싼타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금의 북미 시장 말고도 호주와 중동 시장을 다지는 글로벌 전략 모델로 역할을 키우는 중입니다. 도심형 SUV로 출발한 싼타페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새로운 도전, 안과 밖을 연결하는 싼타페의 활동 반경은 5세대 모델부터 부쩍 넓어질 전망입니다. 미국형으로 선보인 싼타페 XRT 콘셉트도 언젠가 한국에서도 볼 날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등받이와 시트 백 장식, 송풍구에 새긴 H의 흔적은 누군가에게 분명 집요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과거에서 미래를 엿보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방향성, 화려하거나 진부한 미사여구 없이 더 SUV답게 만들겠다는 진심, 쉽게 접근하겠다는 싼타페의 정체성을 오롯이 간직하며 가꾸겠다는 현대의 의지를 글로벌 시장은 알아줄까요? 메마른 땅을 헤치며 나아갈 싼타페의 과감한 도전을 조용히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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